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 이준석 대표의 결격사유

[정외철]

신평 변호사, 이준석 대표의 결격사유

2021년 12월 30일 오전 11:00 페이스북

[이준석 대표의 결격사유]

제가 포스팅한 ‘이준석 대표, 사퇴함이 옳습니다’는 글이 꽤 화제가 되었군요. 댓글 중에서, 이 대표가 그래도 많은 표를 갖고 있는 사람인데 그를 배제시켜서 될 일이냐 하는 의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표를 배제시키고 말고 하는 일에 모기 다리만큼의 힘도 없다는 말을 우선 해야겠군요. 제가 하는 말은 먼 시골에 사는 선비가 허공에 대고 외치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침 언론사에서는 유일하게 오마이뉴스의 박현광 기자가 전화인터뷰를 청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이 대표가 상당한 지지기반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에는 허약하고 위태로운 면이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저는 그 지적을 이 대표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두 개의 주장을 중심으로 말하였습니다. 이것은 그의 정치적 자질에 대한 비판입니다. 지면의 제약상 반영되지 못한 채 사장(死藏)되어 여기에 올립니다.

1. 능력주의에 대한 과신

이 사회를 보다 공정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은 이 시대 정치인의 가장 큰 책무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이를 실현하느냐? 이 대표가 말하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사람이 성공의 과실을 차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능력주의는 사실 ‘공정의 담론’에서 저급한 수준의 것이다. 지금 세계의 주류적이고 압도적인 트렌드는 사람에 따라 능력이나 자산, 그리고 기회 등의 원천적 차이가 초래하는 결과가 불공정한 사회의 핵심임을 직시하여 이를 시정하고자 한다. 이 대표의 능력주의에 함몰된 주장은 어쩌면 시대착오적인 주장이고, 결국은 우리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다.

시장은 절대 만능이 아니다. 작동실패의 가능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존한다. 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탈락한 패자를 보며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서, 그 참상을 보며 슬픈 마음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라야 정치지도자 자격이 있다.

2. 과도한 안티페미니즘

세상은 남녀가 평등한 지위를 누릴 때, 남녀 모두에게 보다 더 살기 좋아진다는 역사적 경험을 현재의 인류는 공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명제를 무시하고, 소위 ‘이대남’ 일부의 조야한 안티페미니즘에 편승하고 또 이를 자극하며 팬덤을 만들어왔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명분’이다. 대의명분은 대체로 인류의 보편적 경험과 인식을 좇을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에서‘이대남’도 중요하지만, ‘이대녀’도 중요하다. 이 대표가 자의든 타의든 축출된다면 당장 이대남 일부의 표가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여기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정치지도자는 대의명분을 항상 상기하며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적어도 걸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녀의 지위평등을 이루기 위해 세심한 손길을 펼친다면 이대녀도 마음을 풀 것이고, 이대남도 그 진정성을 깨달아 다시 돌아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대표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의문을 품게 한다. 어쩌면 그 결격사유가 너무 크다. 그는 기회포착의 재주가 많은 정치기술자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리고 선거가 임박한 이 엄중한 시기에 두 번씩이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 후보자나 당을 향해 공격을 마다하지 않고, 상대편으로부터는 엉뚱한 지지를 받는 사람이 아닌가.

명분을 중히 여기는 정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정치, 이러한 정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집에 혼자 있으니 사위가 고요하군요. 따뜻한 햇살이 펑펑 들어옵니다. 저 먼 봄날이 이미 닥친 듯이 느끼며 시를 하나 지었습니다.

■ 어느 봄날

내가 낳은

달걀

껍질 깨치고 나온

파아란 병아리들

따스한

봄날

밭고랑과 이랑 오가며

돋아난 햇잎

뜯어먹는데

천고의 정적

살포시

푸른 기지개 편다

[경향로펌, 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https://blog.naver.com/eremoval/222619916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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