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번의 진검승부를 벌인 입단동기. 24번째 대결에서 랭킹 3위 신민준 9단(오른쪽)이 1위 신진서 9단을 꺾고 맥심커피배 결승에 올랐다.
제21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준결승
신민준, 신진서 꺾고 이지현과 결승전
20여일 전 신진서 9단은 쓰디쓴 맛을 보았다.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에서 신민준 9단에게 당한 패배. 창단 첫 시즌에 우승을 바라보던 셀트리온의 질주는 주장의 패배와 함께 멈췄다.
개인적으로 90여일간 이어왔던 28연승 행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올해 첫 패점이기도 했다. 프로 입단 후부터 당한 152번의 패배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 늘 앞서 가는 신진서 9단을 바라보고 있었던 신민준 9단이 난적을 상대로 2연속 쾌승을 거뒀다.
그 판을 이긴 신민준은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신진서는 정규리그 16전 전승, 포스트시즌 6승1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지만 단 한 번의 패배가 대못처럼 박혔다.
MVP 경쟁은 초접전을 벌였다. 그 많은 바둑팬들이 투표한 인터넷 득표에서 희한하게도 동률을 이뤘고, 25명이 투표한 기자단 득표에서 한 표 차가 났다. 24명이 투표한 상황에서 12대12로 맞섰고, 마지막 한 표가 신민준에게로 갔다.
▲ 지난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최연소 기록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신진서 9단은 2연패가 무산됐다.
30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준결승.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에게는 2연패로 가는 길목이다. 또한 신민준 9단으로서는 맥심커피배 첫 4강을 넘어 첫 결승을 바라보고 있다.
랭킹 1위와 3위, 한 살 차 나는 입단동기 간의 통산 24번째 승부에서 또 한 번 신민준 9단의 손이 올라갔다. 1시간 33분, 229수 만의 불계승. 신민준이 한돌의 승률 그래프를 지배했다.
▲ 변화무쌍하고 어려운 바둑을 신민준 9단이 잘 풀어냈다.
"초반에 신진서 9단이 우변에서 의욕적인 두 번의 붙임으로 어렵게 간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주도권을 내준 후 좌상귀에서 복잡한 변화를 이끌어갔으나 신민준 9단의 반면 운영이 놀라웠다. 한 번도 나쁜 적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잘 두었다."
이희성 해설자의 총평이다. 신민준 9단은 "어려운 승부가 될 줄 알았는데 의외의 승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서 9단 파훼법이 나왔나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 예전에는 초반을 나쁘게 시작했는데 최근 인공지능으로 초반 공부를 많이 하면서 두 판에서 괜찮게 시작한 것이 크게 도움된 것 같다"고 답했다.
▲ 신진서 9단이 적극적으로 붙이고 붙인 백1과 3. 이희성 해설자는 결과적으로는 주도권을 내주었다고 평했다. "많이 나온 수법은 아니어서 확실한 연구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위쪽 날일자(흑▲와 백△의 교환)가 축머리에 도움되는 것 같아서 (이후의) 실전과 같은 진행을 했다"는 신민준 9단.
신민준은 맥심커피배가 생긴 해에 태어난 '맥심둥이'. 첫 출전한 지난대회에서는 신진서에게 8강에서 막혔으나 리벤지 매치에서 깔끔하게 설욕하며 대회 첫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상대전적은 6승18패.
결승에서는 랭킹 10위 이지현 9단을 만난다. 신민준 9단은 지난 번 변상일 9단과의 대국을 앞두고서도 그랬고 이지현 9단과의 상대전적도 2승2패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평소에는 잘 두지 않은 포석인데 흑으로 마땅한 포석을 찾기 어려워서 새로운 선택을 해보았다. 새로운 수법에 대한 부담도 있기는 한데 인공지능을 통해 연구했던 형태라서 실전에서 두었다."
"시합에서는 많이 두어 보지 않았지만 작년과 재작년 국대리그에서는 많이 졌다.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인 느낌인데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아 잘 준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3번기의 결승전은 4월 13일 1국을, 20일에 2국을 둔다. 1승1패로 맞서면 21일 최종국으로 21번째 시즌의 우승자를 가린다. 국내 82명의 9단 중에서도 성적 상위 32명이 경쟁하는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5000만원.
▲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닥뜨린 입단동기. 시작할 때는 재킷을 걸쳤지만….
▲ 2012년 7월 입단해 2018년 7월 입신에 오른 21세 신민준 9단.
▲ 2012년 7월 입단해 2018년 4월 입신에 오른 20세 신진서 9단.
▲ 신민준 9단의 올해 전적은 21승4패. 다승 2위에 올라 있다. 3위 변상일 9단(15승7패)과는 6승차.
▲ 신진서 9단의 올해 전적은 22승2패.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2패는 신민준에게 당한 것.
▲ "오늘 승리로 우승까지 도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