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8월 15일 목요일
[백] 성모 승천 대축일
대영광송신경교중
오늘은 성모 마리아께서 지상 생애를 마치신 다음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다는 믿을 교리에 따라 성모님의 승천을 기리는 의무 축일이다. 성모님의 승천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1950년 비오 12세 교황은 성모 승천의 신비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성모 승천은 그리스도 안에서 산 모든 사람이 누리게 될 구원의 영광을 미리 보여 주는 ‘위로와 희망의 표지’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올리셨습니다.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신 하느님 안에서 우리도 기뻐하며,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승천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제1독서<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둔 여인>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19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났습니다.
12,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
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45(44),10.11.12.16(◎ 10ㄷㄹ)
◎ 오피르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 당신 사랑을 받는 여인들 가운데, 제왕의 딸들이 있고, 오피르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
○ 들어라, 딸아, 보고 네 귀를 기울여라. 네 백성, 네 아버지 집안을 잊어버려라. ◎
○ 임금님이 너의 미모에 사로잡히시리라. 임금님은 너의 주인이시니, 그분 앞에 엎드려라. ◎
○ 기쁨과 즐거움에 이끌려, 임금님 궁전으로 들어가는구나. ◎
제2독서<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 속한 이들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20-27ㄱ
형제 여러분, 20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23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24 그러고는 종말입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드리실 것입니다.
25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26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27 사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성모 마리아 하늘로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
◎ 알렐루야.
복음<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 복음묵상
(루카1,39-56)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오늘은 성모님께서 지상 생애를 마치신 다음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다는 신앙 교의에 따라 성모님의 승천을 기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은 성녀 엘리사벳을 만나셨고, 마니피캇, 곧 마리아의 노래를 통해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진정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당신의 모든 생애를 바치신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십니다. 성모님의 신앙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경외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성모님께서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자비로 이루어진 것에 늘 감사와 찬미를 드리시고 언제나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시며 당신의 온 생애를 사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경외심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이렇게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드리셨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경외심’이 없을 때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하느님의 피조물인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지 못할 때 그 자연에 대한 파괴가 시작이 됩니다. 어쩌면 이 시대의 기후위기 역시도 인간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지 못하고 그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파괴와 난개발을 이루어 가면서 창조의 균형이 깨어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인간관계 안에서도 그러한 경외심이 사라지게 될 때 반목이 시작이 됩니다. 서로를 존중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니까 결국 서로를 파괴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험담과 이간질 폭력과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이 사라지게 될 때 어쩌면 모든 우주의 질서마저도 흔들리게 되면서 결국 비구원의 상황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을 가지시고 그분의 말씀이 이루어지길 기도하셨고, 그분의 뜻이 완성되기를 기도하셨습니다. 결국 성모님께서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가셨고, 하느님 곁에 올림을 받으시는 승천의 영광을 입으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신앙, 그리고 성모님의 경외심과 사랑을 본받아 늘 언제나 하느님께 경배와 찬미를 드리며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 안에서 참된 구원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