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머리 속은 순간 순간이 전쟁터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그저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머리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지칠줄 모르는 법이다.
때로는 지극히 엄숙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본능은 타인의 허벅지에 집중하거나 어제 먹다 남겨둔 피자가 떠오를 수도 있다. 때로는 어떤 말을 뱉으면서도 그것과 정반대되는 생각이 머리언저리를 맴돌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듯 나와 내 안의 나와의 괴리감은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진다.
아마도 그것은 제도에 익숙해가는 성숙(?)일 수도 있겠고 본능은 유치하고 얄팍하며 부도덕적이라는 편협된 학습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다.
제도는 인간사에 많은 것을 이룩했다. 제도는 사회를 그럴싸하게 정리했고 사람들의 본능을 제압했으며 서로가 서로를 평가할수 있는 기준도 제공해주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했노라 자부하며 아직도 면면히 잘 지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도가 얼마나 사람을 옥죄게 하고 있는가?
제도는 옳지 못함을 알면서도 방치하게 했고 사람을 순수에서 멀어지게 했으며 서로를 비교하는데 급급하게 했다. 제도 안으로 들어가 느끼는 안위함에 대한 유혹은 사람의 촉수를 여지없이 마비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늘 나이에 걸맞는 제도 속을 찾아 그곳에 들어가려고 발버둥치며 살았다.
사람들은 모두 평준화되어가고 나는 우리가 되어갔다.
그렇다고 본능적으로 사는 삶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삶또한 이성의 결핍에서 유도되는 무질서와 누구나 자신의 이론만이 옳다는 억지를 허용해될테니. 극단적인건 옳지 못하다.
하지만 요즘은 공공연히 제도에 신물이 난다. 제도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융통성이 부재함에 화가날때도있다. 어릴 적 받은 품질마크적(?) 학교 생활은 모든 제도에 꼭 들어맞는 공산품을 뱉어낸 꼴이다.
본능이 순수와 가까운 곳에 있다하면 제도에서 벗어나 가까이 진입될 수 있는 접목점을 찾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하여 이해될수 있는 일탈이 진행될 수 있을까?
본능 안에서 사랑하는 것과 제도 안에서 사랑하는 것...어느 것이 더 의미가 있을까?
전쟁터다. 누워있거나 앉아있거나 서있을 시에도 머리 속은 온전히 지칠줄 모르는 전쟁이 터져대고 있다. 승리자는 현명한 자의 손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도가 우리의 몸을 구속할수는 있을망정 마음은 묶어둘수 없습니다. '인류의 진보'라는 것도 실은 제도가 먼저 변해서 이루어 놓은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뫼르소님 같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먼저 변한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제도안에 있지만 제도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가 아닐까요?
첫댓글 동감이예요..많이 답답하시죠..?
그래서 '합의'가 중요하죠. 제도란 상호간 '합의'에 의해 자발적으로 도출된것일수록 그 효용가치가 높아집니다.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도가 우리의 몸을 구속할수는 있을망정 마음은 묶어둘수 없습니다. '인류의 진보'라는 것도 실은 제도가 먼저 변해서 이루어 놓은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뫼르소님 같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먼저 변한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제도안에 있지만 제도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가 아닐까요?
힘내세요^^*
근데요... 나이들어가면서 인간의 동물성과 군집성에 대해 알아가면서
질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제도라고 하지만 그 질서가 없으면 모든 것이 파괴되고 최소한의 생존도 할 수 없을 겁니다.
인간이 살아가기에 필수적인 본능과 자유를 위해서도 제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