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이 게시판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으로 올라온 글들을 쭉 보니까 최소한 이 카페 안에서 만큼은 파병 반대하시는 분들이나 찬성하시는 분들이나 한 가지 점에서 공통되는 의견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떤 분도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정당하고 명분이 있고 도덕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파병 찬성과 반대를 가르는 의견의 차이는 '우리의 현실과 국익'에 관해 서로 이해가 다르다는 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앞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파병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제가 반대하는 이유는 저 자신이 그리 이상주의적인 사람이 못되는지라 나름의 도덕적 명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익적 측면에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심플님을 비롯하여 찬성을 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보면, 우리나라가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동참하지 않으면 마치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상의 무슨 큰 불이익이라도 생기는 것처럼 말씀하시고....
또 반대로 동참을 하면 이익이 돌아오는 듯이 말씀하시는 데, 제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국익을 말씀하시지만 실재로는 전혀 국익에 도움이 안되고 국익을 주장하는 발상과 논지들이 너무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입니다.
찬성하시는 분들께서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속성과 실체도 그렇고, 현재 이라크 전쟁이 어떤 배경에서 나와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결론내려질 것인가에 대해서 좀더 심층적으로 보시기를 권합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중간의 실재 현황과 분석 같은 것은 생략하고 바로 결론만 요약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첫째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절대로 누구와 의리를 지켜가면서 이익을 나누어 먹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자신의 독점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친구도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어제의 철천지 원수와도 핑크빛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그런 나라입니다.
그 사례를 들라면 한 두가지가 아니지요. 예컨데 소련을 견제하려고 중국을 지원했습니다. 중국이 핵강국이 된 과정에는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아시지요?
그 와중에 어제의 맹방 대만도 버렸죠?
그러다가 중국이 세계무대에 급부상을 하니까 헌신짝 버리듯 했던 대만을 다시 끼고 돌죠?
그 이유란 다름 아닌 홍콩, 마카오에 이어 대만의 중국 흡수를 막기 위해서 그런거였죠?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미국이 우리에게 잘해주고 어쩌고 하는 건 자신들의 이익이 통할 때 얘기라는 건 미국의 속성상 절대불변의 원칙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전쟁은 이전의 걸프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서 유엔을 무시하고 순전히 미국의 힘에 의한, 미국의 이익을 위한, 미국의 침략 전쟁일 뿐입니다.
두번째로, 우리가 파병 같지도 않은 파병을 해서 얻을 이익이 뭔데요?
저는 아무리 생각하고 계산기 두들겨봐도 모르겠는 것이 도대체 우리가 파병하면 미국이 무엇을 준다고 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미 세계 주류 국가들이 반대를 하고 비난을 하는 판국에 한국, 이 작은 나라가 쥐꼬리만한 파병한다고 뭐가 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는가요?
개뿔도 이익되는 것도 생색내기나마 도움되는 것도 없는 데 그 알량한 파병 했다고 무슨 이익이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건가요?
그럼 아시아 각국은 뭐 우리만 못해서, 계산기 두들길줄 몰라서 가만히 있다고 하든가요?
그네들은 뭐 미국 경제에 의존하는 게 우리 보다 적어서 그런가요?
그럼 일본은 왜 파병안한다고 하던가요?
일본 국내 여론이 반대를 해서??
아니면 일본은 경제력이 강해서 미국에 감히 NO라고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어서?
과연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보기에는 일본이든 아시아 각국이든, 파병을 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로지 "남는 장사도 아니고 앞으로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그 사실 뿐이라는 겁니다.
이건 아무리 따져봐도 우리한테 남는 것도 없고 우리가 미국한테 얻을 것도 없다는 겁니다.
북한 문제만 해도 그래요.
핵무기든 미사일이든, 그건 그 자체로 미국 자신의 이익이 뭔가를 놓고 그네들 꼴리는 대로 판단하고 제멋대로 하려고 하지 결코 이번 파병으로 우리의 발언권이 커진다거나 그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미국한테 뭘 거슬려서 맨날 미국 멋대로 했다고 하든가요?
또 님과 같은 파병 찬성 의견을 갖으신 다른 몇몇 분들은 자꾸 미국에서 한국 상품을 배척한다, 미국자본이 뭘 어쩐다 그러시는 데...
10년 넘게 기업경영전략과 마케팅을 접하고 살아온 저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제발 과장 좀 하지 마세요.
여중생 사망 사건 이후 미국 소수 언론 일각에서 그런 보도가 나온 적은 있지만, 실재와는 너무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저로서는 그런 모습들 볼 때마다 솔직히 어쩌다가 흘려들은 한 마디에 너무 호들갑스럽다는 느낌 밖에 안듭니다.
우리가 노골적으로 미국에 적대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우리가 파병의 수준을 지금보다 더 높인다고 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더 환영 받는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제발 부탁이건데 이번 파병을 안하면 당장 우리나라 경제가 파산이라도 하는 것인양 과장 좀 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려거든 뭔가 그럴듯한 지표흐름이라도 좀 제시를 해보고나 하세요.
정작 우리를 포함해서 여러 나라 경제에 주름살 잡히는 것은 미국이 침략 전쟁이라는 막되먹은 짓을 벌여서 세계 질서를 어지럽게 하기 때문인 거 모르시지는 않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어설프게 파병이네 뭐네 했다가 얻는 것도 없이 애써 가꾸어 놓은 중동 시장만 다 잃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심플님은 무슨 주장을 하실 때 사실 근거가 확실하든지 아니면 논리적으로 보편적 타당성을 갖으시든지, 둘 중의 하나는 갖추셨으면 합니다.
님이 했던 얘기 중에 두 가지만 들어보죠.
예를 들어,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면서 이핑계 저핑계로 자기는 절대로 손해 안볼려고 하는 것, 좀 야비한 이중적 성격 입니다..."는 말씀을 하셨는 데,....
그건요 만약에 미국이 누군가에게 침략을 당했다면 혹시 맞을런지 몰라도 이번 경우에는 전혀 맞지 않는 얘깁니다.
또 같은 논리를 이라크에 적용시켜보면 파병이 절대 불가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은 물론 정 반대의 주장이 가능하게 됩니다.
즉,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준 중동 특수의 한 국가가 이라크였음에도 가뜩이나 어려운 지경에 처한 그나라의 현실을 나몰라라 하고 오히려 자신의 눈앞의 알량한 이익을 손해 안볼려고 파병을 하려고 하는 것도 야비한 이중적 성격..." 아닙니까?
게다가 심플님이 하신 이 말은 정말...저로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 지..참담한 느낌마져 듭니다.
"...자신의 반대 의견 조차도 말 할수 없는 국가에 사는사람들 중의 몇몇이 약간의 저항으로 민중운동을 하면 평화주의자로 과대포장되고, 국제사회가 독재자나 압재자들이 통치하는 나라의 독재자나 압재자들 을 제거시키면 침략전쟁으로만 몰아 가는 사고는 지극히 편협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사태가 최소한 걸프전 수준의 명분이라도 갖추고 유엔의 이름으로 그랬다면 그나마 이해라도 되죠.
님 생각에는 지금 미국이 이라크에서 하는 행동이 독재자를 제거하는 아주 정당한 행동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그런데 도대체 언제, 누가 미국에게 '어느 나라 누구는 독재자이고 압재자니 가서 제거하라'고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군사력을 사용하라고 권한을 부여 했나요?
또 지나간 시절 미국이 다른 나라에 직접적인 무력이나 배후에서 고도의 정보전을 행사할 때 과연 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하나같이 세계 인류에게 지탄받고 비난받는 독재자들을 대상으로 그랬나요?
칠레의 아옌데가 국민의 지지를 못받고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였나요?
오히려 아옌데를 무너뜨린 피노체트의 군사정권이 무수한 인민을 학살한 인간 도살자 정권 아니었나요?
그럼 그런 독재자의 구테타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한 미국은 뭔가요?
같은 경우로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 그런 압제였나요?
그런데 미국은 멀쩡한 민주정부를 어떻게 했나요?
베트남의 호치민이 독재자였나요? 부패에 찌들고 인민을 탄압한 압제자였나요?
오히려 그 남쪽에 미국이 세웠던 디엠이니 뭐니 하는 작자들이야 말로 하나같이 식민지 시절 민족을 탄압한 매국노들이었고 그 이후에도 독재와 부정부패를 일삼던 압제자들 아니었나요?
지금도 그렇지만, 지나간 시절 미국이 제3세계 약소국가들에 한짓을 보면 하나같이 님이 말한 독재와 압제를 세운 주역이요 강력한 후원자였음을 말해주는 데, 이제와서 사담 후세인 하나만은 제대로 응징하는 것이다 이말인가요?
도대체 작금의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 전쟁에서 미국의 무엇을 보고, 현대사의 어떤 것을 보고 ",.....독재자나 압재자들이 통치하는 나라의 독재자나 압재자들 을 제거시키면 침략전쟁으로만 몰아 가는 사고는 지극히 편협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얘기를 하시는건가요?
말 나온 김에 미국이 인류의 보편적인 윤리나 세계만방의 대의와는 얼마나 거리가 먼 나라인지 다른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볼까요?
님 르완다 사태 아시지요?
우리나라가 최초의 PKO로 참가하여 공병과 의무대를 파병했던 나라인데 당시 이 나라는 부족간의 내전으로 수백만이 참혹하게 죽어나갔죠?
그런데 이 르완다와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일이 시에라리온에서도 벌어졌는 데, 그 희생자는 르완다 보다 훨씬 심각해서 거의 1000만에 가까운 국민이 죽고 행방불명이 되었어요.
그런데 르완다 문제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던 미국이 그나마 시에라리온 문제는 아예 개입도 안했습니다.
왜냐구요?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미국이 그런 나라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북한 핵이나 미사일 등과 관련하여 미국의 향배는 우리로서는 단순한 국익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의 생존이 달린 문제예요.
그런데 이 문제에서 미국이 취할 행동은 우리가 파병을 하든 말든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제멋대로 한다는 건 변할 수 없는 미국의 속성입니다.
아무리 파병을 하고 아부를 하고 그네들 비위에 맞게 최선을 해도 그건 다 무용하다 이말입니다.
우리의 안전과 우리의 번영은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 스스로가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자신의 힘을 모아 지키고 해결해나갈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미군철수요?
그게 그렇게 두렵습니까?
미군철수와 관련한 우리의 안보라는 건 북한 문제인데, 미군이 철수하면 북한과 전쟁이 난다는 식의 주장....
도대체 그런 황당무계한 얘기 언제까지 계속 할건가요?
그 말도 안되는 캐캐묵은 반공이데올로기, 이미 오래 전에 썩어문드러진 메카시즘...
그거 언제나 벗어나려나요......진짜 보기 딱해죽겠습니다 그려...
우리 이제는 좀 제대로 생각하고, 눈 똑바로 뜨고 현실을 보면서 살자고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결코 북한이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고 생각압합니다.
거기에도 민중의 생존과 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또 파병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 자체예는 동의하지 못해도 그렇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어떤 것에든, 주장과 판단은 그 근거와 논거가 확실하고 보편타당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 나라에서 파병을 주장하거나 찬성을 하는 의견들은 세계사의 보편적인 이념과도 배치됨은 물론 우리의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 근거가 너무도 빈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기 계시판에서도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고 또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일부 그런 의견이 있던 데...
이른바 공병을 제외하고 의무병만 보내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군대이기 때문에 저는 반대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번 전쟁에 대해서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처럼 우리도 정부와 국민이 한 목소리로 전쟁반대를 분명히 하기를 원하지만,
만일 정부 입장에서 그 부분이 너무 부답스럽다면, 정부에서는 차라리 중립을 선언하던지 아니면 유엔을 통한 정상적인 절차를 지키라고 하든지 이것도 저것도 힘들면 아예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든지...
여하간에 군대라는 타이틀을 건 것은 의무병이든 공병이든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
정히 뭔가 할려거든 차라리 민간 차원의 의무지원이나 난민구호요원들과 구호품을 대거 보내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때 민간인들만을 전쟁터로 보내는 게 매우 위험해서 체력과 상황판단을 기민하게 할 수 있는 군인들(의무병, 공병 포함)을 비무장 구호요원으로 보낸다면....이건 상황에 따라서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이른바 미,영 연합군의 일원으로, 또 군대라는 타이틀로 보내는 것은 정말 도덕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실리적으로도 나중에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설사 미국이 과거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도와주었다고 해도 작금의 비인간적인 저 비열한 행위를 과거에 우리가 협력받았으니까 우리도 무조건 그 비열한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참으로 님은 자존심도 없단말씀이신가요? 단순히 견해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더 이야기할 가치를 못느끼겠군요..
첫댓글 훌륭하신 의견이네여.. 동감 감동.. ㅠㅠ
잘 보았읍니다.
보기는 보았는데 수긍 할 수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여태 수십년간 미국의방위력에 의존하여 한참 득보다가 이제와서 명분 운운 하면서 쏙 빠질려고 하는건 사람으로서는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미국이 석유때문에 이라크를 이렇게 거덜내는거는 사람이 할짓이라 우리나라가 협력해야 한다는겁니까? 심플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시군요..미국방위력에 의존하여 한참 득보다니요? 우리만 득봤나요? 미국은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도와준걸까요?
설사 미국이 과거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도와주었다고 해도 작금의 비인간적인 저 비열한 행위를 과거에 우리가 협력받았으니까 우리도 무조건 그 비열한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참으로 님은 자존심도 없단말씀이신가요? 단순히 견해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더 이야기할 가치를 못느끼겠군요..
심플님! 우리가 무슨 득을 보았죠? 증거를 제시해주시죠...명쾌하게...juno님 처럼요...전 juno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어쩜 아시는게 그리도 많으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