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9.27
순례 둘째날...아침 일찍 출발하여 오대산으로 향했다. 월정사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상원사로
이동...곧바로 중대 적멸보궁으로 향했다. 미리 계획하고 간 것도 아닌데 사시예불에 맞춰 도착했다.
중대 적멸보궁의 예불시간은 오전9시부터다. 성스러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에서 예불
을 드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순례의 의미는 충분했다. 어제의 순례길에서 평소 하지 않던 절을 많이
한 탓으로 다리가 아파서 절을 하는데 불편했지만 천천히 절을 하면서 정근을 하고 금강경을 독송했다.
사실 이번 순례에 단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적멸보궁마다 금강경을 3독이상 한다는 것이었다.
예불을 드리는 동안 바람이 스산하게 불었다. 가을을 여는 바람이라기에는 너무 쓸쓸한 바람이었다.
더구나 밖에 설치한 연등이 바람이 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소리로 들렸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 오가는 시간 또한 아주 값진 시간이었다. 천천히 걸음을 걸으면서 마음을
집중하여 독경을 할 수 있음이 행복이었고 평안을 위한 기도와 함께 할 수 있음이 행복이었다.
중대에서 점심공양을 하고 비로전을 참배하고 상원사로 내려와 문수전을 참배하고 일행들이 월정사
를 참배하는 동안 나는 낮잠을 즐겼다.
그리고 다음 순례를 위하여 설악산 아래 오색으로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이 빠른 길을 알려주었지만
일부러 먼길을 돌아 가기로 했다. 먼저 해발 천미터가 넘는 계방산 자락의 운두령을 넘기로 했다.
운두령 휴게소에서 메일전과 감자전을 먹었다. 난로가에 앉아 먹는 전맛이 일미였다. 덕분에 져녁식사
를 간편식으로 하게 되었으니...다음 고개는 구룡령이었다. 역시 해발 천미터가 넘은 백두대간상의
재다. 비가 조금 내리는 가운데 큰 산을 넘으니 구름 또한 바쁘게 산자락을 오간다. 신선경이 펼쳐진다.
오색에서 모텔에 여장을 풀고 마음 또한 풀어 놓고 즐거운 밤시간을 보냈다. 정다운 얘기들이 오갔고
술잔도 몇 순배 돌았다. 밖에는 비가 적당히 내렸고 내일의 일정 또한 늦추었으니 걸림이 없었다.
첫댓글 도반과 기도처를 돌며 만행을 다니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거니와 나중에라도 차한잔 나누며 그 신심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적멸보궁 오르는 날은 무엇에 쫏기는지 바쁘게 올랐다가 간단한 참배를 드리고 부랴부랴 내려오기만 하였는데, 법우님들의 기도정진에 다시한번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한 때는 오대산에 푹 빠져었지요. 적멸보궁의 자리는 옛 그대로 이군요.
그때까지는 옆지기가 불교에 심취하기전이라... 그래도 집사람이 좋아하니 적멸보궁 참배를 원할때 두말하지 않고 운전기사를 자처해준 담월법우님... 그렇게 다녔던 5대적멸보궁 중대... 또다시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