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한국인 투수는 현재 2명. 박찬호와 김병현이다. 이둘의 특징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찬호는 우완, 전형적인 오버스로, 정통파 강속구 투수이며 선발로 뛰고 있고, 김병현은 우완, 사이드암에 가까운 언더스로투수이다. 현재 마무리 나 셋업맨으로 뛰고있다.
야구에대해 약간 아시는 분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저렇게 잘 뛰고 있는 김병현을 왜 진정한 투수의 역량을 말해준다고 하는 선발로 돌리지 않는거냐고들 말한다.
이에 관해선 많은 논란이 있지만, "잘던지는데 왜 선발 안시켜"보다는 "이러이러하니 요러요러벨렐리리리하니까 저렇게 생각해 봐야겠다" 정도로 김병현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보자.
두서없고 결론없는 이것저것 야구에관한 나불나불로 들어가겠다. 한국, 일본야구와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잠수함 투수를 찾는것은 상당히 힘들다. 나도 아직 김병현 외에는 잠수함을 한명밖에 보지 못했다. 그나마 그사람도 요즘은 안보이더군.
물론 메이저리그에 잠수함 투수가 원래 없었던것은 아니다. 생존법칙-_-에 의해서 자연히 사라진거지.(도태되었다고도 한다.)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간단하다. 잠수함 투수는 우선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지않는다. 타자의 선구안이나 배팅능력이 상당히 발달된 현재 어지간한 평균구속(130정도)을 내는 잠수함 투수는 일단 직구구속에서부터 밀린다.
물론 김병현이나 임창용처럼 150에 육박하는 볼을 던지는 희한한 놈-_-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그들은 사라진걸까? 그렇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슬라이더에 있다.
잠수함투수의 투구동작 특성상 그들의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 슬라이더의 특징은 몸을 누이는듯한 기분으로 중지를 살짝누르며 던져서 회전을 걸면 우완투수가 던질경우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는 것이다.
즉 타자의 배트가 닿지 않는곳으로 유인하는 공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은 동양인들과 체형부터가 다르다. 팔이 길다는 것이다. 슬라이더는 배트가 닿지않는곳으로 유인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것인데 흑인이나 백인 덩치들이 배트를 뻗으면 닿아버리니 던지면 뭐하겠는가-_-;
구질마저 가벼운 축에 속하기 때문에 맞으면 홈런이나 안타인데-_-; 다른 잡다한 이유도 많지만 바로 슬라이더의 무용화가 잠수함 사장의 가장 큰 이유이다.
예상치 않은 슬라이더는 치기가 어렵지만 이미 예상해버린 슬라이더는 배팅볼이거든 박찬호가 슬러브(커브+슬라이더)라는 새로운 구질을 개발한 이유도 위의 맥락에서 나온다.
특이한 투구동작으로 타이밍 뺏기도 별로 효과가 없는데 뭐.. 잠수함 투수의 또다른 중요한 무기인 싱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슬라이더가 잠수함의 주무기라는것은 주지의 사실.
문제는 주무기-_-가 완전히 파악되어서 슬라이더가 읽히고, 상대적으로 구질이 단순하던 몇십년전 슬라이더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던 투수들이 싱커를 개발했다는 사실이다.
뭐..결과론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싱커가 잠수함의 무기로 현대야구에 있어서 많이 사용되긴하나 그것은 우타자의 바깥쪽 아래로 휘는 특성을 갖는 슬라이더의 약점이 많이 노출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좌타자는 몸쪽 아래의 배팅볼로, 우타자는 커트로써 대처하므로 결정구가 되지 못했다는거다.) 말하자면 슬라이더는 카운트를 잡기위한 공으로 전락해 버렸다는것.
김병현이 싱커를 포기한 이유는 손목의 무리때문이다. 싱커는 손목이 상당히 유연해야 던질 수 있는공이며, 김병현이 물혹때문에 고생한건 다들 아실듯. 배우기를 포기한 이유는 그것이지만, 조만간 다시 시도하겠지 싶다.
싱커는 천부적인 재능(?)같은게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하며 떨어지는 특성을 가지므로 잠수함투수나 사이드암에게는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떨어지는 스타일의 변화구가 언더스로에게서 나온다는것은 타자입장에서는 상당히 곤란하다.
공의 윗쪽만 보기때문에 제 스윙을 하고도 공의 윗쪽에 맞아 정상적인 타구가 아닌 땅볼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직구처럼 보이니까) 또한 상대적으로 손목이나 어깨에 무리를 많이 가져오는 볼이다. (투구후에는 손등이 투수의 몸쪽을 향한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관절 움직임이 아니니까.)
그러므로 주로 마무리투수가 주무기로 사용키위해 싱커를 익히는 경우가 많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특성상 내야땅볼을 유도하여 불을 끄기 위해서.
물론 실패하면 볼넷을 양산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슬라이더가 주무기였음에도 그것이 어느정도 실패하고(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능숙한 투수는 아직도 슬라이더를 훌륭히-_- 사용하고있죠.) 싱커가 그 대용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물론.... 이것은 절대적으로 관점의 차이이며, 스위치 타자의 경우 저자가 좌타자다, 아니다 우타자다 하고 따지는것과 차이가 없을지도;; 싱커와 같은 필요한 구질을 익히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에서 김병현이 통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일반적으로 타석에 서면 잠수함 투수의 직구는 오버스로보다 같은 구속이라도 5~10km정도 더 빠르게 체감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김병현의 150에 달하는 직구는 더욱더 위력을 발휘한다.
더구나 그의 주무기인(요즘은 잘 안쓰죠?) 떠오르는(우왓;;)커브... 커브는 원래 세손가락으로 직구와 비슷하게 잡고 실밥을 하나만 잡아채는 구질이다.
그런데 김병현은... 커브를 두손가락으로 잡는다-_-; 어릴때 물수제비를 하다가 자연히 익힌 구질이라고 하는데.... 이건 솔직히 커브의 궤적을 따라가기 때문에 커브라고 불리는것뿐 사실은 현존하는 야구선수중 김병현만이 던질 수 있는 구질이라고 한다.
자기자신도 정확히 설명을 못하는데 뭐-_-; 거의 마구라고 할 수 있겠다. 야구에는 분명한 물리법칙이 한가지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방망이건 손이건 떠난 공은 반드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구질이니 타자 입장에선 황당할 수 밖에-_-; 예전에 박찬호의 "떠오르는 직구"가 이슈가 된적이 있긴한데 그 떠오르는 직구의 정체는 "포심 패스트볼"이다.
실제로 떠오르는것이 아니고 타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 뿐. 실밥을 잡는 요령에서 "투심"과 "포심"은 갈리는데...이에대한 설명은 다음기회에;; 하여간 김병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를 정리하면..
1. 특이한(메이저에선;)투구동작. (타이밍을 뺏는다.)
2. 떠오르는커브의 황당함;
3. 단지 그 뿐이 아닌 몇개의 구질(강속구 투수는 구질이 세가지만 있어도 살아남는다)
4. 언더스로에서 보기힘든 150대 강속구(오버스로의 158km에 맞먹는 체감속도)
바로 이것-_- (컨트롤이니 마인드니 투지니 기용방식이니 뭐니 하는 당연한건 넘어가죠) 지금까지 들어서는 오오옷....
그럼 선발해도 되겠네 뭐...라고 하시겠지만... 이제 문제점을 분석해보자. 미안하게도 타자입장에서 처음에는 존나 헷갈리지만 금방 눈에 익어버리는것이 잠수함투수의 투구이다.
(더구나 메이저리그) 우리나라의 임창용은 뭐냐 라는 바보같은 질문은 없겠지 설마-_-;; 김병현의 효과가 극대화 되는 이유는 바로 애리조나의 원투펀치 랜디존슨과 커트실링이다. 저 둘은 애리조나 승수의 거의 50%를 둘이서 합작하는 40대를 바라보는 괴물-_-노인네들이다;;
랜디존슨을 예로 들어보자. 2미터 8센티의 키에서 오버스로우로(실제로 사이드암에 가까운 쓰리쿼터이긴 하지만... 키를 봐;;) 160키로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진다-_-; (이건 대기만성도 아니고....황선홍이 갑자기 지단같은 플레이를 보이는것과 비슷한 경우다;)
구질을 알고 있지만 칠수 없다는것은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구질만 알고있을뿐 코스를 모른다"이다. 140대정도의 직구라도 코너웍을 확실히 구사하면(그렉 매덕스나 패드로 마르티네스를 보면 알수 있죠.)
그것은 한복판을 찌르는 160의 강속구보다 치기 어렵다고 하는데.... 랜디존슨은 그정도의 속도에 제구력이 뒷받침되어 놀라운 방어율과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었고 때로 컨트롤이 난조를 보이는날엔 160에 가까운 직구라도 홈런을 얻어맞곤 한다.
물론 컨트롤 난조에 따라 상대방이 겁을 먹을수도 있지만.-_- "아 씨발 저새끼가 내 머리에 던지면 어떻하지?-0-;;;" **참고로 인간의 눈과 신경구조는 145키로 이상이 넘어가면 "보고-_- 제대로-_- 친다"는것이 불가능하다는군요.
싸인과 코스를 예상하고 휘두르거나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순간 배트가 나가있을땐 "끽해야 커트"로 끝나는거죠. 또한 150대의 강속구라도 볼끝-_-이 중요하다는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강속구가 효과적일 수 있는경우는 변화구를 동시에 구사하거나 또는 볼의 속도를 같은 투구동작에서 많게는 30키로이상 차이가 나게 조절하는것이다.
(이것은 상대의 배트스피드와 타법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긴 한다. 미느냐 당기느냐 타이밍이 맞느냐는 파울로 인한 스트라잌 카운트로 귀결되니까.) 넘어가서.... 현재로서 김병현의 선발은 무리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몇가지 있다.
우선 생각하는것만큼 김병현은 많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접하지 못했다. 현재 김병현은 몇년에 걸친 메이저리그 등판 동안 선발투수의 반도 안되는 이닝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의 팀은 총 30개(맞나?-_-a) 각 팀당 경기수는 약170경기이상.
김병현은 아직 메이저리그의 전 팀조차 다 상대해보지 못했다. 경기 일정과 그날 경기상황때문이다. 하물며 모든 타자를 다 상대해보지도 못했구. 그나마 같은리그에서 가장 많이 상대했다는 타자와의 승부횟수가 김병현의 메이저리그통산 평균 4회라는데. 좀 생각해 봐야겠다.
또한 감독이나 팀내에서의 신뢰도(마무리로서가 아닙니다. 그 특성은 분명히 다른 범위.) 그리고 경험과 위기관리능력. 컨트롤과 스태미너<---감독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죠. 이건 양-_-의 차이가 아닌 경험-_-의 차이에서보는 입장입니다.
이런저런 점에서 조금만 더 유추해보면 선발투수김병현의 진로가 나오겠지 싶다. 뭐 그렇다고 해도...김병현의 선발에 얽힌 많은 부분은 단지 지금까지 두서없이 떠들어낸 것으로는 한참 모자랄지도.
논쟁의 결과는 결국 김병현이 보여줄 수 밖에 없는것. 주위에서 백날 떠들어봤자 김병현 자신이 될 순 없는것이 아닌가. 김병현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언젠가 멋진 선발로서 우리앞에 우뚝 설 날이 오리라 믿는다. 정말 대책없이 벌려만 놓은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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