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마음의 주인으로서...
3부 * 생애~~~ (사랑은 마음의 날씨를 살피는 일인지 모른다)
글 / 이 기 주
(58)악플 속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관심
이 없어요. 그러니 대담하게 행동하세요."라는 말은 상
대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쉽게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이 위로의 레퍼토리를 다양화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 아닌가 싶다."남 얘기 사흘입니다"라는 말이 들려
와도 난 눈을 질끈 감는다.
대부분 사람은 타인의 삶에, 타인의 행복은 물론이고 특
히 불행이나 추락에도 관심이 많다. 겉으로 관심이 없는
척하거나 쉽게 망각하는 것뿐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악플이 아닌가 싶다.
"안티팬도 팬입니다"또는 "댓글이 전혀 달리지 않는 무
플보다는 차라리 악플이 낫습니다."같은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숫자와 동물 명칭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악플엔 상대
에 대한 존중이 티끌만큼도 없다. 조롱과 비아냥으로만
점철되어 있을 뿐이다.
신인 작가 시절엔 나에 대한 악플을 발견하면 '왜 하필
내 계정에 찾아와서 이런 욕을 남기는 거야? 왜 내 삶에
관심을 두는 거지?'라는 생각에 지인들과 이를 상의하기
도 했다.
뭐랄까.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난 악플이 달리든 말든 그다지 신경
을 쓰지 않는다. 비방과 조롱이라는 껍질로 싸여 있는 악
플 속에 실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악플의 안쪽에는 '무無' 밖에 없다.
갑골문에서 없을 '무無'는 양손에 깃털을 쥐고 춤을 추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다. 지나치게 화려한 춤을 아무것도
없는 것을 감추려는 의도에서 비룻되는 것인지 모른다.
악플도 마찬가지,요란한 악플일수록 그 속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악플의 외피를 벗기고 안쪽을 들여다보면 분
노와 불안, 집착, 쓸쓸함 같은 덧없고 허망한 몸부림만
드러날 뿐이다.
주변에 악성 댓글 때문에 고충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는 그들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해준다.
악플은 잘못 배송된 소포 같은 것인지 모른다고 굳이
포장을 뜯어서 확인할 이유가 없다고, 수취를 거부하면
그뿐이라고,
그속에는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P174 ~176
2022.12.13.火曜日
첫댓글 그래요 악풀 안쪽에는 무 밖에 없다
딱 맞는 글이네요
기분좋은 오후시간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