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 아래선 여유롭고 화사했던 표정도 가을 석양빛에선 초췌하고 초조해 보인다.
가을의 들녁은 풍요롭지만 왠지 쓸쓸하다.
가장 성미 급한 벚나무는 벌써 단풍이 들고, 얼마 전까지 초록으로 일렁이던 논은 이미 벼가 베어져 휑하거나, 황금빛도 윤기를 잃고 푸석푸석 바랬다.
가을은 여름내 더위로 혼미했던 우리를 다시 정신차리게 하는 계절.
맑고 투명한 햇살, 선선한 바람에 갑자기 사주가 고요해진 듯 하고, 작은 소리에도 귀가 쫑긋 선다.
더불어 덧없이 보낸 시간에 대한 후회가 슬며시 밀려오기도.
이렇듯 가을은 은은한 등불 아래서 그리운 사람을 문득 떠올리고 그간 황폐해진 내면의 뜰을 살피는 계절.
그래서 감성은 팽팽하게 줄이 당겨진 현악기처럼 민감해진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 보니 철새들도 다시 날개짓 연습하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첫댓글 참새와허수아비
오랜동안 저의 애창곡이었습니다.
가을 들녘도 이제 제법 빈 공간을 이루고있네요.
이 노래 듣던 때가 벌써 40년도 더 됐네요.ㅎㅎ
지원낭자님 늘 건강, 평온하시길 빕니다.
들녁의 곳곳이 눈에 선합니다.
어릴때 붕어잡던 개울가....
경의선 철길.....
참께수확 ,,,,
길가의 코스모스....
갑짜기 일산이 가고싶어지네요...~
대곡역 일대는 아직 옛모습이 남아 자주 산책 갑니다.
올 연말 교외선이 재개통 된다니 반가운 일이지요.
고양시에 이젠 아파트 그만 짓고 남은 녹지라도 보전했으면 좋겠어요.
이 가을에 왕국님의 글이 일산을 향한 맘으로 몸살을 앓게 하시네욤
소리님도 고양시가 근거지인가요?
저도 제주에 있을 땐 이런 가을 들판과 너른 강이 그리웠었지요.
그래서 종종 육지로 콧바람 쐬러 나가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