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집.
이 낱말은 1996년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허 선 선생님이 만들고 2000년 한글문화연대의 김 영명 선생님의 글에서 빛을 봤다.
관련 글 ----------------
http://www.hanmalgeul.org/geulteo/zboard.php?id=deulsumnalsum&page=3&sn1=&divpage=1&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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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리집`은 한글문화연대에서 가멸게 썼다기 보다는 한말글 통신 모임(누리그물 한말글 모임의 몸통)에서 더 썼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 낱말을 가멸게 키우는 게 쉽지 않았다.
1. 언어학으로 맞지 않다.
2. 홈페이지나 누리집이나 그게 그건데 뭣 하러 새말을 만드느냐.
3. 새말을 만들어 혼란을 줘선 안된다. 쓸 필요가 없다.
4. 널리 쓰는 말이 아니므로 홈페이지에서 쓸 수 없다.
이 낱말이 크게 번질 수 있었던 까닭은, 2001년 3월 25일 한글 학회 회장이신 돌아가신 허 웅 선생님을 뵐 때가 아닌가 싶다.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의 한 모람(회원)이,
"우리 모임에서는 홈페이지`란 말을 쓰지 않고 누리집`이란 말을 씁니다."
라고 했다. 이 때 허 웅 선생님은 무릎을 딱 치며, '옳다, 그 말이 맞다' 하신 게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뒤로 한글 학회 홈페이지를 크게 고쳐서 한글 학회 [누리집]을 쓰면서 누리집`은 어둠 속에서 점점 더 밝은 곳으로 나선다.
그 뒤, 2002년 12월 16일에 국어심의회 소속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는 ‘언론 외래어 순화 용어’ 340개를 확정했다는 기사가 났다.
관련 글 ----------------
http://www.hanmalgeul.org/geulteo/zboard.php?id=gisa&page=1&sn1=&divpage=1&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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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혼자만의 새말이 아니라 두루 쓸 새말로 힘을 싣는다.
이 말이 생기면서, 누리그물, 누리편지, 누리셈틀, 누리꾼, 누리네..
이렇게 [누리]를 앞가지로 만들어서 나름대로 많은 말이 생겼다.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로서, 누리`란 낱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
기껏(?)해야 '누구누구가 몇 해를 누리시다' 정도?
죽은말은 아니지만, 죽어가는 말 정도?
누리집`이 언어학으로 어떤 쪽에서 안 맞는지, 길속으로 공부하지 않은 나로선 모른다.
한자와 한자말 중심으로 만든 국어학에서는 안 맞겠지; 정도로 짐작만 할 뿐이다.
누리`를 말가리(사전)에서는 세상`으로 풀고 있다.
누리집은 누리`에 집`을 지었으니, [세상에 있는 집]으로 풀 수 있다.
그러나 누리집`에서 누리`는 세상`이라는 좁은 뜻으로 풀기 보다는 [가상공간]으로 푸는 게 누리집`을 이해하는데 옳을 것이다.
대한민국 이 땅 어디에 집을 짓는 것도 [누리에 지은 집]이라 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 누리`는 [한 곳]이 아닌 [어느 곳]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물`은 어떤가?
그물`을 막힌 공간으로 풀 수도 있지만, 그물의 모양을 보면 얼기설기 꼬였으니 보이는 대로 푸는 게 맞다.
굳이 영어의 넷(net)`을 그대로 풀었다기 보단, 그물 모양이 꼭 그렇다.
그러면, 누리그물`은 잘 지은 말일까?
마알(www.maal.or.kr)에서 누리그물`보다 그물누리`가 인터넷`을 제대로 표현 한다는 말에 나는 옳다고 본다.
관련 글 ----------------
http://maal.or.kr/bbs/view.php?id=jayu&page=13&sn1=&divpage=1&sn=off&ss=off&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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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누리]가 앞가지여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면 나는 누리그물` 보다 그물누리`가 더 옳다고 본다.
누리그물이나 그물누리나 누리와 그물의 자리 바꿈일 뿐이지만, 곰곰히 세겨 읽으면 그물누리가 훨씬 인터넷을 제대로 표현한 말이다.
또 다른 논란은, 누리집`이냐 그물집`이냐 이다.
내가 꼭 두 낱말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면, 나는 누리집`에 손을 들겠다.
엉뚱한 얘기긴 하지만, 하늘에서 볼 때 주위 풍경과 비슷하게 하려고 군대에서는 천막` 위에 그물`을 친다.
아주 폭 넓은(?) 해석일 수 있지만, 그물집`은 이미 실체로 드러나 있으니 그렇다는거다.
누리편지가 그물편지 보다 정겨운 까닭도 이 때문이다.
다음은 말터(www.malteo.net)에서 투표로 뽑은 네티즌`의 다른말 누리꾼`이다.
누리꾼`은 말터에서 투표를 하기 전에, 누리집`과 더불어 써 온 낱말이다.
누리꾼`의 꾼`은 노름꾼, 훼방꾼, 술꾼, 지게꾼, 장사꾼과 같이 부정으로 쓰이거나 낮춘다는 논리에서, 전문성을 갖춘 특수 집단을 이르는 꾼`을 일반 시민으로 나타내는 데는 옳지 않다, 또 안티즌, 맘티즌.. 과 같은 즌` 끝나는 말을 어떻게 누리꾼` 하나로 옭아멜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거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분은 누리꾼` 보단 그물꾼`이 옳다고 한다.
나는 누리꾼`이 앞서 적었던 누리`를 확대 해석한 [가상 공간]을 다니는 사람으로 풀어서 누리꾼`이 옳다고 본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누리꾼`보다 나은 낱말은 보이지 않는다.
누리집`이 세상에 빛을 받지 못했더라면, 외국어인 홈페이지가 외래어인 홈페이지로 되었을 테다.
외국어와 외래어가 우리말의 주인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시금석이므로 누리집`이라는 새말의 위치는 사용빈도를 봤을 때도 의미가 크다.
홈페이지`가 한 발 디딘 말이면, 누리집`은 세 발 앞선 말이고, 그물누리`는 세 발 하고 반걸음 나간 말이다.
[누리]와 [그물]을 앞가지로 만든 낱말보다 서너 걸음 더 나간 낱말이 보일 때까지 두 낱말을 쓸 생각이다.
04.10.19. ㅈㅇ-ㅁ. 처음 쓰고,
06.10.23.02:15. ㅈㅇ-ㅁ. 다시 다듬음.
★ 이 글은, 한마당(www.hanmadang.or.kr)과 말터(www.malteo.net)에서 문제 삼은 누리꾼`에 관한 글에 지금까지 갖고 있던 내 생각을 적었습니다.
첫댓글 좋은 말이네요. 어감도 좋구요.
좋은메 님의 우리말 사용에 언제나 부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 관해서는 빼도 좋을 듯 하네요.^^
성과 이름을 띄어서 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행 맞춤법 규정에서는 성과 이름을 붙여쓰도록 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띄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학회에서는 성과 이름은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성과 이름을 띄어 쓰는 것입니다. 즉, 띄어 쓰기 규정은 단어 단위로 띄어 쓰도록 하고 있는데, 성과 이름은 별도의 단어라고 보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것이 맞다고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