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제 삶의 위기는 인생에서 재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지난 겨울방학 때 그런 위기가 한번 찾아왔었죠. 눈이 정말 많이 오던 날, 자취방에서 한 달 만에 본가로 돌아왔어요.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보통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눈도 오고 퇴근시간이랑 맞물려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걸렸던 것 같아요.지하철과 버스에 오래있다 보니까 몸도 마음도 지쳐서 바로 잠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친구가 만나자더군요.‘아, 오늘 얘랑 놀러가기로 했지.’본가로 가는 지하철에서 친구랑 카톡으로 약속만 잡았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잠 들었어요...그러고 이 날 만난 친구는 제가 휴학할 때 1년 동안 저에게 삶의 소소한 재미를 알려준 친구이고 앞에 말한 위기론(?)에 크게 영향을 끼친 친구입니다.이 친구와 저는 일단 모닝커피 한잔 때리자고 카페에서 만났어요.“오늘 진짜 뭐하지...”둘 다 아아를 홀짝이며 네이버로 겨울에 할 만한 것을 찾아봤어요.롯데월드, 에버랜드는 추워서 놀이기구를 못 타겠고, 남자 둘이 그냥 드라이브 가는 것도 모양이 이상하고...친구랑 계속 오늘 뭘 할지 브레인스토밍을 하던 도중 밖에 쌓인 흰 눈이 제 눈에 딱 들어온 것이죠.“스키장! 스키장!”친구는 스키든 스노우보드든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재미는 있을 거 같다고 바로 스키장을 찾아보았고 강원도 홍천에 있는 비발디파크 리프트권을 바로 구매했죠.구매하면서 바로 친구 차에 타고 스키장으로 향했어요.스키장으로 가면서 스키를 탈 때 뭐가 필요한지 함께 의논해보았어요.“스키장갑, 스키복, 헬멧, 고글... 그리고 스키? 스노우보드?”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스피드냐, 스타일이냐 생각하던 도중 친구가 아주 직관적이고 깔끔한 해답을 제시했죠.“렌탈샵 가서 보고 끌리는 거 타자.” 저는 원래 계획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행동한다고 생각했는데 직관적인 사람으로변한건지 아님 원래 합리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던 건지 모르겠네요.이번 과제를 통해 이 경험을 되돌아보니 항상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 보다는상황에 맞게 직관을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입니다.이런 위기 상황에는 허둥지둥하며 합리적인 계획이나 매뉴얼을 꼭 지키려 하기보다 직관적으로 해야할 것을 바로바로 생각해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드네요.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