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보리 자급률은 15% 내외이며 밀은 2%미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작은 재배면적 조차도 수급안정이 되지 않아 매년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해서 농민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남부지방의 날씨가 좋아 보리와 밀농사가 대풍작입니다.
밀의 경우 200평당 40kg 아홉가마 이상 수확이 나온다고 합니다. 보통 평년작이 여섯가마 내외이며 5가마도 못먹은적이 태반이데 올해는 대풍임에 틀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여기에 가격도 가마당 41000원으로 이제까지 가격중에 최고가 입니다.
밀값이 이렇게 조금이나 상승하게 된 이유중에 하나는 정부의 잘못된 생산안정책 덕입니다. 조금만 과잉재배가 되어도 가격이 폭락하여 농민들이 밀농사를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몇년도 까지 자급률 몇%로 올리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의지가 없지요.
제가 아는 농민회활동을 하시는 형님중에 한분이 만오천평 이상 밀농사를 짓는데 올해 상당히 들떠 계시더군요.
저희들이 한때 밀농사를 짓기위해 무안군차원에서 우리밀산업지원조례도 제정하고 군차원의 지원책도 만들어 수십명의 농민들이 밀농사를 시작했지만 극심한 냉해피해 발생과 생산량 감소, 가격폭락을 견대내지 못하고 결국 99%의 농민들은 다시 밀농사를 포기했습니다. 나름 버틴 1%농민만이 올해 밀농사를 통해서 재미를 보게된 것입니다.
보리는 더 심각하여 얼마전 보리수매가 폐지된 이후 그나마 일부 농민들이 보리농사를 짓다가 대부분 보리농사를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지금은 군단위에서도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을 찾기가 거의 힘들 정도로 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이제 조금 보리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우적동마을에 아흔이 다되신 할머니 한분이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신데 이분이 저희집 오는 도중 500평가량의 밭에 보리를 심으셨습니다.
보리나 밀농사는 수확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농사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콤바인을 소유한 농가만이 보리와 밀농사를 지을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무슨 수확에 대안이 있어 심으신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할머니의 자식들이 와서 손으로 직접 보리를 2틀동안 베고 다시 이것을 뒤집어 말려서 또 몇일동안 한곳에 모아 비가온다니 비닐을 사다 덮고 결국 오늘에서야 보리를 수확할 콤바인이 올라와 수확을 하더군요.
말그대로 할머니는 보리 500평남짓 심고 완전히 큰 고생을 하신 것입니다.
현재 우리농촌이 직면한 서글한 한단면입니다.
농기계를 소유하지 못한 소농들은 자동 도태될수밖에없는 구조이지요.
아마도 그할머니는 이제 다시는 보리를 심을 엄두를 못내시겠지요. 차라리 사먹는 것이 더 값싸고 편한 일일 것입니다.
보리하면 기억에 남는 것이 아마도 제가 초등학교 1학년내지 2학년때의 일입니다.
이만때 보리를 베어다 마당에 쌓아두고 보리탈곡기로 온가족이 동원되어 보리탈곡을 했습니다. 보리는 무척이나 꺼럽습니다. 나락은 벗도 못하지요.
장마가 오기전에 보리탈곡을 못하면 큰일이 나니까요. 보리는 습기에 약해 쉽게 여기말로 떠버립니다. 변질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또 보리를 탈곡할때쯤 이만때 꼭 양봉이 분봉을 합니다.
저희집 옆집 아저씨가 양봉을 많이 하셨는데 우리집 보리를 탈곡하는 그날도 벌 한통이 살구나무로 나와 분봉을 했지요. 어릴적 벌이 분봉하여 이것을 벌통으로 옮기는 것이 신기해 살구나무밑에서 옆집 아저씨께서 분봉한 벌을 옮기는것을 구경하다 그만 벌뭉치가 잘못하여 아래로 떨어졌고 저는 그만 그대로 벌뭉치를 온몸으로 받아야만 했습니다.
결국 몇백방의 벌침을 쏘였고 어찌나 심하게 부었던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벌에 쏘여도 별로 붓지도 않으며 벌이나 지네, 독사독을 타지 않습니다. 독사에 손등을 물린적도 있는데 일단 병원에 입원했지만 별로 붓지 않는다고 다음날 바로 퇴원한적도 있습니다. 상당히 신기하게 바라보시던 의사선생님이 기억납니다.
제가 어릴적 그러니까 80년대 초반기반 해도 보리농사는 엄청나게 중요하고 대부분의 농가에서 대규모로 농사지었습니다. 이모작은 잔라도 농사에서 일반적인 관행이었지요.
한살림은 몇년전부터 보리를 심어 가축의 사료로 만들어 gmo곡물이 배제된 안전화 사료와 함께 이것을 바탕으로 돼지와 소를 키워 안전한 축산물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정부는 말로만 증산정책이내 식량자급률을 높여내내 할뿐 gmo곡물을 수입해다 가공식품에 표기도 없이 사용하게 하고 있으며 대부분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는 곡물은 gmo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남부지방의 농민들은 이모작을 할수 있음에도 정부가 밀과 보리를 지원하지 않아 농사자체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말 작은 노력만 기울여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수 있음에도 미국계 다국적 곡물기업과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높여주기 위해 애써 외면해 버리고 있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아주 조금이지만 밀.보리를 심어 종자보전을 합니다
조금씩 밥에 넣어 먹지요
벌침을 많이 쐬면 인간성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나 봅니다
이렇게 힘든 이야기들을 아주 보드랍게 풀어내시니 말입니다
돼지 아빠로서 혹시 빨간 돼지 하나 나오거든 하나 분양해 주세요
하하하! 고맙습니다. 빨간돼지는 없고 흑돼지는 이번에 새끼를 어미 두마리가 낳아서 19마리 태어낳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벌침 지네 교상 어릴때 한번 맞으면 그것도 잘 되면 면역력이 우수 우수 합니다 나도 몇년전에 땡비 한테 한번 쏘여는데 어찌 심하게 아픈지 약 8년 되어네요 그 뒤로 어지간 한 병차례 안 합니다 감기 모르고 사네요 하긴 본인이 의료에 대해서 잘 아니 그것 때문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