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낭여행기
하나 - 고속열차 타고 수원화성으로 출발!
이번 방학동안 제가 조금 특별한 경험을 했답니다.
무슨 경험을 한건지 이제부터 제 경험담을 소개할려구요.
그동안 식구들과 함께 편하게 자가용을 타고 여행을 할 기회는 많았지만
이번에는 굴렁쇠 아저씨랑 서울 배낭 여행이라는 좀 특별한 여행을 하고 왔거든요.
솔직히 아직 어린 내가 뭘 안다고 "어머님 배낭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그랬겠어요.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보겠다는 우리 엄마의 순수하신 욕심과 협박(?)이
좋은 추억을 만든 일등 공신이지요.
아무튼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엄마 고맙습니다^^*
~ 배낭을 메고 친구들과 굴렁쇠 아저씨를 기다리며 ~
서울을 떠나기전 밀양역에서 고속 열차를 기다리며 굴렁쇠 아저씨는 일장 연설을 하셨음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안전이 중요한 건 알지만 우리가 뭐 건설 현장에 뛰어드는 산업전사들도 아니고
그만큼 안전이 중요하다 그 뜻으로 마음속에 잘 새겨서 챙겨 넣어두었습니더~
~ 야 고속 열차다 ~
오늘 처음 만난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소개를 하다보니
2학년까지 다녔던 학교 친구였어요, 더 반가웠지요.
세상은 좁다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좀 실감 했습니다.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배낭여행!
어른들의 간섭에서 해방된 자유로움도 잠시 밀려드는 걱정과 불안~(우리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 친구야 내도 찍어 줘라 ~
수원역에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기차안에서 그야말로 벅쎄게 공부를 해야 했슴다.
아니 배낭 여행을 하는데 풀어야 할 문제가 왜 그리 많은지...
굴렁쇠 아저씨도 공부를 미치게 좋아하는 우리 엄마하고 같은 과가 아니신가 순간 그런 의심이^^
거기에다 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하루 쓸 용돈을 준다고 하네요.
아니 협박까지도 우리 엄마를 닮다니...
아무튼 살아남기 위해 죽자 살자 문제를 풀었습니다.
만약에 문제를 풀지 않았다면 기차 안이 젊은 혈기 왕성한 우리들 때문에 난리법석이 되었겠지요.
굴렁쇠 아저씨가 만만한 사람이 아닌줄 이때 약간 눈치를 채기 시작했져~
~ 이 답이 뭐지 자기 생각을 써라고 했는데 내 생각?~
밀양역에서 수원역 까지 가는 고속열차는 없대요.
그래서 고속열차를 타고 대전역에서 내려 다시 새마을열차를 갈아 타야한다고 했어요.
12시 쯤에 수원역에 도착한 후, 모둠별로 각자 장안성 앞에서 집결할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번째 미션이었습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될 것을 그 간단한 진리를 무시한 채 이리 저리 헤매다가
20분만에 도착할 장안문을 한 시간만에 겨우 찾아갔지요.
그곳에서 만난 정겨운 친구들의 얼굴, 이산가족 상봉 심정을 쬐금은 헤아릴 수 있겄데여^^
~ 굴렁쇠 아저씨가 다리에 난 털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 해 준 몸통에 잎이 난 리기다 소나무 ~
장안문에서 우리나라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모둠별로 나눠 수수께끼 풀기를 했어요.
모둠별로 상금을 준다고 하니 친구들이 문제를 하나라도 더 맞추려고 모두들 귀를 쫑긋 세우고
목표는 공부가 아니라 상금이다. 다들 결연한 분위기...
아무려면 어떤가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요. 덕분에 공부도 하고^^
~ 성벽따라 돌고 돌고 돌고 ~
첫번째 문제 나갑니다.
" 성벽을 타고 가다보면 깃발 색깔이 구역마다 달라요. 포대에는 홍이포가 있어요.
우리나라 총통 모양과는 다른 대포지요. 홍이포라 왜 홍이포라고 했을까요?"
어 이거 수수게끼가 아니라 시험 문제잖아?
한 시간 동안 직접 생각해서 답을 맞춰보라고 했어요.
거기에다 개별 상금까지 걸어놓고~
결론 부터 이야기 하자면 정답을 맞친 사람은 아무도 없음...
굴렁쇠 아저씨 아이들 너무 괴롭히지 마삼
한 시간 동안 답 찾아내느라 머리 터지는 줄 알았잖아요.
~ 대포다 조선시대 총통하고 뭔가 다르기는 한데...., 이 대포 이름이 뭘까? ~
그런데 굴렁쇠 아저씨 이번에는 놀이를 하자고 하네요.
사람도 머리, 몸통, 팔, 다리가 있듯이 성벽에도 하는 역할에 따라 이름이 있으니
성벽을 타고 가면서 성 구조 이름 외우기 놀이를 하자고 했어요.
적에게 총을 쏘기 위한 구멍인 총안,
적의 화살이나 총알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여장,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옹기처럼 쌓은 옹성,
성벽을 타올라오는 적을 옆에서 공격하기 위해 만든 치성,
포를 설치한 포대.
어때요. 저도 알고 보면 실력파랍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여기까지는 아저씨가 내준 자료를 보고 옮겨 적은 거에요.^^)
백성을 못살게 한 왕은 치사한 놈, 새꼬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치성, 옹기처럼 생겼다해서 옹성,
총구멍인 총안, ‘여장~총안~치성~ 옹성~’
물 흐르는 모습이 황홀하다는 화홍문을 지나 방화수류정까지
성구조 이름알기 놀이를 하다보니 지루한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성을 구경 했답니다.
~ 여기가 포루인데 저쪽인 서울에서 내려온 정조임금이 들어온 장안문이고...~
~ 이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은 하루종일 서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
~ 정조임금이 신화들과 나라 일을 의논하기도 하고,
풍류를 즐길을 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 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어요 ~
방화수류정 밑에는 버드나무가 심어진 연못이 있어요.
연못 가운데 있는 동그란 정원에는 신선이 산다는 곳인데
글쎄요 녹조가 든 연못이 별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 버드나무와 물 색깔이 같다. 녹조인가? ~
정자에서 땀을 식히고 나서 군사 훈련장이었던 연무대로 갔어요.
연무대 앞에는 화성열차를 타는 곳이 있고, 그 옆으로는 활 쏘는 곳이 있어요.
활쏘기 마당 위에는 동북 공심돈이 있어요.
공심은 ‘텅 빈 마음’ 이란 뜻이고, '돈' 은 높은 망루라는 뜻이래요.
아저씨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고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래요.
글쎄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이 너무 텅 비워서 탈인데...ㅋㅋ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속에 잡생각이 쌓여간다는 뜻인지...거 어렵네.
~ 굴렁쇠아저씨의 화성 이야기에 휴식시간에도 우리는 꼼짝마라 ~
성벽을 타고 20분쯤 걸어오니 다리도 아프고 힘들다고 다들 엄살을 떨고 난리 부르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그러면 청룡열차를 태워 준다."
굴렁쇠 아저씨의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마지막 힘을 냈져.
그런데 아저씨가 말한 청룡 열차는 느림보 화성열차였어요. 살짝 실망^^
하긴 화성열차 머리가 용을 닮았으니 청룡 열차가 맞긴하다.
하였튼 아저씨! 힘들어 하는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 방법도 가지가지에요.
하지만 정조대왕 동상까지 화성열차를 타고 간다는데 그게 어디에요.
아이들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센스쟁이 굴렁쇠 아찌^^
~ 쌩쌩 달리는 놀이공원 청룡열차는 어디가고 거북이 화성열차만...~
화성열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수원화성 풍경은 만화속 성 여행을 하는 것 같았어요,
굴렁쇠 아저씨 말로는 조명에 비친 수원화성의 풍경은 더 근사하고 멋있대요.
다음에 아가씨가 되면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에 오래요.
그때 굴렁쇠 아저씨와 왔던 이야기 꼭 하라면서...
그 이야기는 중간 중간 빼 먹지 않고 하는 굴렁쇠 아저씨의 단골 메뉴랍니다.
<이어서 2편 계속>
※ 함께한 친구들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올렸어요. 나쁜 사진은 아니니. 이해 해주세요.
cafe.daum.net/khikid www.hikid.or.kr/
첫댓글 가까우면서도..좋은곳이네요..
와 ~ 아가들 이쁘당,,내도 시집갓으면,아가들이 잇엇을텐대 ㅠㅠ 쓸대없이,,,,,,,,,,,눈만 높아서리 ㅠㅠㅠ 흑
ㅋㅋㅋ정말 귀엽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