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교계에서는 술 대신 차를 올리고 간소한 상차림으로 차례를 지내자는 불교식 상제례실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운동을 20년 동안 펼쳐온 사람이 있다. 바로 태고종 열린선원장 법현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추석을 앞두고 불교방송 명절차례 시연법회를 치른 스님을 9월 8일 열린선원에서 만났다.
그는 “차례상에는 차를 올리는 것은 우리 고유의 풍습입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를 거쳐 오면서 여러 역사적인 문제와 함께 차가 술로 바뀌었을 뿐이죠. 저는 그 원래의 풍습을 되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종파와 종교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정착화 돼야 하는 운동입니다”
스님은 최근 몇 년 새 일고있는 교계의 불교식 상차림 캠페인을 이끌어온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년 전 당시 ‘종교신문’을 읽는데 천주교 기독교 식 차례상은 소개됐는데 불교만 없더라구요. 신문사에 전화를 해 왜 불교는 없냐고 물으니 자료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설마 그럴까 싶어 찾아보니 정말이었습니다. 우리 불교에는 재가자들을 위한 상차림 자료가 없었던 거에요”라고 말한다.
이후 스님은 여러 고대 문서를 통해 불교식 의례를 찾아내고 이를 현대화해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교박람회, 태고종 총무원, 불교방송, 열린선원 등에서 시연회를 갖고 대중들에게 불교식 상차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활 속 실천을 장려해왔다. 스님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생로병사는 누구나 겪게 돼죠. 이런 통과의례가 재가자를 중심으로 한 불교 의식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이라고 전한다.
또한 스님은 이를 통해 민족정신을 일깨울 수 있는 의식 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는 “불교는 민족 혼이 깃들어 있는 종교입니다. 그런데 결혼만 보더라도 기독교 문화가 대세잖아요. 주례가 있는 결혼식은 기독교에서 파생한 거죠. 우리 불교식 결혼은 주례가 필요없어요. 이처럼 관혼상제부터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화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스님은 앞으로 민족종교협의회 등과 함께 이 운동을 확산해 나갈 예정이며 각 사찰 법요집에 차례 의식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주간불교신문 / 정혜숙 기자>
첫댓글 급히 한 인터뷰인데 그런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