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손 강의 회고
삿5:16-21 …기손 강은 그 무리를 표류시켰으니 이 기손 강은 옛 강이라…
한 나라의 큰 강들은 그 나라 민족의 영광과 비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무언의 증인들입니다. 우리 나라만 해도 저 북쪽의 압록강, 중부의 한강, 남부의 낙동강 같은 큰 강이 있으며 그 강들을 기점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가 펼쳐졌습니다. 이스라엘에는 큰 강이 두 개 있습니다. 요단 강과 본문에 등장하는 기손 강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아주 중요한 신앙 역사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본문은 사사 드보라가 가나안 족속 시스라와의 전투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를 거둔 후 그 기손 강 전투의 승리를 회고하는 신앙 고백적인 시입니다. 우리 성도들도 장차 저 천국의 생명수 시냇가에서 이 땅에 베푸신 하나님의 보호 은혜를 회고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기손 강의 회고를 살펴보며 신앙의 지혜를 얻도록 하겠습니다.
1. 그 강은 전쟁터였습니다
1) 대적들이 모인 곳임
드보라는 가나안의 "열왕이 와서…므깃도 물가 다아낙에"(19절) 모였었다고 회고합니다. 므깃도 물가 다아낙은 기손 강의 수량이 가장 풍성한 지역이며, 열왕은 가나안 왕 하솔이 다른 족속과 연합하여 기손 강으로 침공한 사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삿4:1-7,13). 큰 강은 옛부터 인류의 문화와 문명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강은 자연적인 경계선과 방어선 역할을 해왔기에 중요한 전투를 벌이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전투 결과는 민족의 희비를 결정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성도가 속한 이 세상은 한가로운 '강변 휴식처'가 아닙니다. 기손 강처럼 사단의 불의한 권세가 늘 성도와 싸우려고 공격해 오는 곳임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참되고 영원한 휴식은 선한 영적 싸움을 모두 끝내고 저 천국 생명수 강가에서만 누릴 수 있습니다.
2) 진실한 선민만이 모인 곳임
가나안 족속들은 선민들의 신앙이 해이해지고 그 힘이 약해진 틈을 타서 하솔 왕 야빈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민족 토벌 전쟁을 계획한 것입니다. 철병거 전차 구백 대까지 동원한 가나안 총연합군이 기손 강에 집결했으며(4:13), 이번 기회에 이스라엘 족속을 진멸시키고자 작심했습니다. 기손 강 전투는 이스라엘 민족의 운명이 걸린 역사적 전투였던 것입니다. 그와 같은 중차대한 싸움에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참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스블론과 납달리 지파만이 목숨을 걸고 기손 강 전투에 참예했습니다(18절,4:10). 요단 동편 르우벤 지파는 양 기르는 일만 중요하게 여기고, 므낫세 지파는 너무 멀다고 못 오고, 단 지파는 무역업에 정신이 팔렸으며, 아셀 지파는 시냇가에서 복지부동, 몸만 보살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오늘도 충성된 성도들이 주님과 교회를 위해 헌신 봉사하고 있는 반면, 자기 일신의 안락만을 추구하며 의로운 싸움은 회피하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훗날 저 천국에서 충성된 자들과 불충한 자들이 주님의 입술을 통해 반드시 회고 되고 판명되는 일이 닥치게 됨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2. 그 강은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 곳입니다
1) 별들이 내려온 곳임
드보라는 기손 강 전투가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했음을 찬미합니다. "별들이 하늘에서부터 싸우되…시스라와 싸웠도다"(20절)고 했습니다. 별은 성경에서 천군 천사들을 상징하는 예가 많습니다(단8:10사14:13).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군 천사가 이스라엘을 가나안 연합군의 손에서 구하기 위해 기손 강 전투에 참여했다는 놀라운 고백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성도 곁에는 수호 천사들이 지켜주고 있다고 예수님이 직접 증언하셨습니다(마18:10-14).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부흥사 이천석 목사님의 간증입니다. 강도들이 날뛰던 6·25사변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은 50년대 중반, 새벽에 집대문을 나서는데 어떤 사납게 생긴 남자가 대문 앞에서 자더랍니다. 그 사람곁에는 시퍼런 칼도 있었는데, 그 사람이 깨어 하는 말이 "밤중에 이 집을 털려고 왔는데 집 주변에 칼과 갑옷으로 무장한 장수들이 왔다갔다하여 그들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잠들었다"는 것입니다. 이 목사님은 하나님의 천사들이 목숨을 보호해 준 것에 감사하고 그 강도를 전도하여 성도가 되게 했다는 간증입니다. 성도의 싸움터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악마가 대적하는 곳에는 반드시 천군 천사의 도움도 함께 하고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2) 대적들은 엄몰시켰음
"기손 강은 그 무리를 표류시켰으니"(21절)라고 한 것처럼 천군 천사들이 갑자기 폭풍 광우를 일으켜 기손 강을 홍수로 범람케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나안의 철병거 군사들이 병거를 버리고 도보로 도망한 것은(4:15) 갑자기 기손 강이 넘쳐 강변이 수렁으로 변한 까닭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의 철병거를 무용지물한 것으로 만드셨으며, 대적들의 공격지 기손 강을 그들의 묘지로 만드신 것입니다. 이처럼 성도들이 감당할 수 없는 사단의 공격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예측하지 못한 기적이 나타날 것을 믿읍시다.
3. 그 강은 무언의 교사입니다
1) 하나님의 권능을 교훈해 줌
강은 크고 깊은 교훈을 무언으로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기손 강은 옛 강이라"(21절)고 드보라는 말합니다. 유구한 세월을 인간들의 삶 가운데로 흘러온 강은 오래된 스승처럼 많은 진리와 이치를 대변해 줍니다. 옛부터 지금까지 기손 강이 무상하게 흐르듯 하나님의 의와 구속의 섭리도 쉬는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암5:24) 흐르게 하사 이스라엘을 보호하시고 사단에게 속한 세력들을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손 강은 누구도 멈추게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의로우신 권능을 교훈해 줍니다.
2) 성도의 자세를 교훈해 줌
오늘도 이스라엘의 기손 강은 무상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금도 그 강을 기손 강으로 부릅니다. 그 강은 자랑도, 탄식도 없이 묵묵히 흐르고 있습니다. 가나안 군대를 쓸어버린 공도 자랑치 않고, 그 강에서 벌어졌던 슬픈 이야기들도 잊고 끝없이 끝없이 지중해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공자는 어느 큰 강가에서 "주야로 흘러 쉬는 일이 없구나"라고 한탄했다고 합니다. 성도들은 기손 강처럼 초지 일관 묵묵하게 사명을 감당하는 자세를 본받아야 합니다.
기손 강은 '신의 강'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어려운 일을 당하면 기손 강에서 능력을 보이신 하나님의 은혜를 회상했습니다(시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