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석산에 아파트 허가하겠다는 김해시

[부동산친구]

태광실업 석산에 아파트 허가하겠다는 김해시

- 태광 땅 대부분인 나전리 부지

- 국감 등서 잇달아 특혜 지적

- 지난해 용도 변경 시도 무산

- 이번엔 '도시개발사업' 명목

- 3천329세대 아파트 건설 추진

- 김해시 "공공사업은 특혜 아냐"

▲ 김해시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려고 추진 중인 삼계석산 등 삼계나전지구 전경.

부산 경남 상공계의 '큰손'인 박연차 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태광실업㈜ 소유의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해당 부지는 석산(石山)으로 개발한 곳으로, 석산 개발이 끝나자 배가 넘는 주변 땅까지 포함해 아파트 개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곳은 특히 지난해 주거지역으로 경남 김해시가 용도 변경하려다 국정감사와 경남도감사에서 특혜 지적을 받는 바람에 중단되었다.

김해시는 특혜 논란에도 이번에는 '도시개발사업'이라는 형식을 빌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다시 추진하고 있다.

15일 김해시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지난해 9월 김해시 생림면 나전리 산 162의 1 일원의 옛 석산 채토장인 삼계석산(8만 8천㎡)과 인접 토지를 포함한 25만 8천㎡(약 7만 8천 평)를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해당 지역의 토지 용도는 보전관리지역, 자연녹지지역, 계획관리지역이다. 태광실업은 오는 2016년까지 사업비 1천120억 원을 들여 3천329세대가 입주하는 아파트와 주변도로, 공원 등을 짓겠다고 했다.

삼계나전지구의 토지 25만 8천㎡ 가운데 19만 2천245㎡(74.5%)는 박연차 씨가 명예회장인 태광실업의 땅이다.

나머지 6만 5천755㎡(25.5%)도 일부 김해시도시개발공사 토지, 국·공유지가 있지만 박연차 씨와 태광실업 고위 간부의 개인 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없지만 김해시는 이 부지 일대의 용도를 고층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려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경남도의 감사에서 특혜 지적을 받고 사업이 중단됐다.

2013년 10월 당시 새누리당 강기윤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 경남도에 감사를 의뢰했다. 경남도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될 경우 시세 차익만 1천174억 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나왔다.

경남도는 "환경을 원상회복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라"고 김해시에 지시했다. 하지만 김해시는 원상 복구 대신 이번에는 '도시개발사업'으로 태광실업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1월 14일 구역지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공람을 마쳤다. 지난 12일에는 김해시경관위원회 심의를 마쳤고,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작성 중이다. 다음 달께 김해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도시개발구역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김해시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은 공공사업이어서 특혜가 아니다. 사업시행자가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설치한 뒤 김해시에 기부채납한다. 아파트 중 42.6%를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라고 요구하겠다. 개발이익금 가운데 25%를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당초 공장을 짓기 위해 땅을 샀다. 김해시는 임대주택을 만들려 했고, 우리는 금융비용이 부담이 돼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며 "실질적 개발 이익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의회의 한 시의원은 "도시개발사업이어서 특혜가 아니라는 김해시의 변명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석산 외 배가 넘는 주변 부지까지 포함해 수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면 기부채납 등을 하고도 엄청난 개발이익금을 남길 수 있다"며 "환경 파괴도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2015-03-15 부산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