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라래빠의 이러한 신통도 래충빠에게는 별다른 감명을 주지 못했다. 그는 단지 냉담하게 흘겨볼 뿐이었다. 이에 미라래빠는 새가 날개를 펼치듯이 옷자락을 펼치고 한번 더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래충빠야, 잠시 동안 노래를 들으렴!
묀 산간의 적암 봉우리에
느닷없이 염소떼가 나타났네.
여기에는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나니
불생(不生)의 실체가
자연스레 나타난 유희일 뿐이네.
한 마리 염소는 늑대인 양
능선 너머로 염소떼를 몰고 갔나니
이는 자신의 무수한 결점[번뇌]을 깨달아
일시에 몰아냄을 상징하네.
또한 이원성(二元性)의 능선을 넘어감을 뜻하나니
이는 실제적인 가르침을 보이려고
미라가 시현한 마법이었다네.
그대는 아버지의 기적에는 관심없고
염소떼 놀이에만 흥미있었나니
이는 마음을 잃어버린 징표이네.
갖가지 기적을 보고도
그대는 여전히 신심이 없네.
혼탁한 이 시대 불신자들 생각하면
미라의 가슴은 아프고 슬프네.
래충빠야, 잠시 동안 귀담아 들으렴.
딱딱한 뿔과 단단한 나무도
단련하면 굽힐 수 있지만
완고한 마음은 굽히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내면의 마음을 정복하렴!
남방 사나운 호랑이와 북방 야생 야크들은
공들이면 길들일 수도 있지만
자존심과 이기심을 극복하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내면의 자존심을 극복하렴!
땅 속의 들쥐와 공중의 날새는
덫과 그물로 잡을 수도 있지만
놓쳐버린 마음은 붙잡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자신의 허물을 살펴보렴!
언어와 사상의 진리는
노력하면 배울 수도 있지만
텅 빈 진아심은 깨닫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불생(不生)의 마음을 명상하렴!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자녀들은 떠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나쁜 기질은 떠나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기질과 성미를 바꾸렴!
보석과 집과 토지는
원하면 버릴 수도 있지만
쾌락에 집착하는 마음은 버리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쾌락에 대한 갈망을 버리렴!
진귀한 물건과 사랑하는 연인은
원하면 떠날 수도 있지만
부드럽고 포근한 잠자리는 떠나기 어렵나니
래충빠야, 시신(屍身) 같은 '맹목'의 수면을 포기하렴!
이 산 저 산 언덕과 바위들은
서로가 대면하고 있지만
마음속 진아(眞我) 얼굴은 참으로 대면하기 어렵네.
왕과 왕후의 칙언은
피하려면 피할 수도 있지만
사자왕(死者王) 염라대왕은 피할 수 없나니
래충빠야, 죽음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으렴!
아들아, 그릇된 관념을 바로잡고
나쁜 행실을 버리렴!
다스려지지 않는 마음을 훈련하고
불경한 생각을 뿌리뽑으렴!
그리고 이기심의 악마를 물리치렴!
래충빠야, 죽음이 다가오면
내가 남길 유언은 이것뿐이나니
내 생애 중 그대에게 줄, 이보다 깊은 교훈은 없네.
래충빠야, 오, 아들아!
아버지의 가르침을 명심할진저......!
첫댓글 노병사를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
마음을 정복하기를.
나무아미타불 _()_
다스려지지 않는 마음을 훈련하고
불경한 생각을 뿌리 뽑을 수 있기를....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