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양원에서 일하기전에 들었던 말은,
요양원에 계신 모든 어르신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 말은 낭설이었다.
90대 중반의 한 어르신이 입소하신지 사흘째다.
집에서 생활하시다 바로 요양원으로 오신 할머니의 외모는 아주 고우셨다.
치아도 좋으셔서 일반식사를 하시고, 보행 보조를 해 드리면 화장실도 가시고 밤에는
기저귀착용을 하신다고 했다. 잠이 많으셔서 아침식사를 못하시고 정오무렵에야 일어나시니
아침은 굳이 안 드려도 된다고 보호자가 말했단다.
외모와 달리 어르신의 엉덩이는 버글버글(?)했다. 똥이나 오줌속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흔적이다.
꼬리뼈는 욕창 일보직전이고 주변 피부도 물러서 흐물거렸다. 그 흐물거리는 피부를 할머니는 계속 긁으셨단다.
어르신도 이곳에 적응하느라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주변 어르신과 종사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야간근무를 하는 날이다.
정오 무렵부터 '떴다' 는 어르신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다.
소변을 본 기저귀를 벗어 던지고 바지도 벗고, 침대 난간을 두드리며 가족들 이름을 부르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안간 힘을 쓰셨다. 물론 수면제를 드렸다(보호자가 처방받아 온)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할머니는 새벽 2시10분까지 지치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시고 ,
주변 어르신들은 화를 내며 그 어르신께 소리를 질러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아침 식사 시간, 맑고 고요한 표정으로 어르신이 일어 나셨다.
다른 어르신들은 얼굴이 까칠하고 눈이 충혈되어 있다.
밤에 있었던 일을 말씀 드리자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신다.
첫댓글 아이고 어째요 ㅠㅠ 옆에 분들도 못자니 그럴땐 수면제 복용해야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