※ 아래 글은 <삶과 철학> 교양과목의 중간고사 예상모범 답안을 올려준 것입니다.
철학적 개념들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여기서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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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후학기 / 삶과 철학 [중간고사 예상 모범답안]
※아래 모범 답안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업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모범적인 답안을 작성해 본 것입니다. 자신이 작성한 답안과 비교해 보시면 자신이 받은 점수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1) 도덕적인 삶이 행복한 삶과 연관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시오.
행복이란 존재의 충만이라고 할 수 있다. 존재의 충만이란 욕구와 욕망의 충족에서 출발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욕구의 충족에서 대표적인 것은 '사회적인 성공'을 들 수 있다. 반면 자아의 실현이란 차원에서 자기충족이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을 내리는 것이 할 수 있다. 타인들이 나를 이떻게 인정하든 ‘나 스스로가, 나는 정직한 사람이다, 나는 공정한 사람이다, 나는 선량한 사람이다, 나는 타인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때, 도덕적인 자아를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 “도덕이란 좋아하는 것을 억제하고 싫어하는 것을 하는 기술”이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즉각적으로는 이러한 도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힘들고 손해를 보는 것 같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외적인 성공과 실패에 무관하게 ‘도덕적 자아’를 가지는 것과 아닌 것은 결정적으로 자신의 삶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도덕적이란 윤리적(의무, 당위)인 것을 넘어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내가 해야만 하는 의무는 없지만,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고, 선한 것이고, 정의로운 것이기에 그것을 행할 때, ‘도덕적’이라고 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나는 누구인가?’ 혹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자아의 도덕적인 특성은 모든 인간은 ‘도덕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 즉 보다 고차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도덕적이라는 그 특성 자체로 인해 타인들의 인정을 받기 보다는 ‘스스로 그렇게 느끼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봉사하는 봉사자는 진정한 봉사자라고 할 수가 없다. 사회적 성공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측면이 크기에, 이는 나의 기쁨이나 행복이 오직 타인의 인정에만 달려있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성공여부와 상관 없이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인간다운 사람’ ‘양심적인 사람’ ‘의로운 사람’ ‘선량한 사람’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자신의 자아에 대한 이해로 인해 스스로 만족하게 하고 행복감을 가지게 되는 사람이 도덕적인 사람이다. 어떤 철학자(루이 라벨)는 이를 ‘도덕적 심리주의 혹은 심리적 도덕주의’라고 한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도, 남이 부도덕한 사람으로 평가하거나, 스스로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그의 삶은 매우 공허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도덕적인 사람이 곧 행복한 사람’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해도,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조건’과도 같은 것이다.
문2) ‘사랑이 최고의 가치이다’는 명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긍증, 부정, 이유, 설명 등)를 말해보시오.
사랑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은 3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사랑이 모든 가치들의 뿌리라는 점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기쁨, 슬픔, 초조, 분노 등 모든 정념의 뿌리는 사랑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기뻐하고, 초조해 하고, 불안해 하는 등의 모든 정념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그 무엇 때문이다. 내가 소중히 여기고 갈망하는 그것은 곧 나에게 가치가 있는 무엇이다. 즉, 가치가 있다는 것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그것이다. 따라서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인한 모든 열정들의 뿌리가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은 나의 모든 가치들의 뿌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랑은 모든 가치들의 기초이자 지반인 것이다. 사랑은 가치들의 가치이기에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사랑은 어떤 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 실증이나면 멈추게 되지만,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 추구함을 멈추지 않는다. 어떤 것이 단순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가 되고 삶의 중심이 될 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쩌다 생각날 때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 늘 생각이 나고, 무엇을 하든지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무료할 때면 보러가는 영화가 아니라, 자기 삶의 중심이고 다른 무엇보다 영화를 만드는데 온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는 영화감독은 ‘영화를 사랑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랑은 자기 삶의 모든 일들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하고 소중한 어떤 것, 자기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이기에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사랑은 성장하는 것이다. 사랑은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자기 민족에 대한 사랑, 학문에 대한 사랑, 예술에 대한 사랑, 직업적 일에 대한 사랑, 진리에 대한 사랑, 이웃과 타인들에 헌신하는 아가페적 사랑 등 끊임없이 성장해 가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바쁠수록 불행해진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는 “무가치한 것을 위해 바쁜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서만 맞는 말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무엇을 가진 사람은 사랑하는 그 무엇을 위해 바쁠 수 밖에 없다. 나에게 소중한 무엇, 참으로 가치있는 무엇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진정으로 그 무엇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것을 위해 잠시도 무의미하게 보내려 하지 않는다. 그 어떤 사랑도 이만하면 되었다고 할 만한 완전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랑이야 말로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랑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최고의 가치라고 말해 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