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어린이 62]
금관의 수수께끼
지은이 정갑숙 / 그린이 양미란
판형 국판(152*210) / 쪽수 102쪽
출간일 2015년 1월 31일 / 값 9,500원 / 십진분류 800
ISBN 978-89-97335-48-0 (74810) / 대상 초등학교 전학년
■ 동시로 읽는 신라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
<아동문예문학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래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정갑숙 동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 『금관의 수수께끼』가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동시집에서 시인은 ‘문화재 동시’를 선보인다. 정갑숙 동시인은 이미 네 번째 동시집인 『말하는 돌』에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이 깃들여진 14편의 동시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시인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경주 문화재를 소재로 한 총 49편의 시를 모아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내었다. 해설을 쓴 박두순 시인은 “이 동시집을 읽으면 문화재가 즐비한 경주에 들어선 듯하다”면서 “최초의 문화재 동시집”이라는 데 큰 의의를 두었다.
『금관의 수수께끼』는 동시로 읽는 문화재 해설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저자의 해박한 역사 지식이 녹아들어 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역사를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재와 대화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시상이 전개된다. 그 까닭을 시인의 말에서 알 수 있다. 정갑숙 시인은 “신라의 문화재 속에는 신라인의 정신과 혼이 서려 있어요. 우리가 다가가면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속삭임이 들려오고, 마음을 기울이면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 오고, 그들의 촉촉한 눈물도 함께 전해 와요.”라고 말한다. 전시관에 놓여 유리로 막힌 문화재는 후손들에게 그저 전시물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시인의 말처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대화하듯 문화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선조(신라인)들의 정신과 혼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독자와 문화재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시인이 고안한 것은 ‘수수께끼’라는 놀이다. 표제작인 「금관의 수수께끼」 외에도 「호우총의 수수께끼」, 「은잔의 수수께끼」라는 시 제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실성왕
눌지왕
자비왕
소지왕
지증왕
이 왕들 가운데 내 주인은 누굴까?
천마총 금관이 수수께끼 내고 있다
힌트 있어도
우리들은 어려워
모두들 고개 갸웃갸웃.
―「금관의 수수께끼」
어린 아이들이 전시실에 놓인 화려한 금관을 보고 있다. 금관에 대한 역사적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역시 역사는 재미없어’ 하며 지루해할지도 모른다. 그때 천마총 금관이 ‘내 주인은 누구게?’ 하고 아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낸다. 그러고 보니 크기와 시대는 나오지만 이 화려한 금관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제서야 수수께끼를 맞추려는 듯이 금관을 뚫어져라 살펴본다. 하지만 쉽게 답이 생각나지 않아 고개를 갸웃갸웃거린다.
생각해보면 역사란 것은 남겨진 유물이나 유적이 내는 수수께끼를 후손이 맞추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정답을 꼭 맞추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알쏭달쏭 수수께끼” 때문에 “자꾸만 생각이 탑처럼 쌓여”(「은잔의 수수께끼」) 가는 과정에서 어린 독자들은 문화재에 대해 호기심을 품게 되고, 이러한 호기심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이미지]
[추천의 말]
시인은 어린이들에게 문화재의 마음을 열어 보여 주는 일을 시를 통해서 하고 있다. 어린이와 함께 신라 문화재 읽기와 감상을 하자는 것이다. 이런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그는 시를 썼다. 시집 제목에 왜 ‘수수께끼’라는 말을 붙였을까? 신라의 역사, 문화, 정신이 어떤 것인지 풀어 보고 알아보자는 뜻일 게다. 그렇다. 신라인과 그들이 남긴 많은 탑과 절 그리고 에밀레종, 금관 등 헤아릴 수 없는 문화재에 스며 있는 신라의 정신을 읽어 보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정 시인은 시로 문화재 해설을 한 것이다. 문화재를 어떻게 시로 해설했을까? 찾아 나서 보자.
─박두순(동시작가, 시인)
[작가 소개]
글쓴이_정갑숙
196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습니다. 1998년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았고,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나무와 새」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동시문학상>(2004), <영남아동문학상>(2008), <부산아동문학상>(2013),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2014)을 수상했으며, 동시집으로 『나무와 새』 『하늘 다락방』 『개미의 휴가』 『말하는 돌』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_양미란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습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활짝 피어나게 하고 동심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이번 그림은 잘 팔릴까?』 『욕심쟁이 부자의 신부』 『레모네이드 천사』 등이 있습니다.
첫댓글 정갑숙선생님 동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