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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J. Am. Chem. Soc., Dec 15 2025, | https://doi.org/10.1021/jacs.5c16918Inertial Agitation in an NMR Magnet: Real-Time Monitoring of Protein Aggregation at High Resolution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현대인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제2형 당뇨병, 백내장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질병들은 공통적으로 단백질의 잘못된 접힘(misfolding) 또는 비정상적인 응집(aggregation)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공유하는 질병은 현재까지 50가지가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백질 응집 현상의 기전을 밝히고 치료제의 타겟을 찾기 위한 시험관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많은 질병 관련 단백질들은 응집 속도가 매우 느려, 완료되기까지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 연구에서는 시료에 교반을 가해 응집 과정을 가속하며 실험을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핵자기공명(NMR)은 원자 수준에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고해상도 분광학 기술로서 단백질 응집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합니다. 문제는, 응집을 가속하면서 동시에 NMR 신호를 얻기 위해서는 NMR 자석 내부의 시료에 직접 교반을 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 장치를 NMR 자석 내부로 삽입하여 교반을 유도하는 Rheology NMR(Rheo-NMR) 방법이 기존에 활용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실험 세팅이 까다롭고 고속 회전 과정에서 기기 파손 위험이 있으며, 튜브를 개방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해야 해 시료 증발이나 오염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 장치 없이도 NMR 자석 내부의 시료에 교반을 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저의 연구 목표였습니다. 편심 형태의 플로터를 NMR 튜브에 삽입한 뒤, 튜브의 회전을 주기적으로 가속·감속시키면 관성에 의해 튜브와 플로터 간에 회전 속도 차이가 발생하고, 그 결과 시료 내부에 교반이 유도됩니다. Inertia NMR이라 명명한 이 방법은 실험 세팅이 간단하면서도 기기 파손의 위험 없이 단백질 응집을 가속하고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여러 병리 단백질의 공응집(coaggregation)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으며, 나아가 신경질환 진단 연구로의 확장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NMR 자석 내부에서 튜브가 고속 회전할 때 그 안의 플로터가 실제로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인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플로터가 튜브와 다른 속도로 회전하며 교반이 유도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지만,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석 내부의 상황을 직접 관찰하거나 촬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이 가설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고 지도교수님과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benchtop centrifuge의 rotor에 NMR 튜브를 고정해 회전시키면, 자석 내부의 회전 환경을 충분히 모사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회전하는 튜브 안에서 플로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스마트폰으로 고속 촬영하였고, 그 결과 저희가 세운 가설이 옳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기술적 제약에 부딪히더라도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정호 교수님의 연구실인 Protein Spin Dynamics Lab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주로 NMR 분광학을 이용하여 단백질의 구조, 상호작용, 그리고 응집 현상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s(IDPs)의 특성과 이들이 질병에 어떻게 연관되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IDPs는 고정된 구조를 갖지 않아 기존 구조생물학적 기법으로는 분석이 쉽지 않지만, NMR은 이러한 단백질의 동적 특성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 장점을 활용해 단백질 응집과 상호작용을 실제 생리 조건에 가까운 환경에서 관찰하고, 그 분자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수행을 위해 cryoprobe가 장착된 600 MHz 고자장 NMR 장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구축되어 있으며, 이를 활용한 고해상도 단백질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세포 환경에서 단백질의 거동을 분석할 수 있는 NMR 실험 공간과 장비도 갖추고 있어, 세포 내 단백질의 특성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환경 속에서 연구실 구성원들은 서로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활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고, 단백질 연구와 NMR 기술 개발을 함께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저는 단백질의 확산이나 응집을 관찰하기 위한 기존 NMR 방법들의 한계를 개선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해 왔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과정이 하나의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해결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변수들을 다시 정리하고 보완해 나가는 반복적인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실험이 기대한 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에도 결과 자체보다는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험 조건과 데이터에 대해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개발한 방법들이 실제로 기존 방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주었을 때 연구자로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NMR은 고해상도 분광학 기술로서 단백질에 대해 아미노산 단위로 신호를 검출할 수 있고, 각 신호의 세기나 선폭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한 번의 실험으로 얻는 데이터의 양이 상당해,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hatGPT와 같은 다양한 AI 도구들의 도움으로 데이터 처리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데이터 구조와 처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연구자에게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학원 진학을 앞둔 분들은, 연구 주제와는 별개로 파이썬과 리눅스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경험을 미리 쌓아 두시기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준비는 NMR 연구뿐만 아니라 이후 어떤 연구 분야로 나아가더라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논문에서는 정상인과 여러 신경질환 환자의 뇌척수액이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의 응집 과정에 서로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inertia NMR로 관찰하였고, 이를 통해 신경질환 진단 연구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는 최종 응집 생성물인 섬유(fibril)보다는,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올리고머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질병별 뇌척수액이 알파-시뉴클레인의 응집 과정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쳐, 응집 중간 단계에서 형성되는 올리고머의 구조와 크기가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차이가 NMR 신호의 변화로 구별될 수 있는지도 확인하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끝으로, 연구 전반에 걸쳐 늘 활발한 토론과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이정호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800 MHz NMR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김낙균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본 연구의 공저자로서 실험과 데이터 해석에 많은 도움을 준 정소현, 박소희, 유승준 학생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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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조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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