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합천벚꽃마라톤대회를 마치고...
처음 대회 참가 신청을 하면서 아직 젊으니까 10km 정도는 우스울것이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숨쉬기 운동 외에는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던 제 자신을 합리화했고,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_ㅜ
[사건 0408호]
합천까지 이동해서 준비운동을 하는 동안까지도 아무런 걱정이 없었습니다.
가뿐하게 뛸 줄만 알았죠.
풀코스, 하프 선수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이제 제가 출발할 차례가 왔습니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컨디션은 좋은 상태여서 그런지 초반에 사람들을 하나 둘씩
뒤로 보내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많이 지긴 했지만 주위에 벚꽃도 보면서, 딸기도 먹고 여유만만(?) 이었죠.
10km 반환점까지 한달음에 달렸습니다. 속으로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바로 하프를 신청할 껄 그랬나? 너무 쉬운거 아냐?'
그러나 불과 10분도 안되어서 이런 제 생각이 180˚로 바뀌었죠.
6km 지점을 통과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더니 허벅지와 종아리에 극심한 통증이 왔습니다.
땅을 박차고 성큼성큼 나아가던 속도도 제자리 걸음으로 바뀌더니,
지금까지 추월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제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페이스가
떨어지다니...
7km 지점을 통과하면서부터 머리속엔 한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죽겠다. 이러다 죽는거 아냐?
다리가 천근만근.. 내가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건지 저절로 움직이는건지..
설상가상으로 옆구리까지 아파오면서 숨은 턱 밑까지 차올랐습니다.
옆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의 들릴 듯 말듯한 숨소리에 비해 제 숨소리는 숨이 꼴까닥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8km 지점을 통과하면서 왼쪽 팔목에 차고 있던 시계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느껴지지도 않던 시계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오더니 왼쪽 팔을 움직이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시계를 풀어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죠.
순간 하프코스,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들이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더군요.
대단하다. 난 지금 이렇게 죽을 것 같은데, 2배 4배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니...
9km 지점!
꽹과리와 장구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어요.
마지막 1km!!! 갑자기 힘이 나더군요.
시계를 얼핏보니 출발한 시간이 50여분 지나있었습니다.
1시간 안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다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려고 했지만,
더 이상 몸은 제 뇌의 통제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막판 급 오르막까지...
하지만 힘을 내서 트랙을 한바퀴 돌고나서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느낌이 정말 좋더군요. 보잘것 없는 거리지만 죽을똥 살똥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는 게 기뻤습니다.
지금 파스 8개를 붙이고 미이라처럼 되어는 있지만, 욕심이 생기네요.
풀 뜯는 그 날까지... 화이팅!
ps.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신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정달은 아마 토달에 참석할 것 같네요.
첫댓글 10km 한시간내로 주파할 실력이면 내보다 훨 낫네... 너무 스피드에 욕심내지말고 천천히 하면 됩니다. 축하하고 김창운 힘!!!!!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 이번 기회를 통해서 몸에 하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선한 첫말톤 후기네요. 10이나 풀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집니다. 첫대회의 느낌과 감회를 영원히 간직하길,,,그라고 연산동 연습실로 한번 오거라,,, 잘해주께!!
네! 연산동 연습실에 한번 초대해 주시면, 간식거리 사들고 찾아뵙겠습니다.
창운씨, 완주 축하하고 다음에 자주 봅시다. 정달에 한번 오세요.
감사합니다. 토달에 참석 가능합니다.
10k 후기에는 그날의 힘듬과 앞으로의 각오가 항상 함께 하죠. 시작이 반이라고 꾸준히, 천천히 하면 마라톤도 가능합니다. 김창운 힘!!!
비록 지금 파스로 인해 미이라가 되어 있지만, 이틀 연속 풀도 뜯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첫 경험이란 늘 설램으로 다가오는 법이지요. 이제 입문하여 첫 대회 경험을 하였으니 앞으로 꾸준히 연습하여 첫풀의 그 순간이 오기를 또 기다려 봅시다.
저도 그날을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도록 하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첫 대회 감흥은 오래가고 오래남습니다.꾸준하게 정달에 참석하셔서 훈련하시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지죠..김창운 힘!!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뛸 때만 해도 죽을 것 같았는데, 다음 대회를 찾아보고 있는 제 모습에 흠찟 놀랍니다.
노래 실력 못지 않은 생생한 첫 경험담은 나의 첫 10을 생각케 하네요. 젊은 후배랑 함께 할 수 있었어 기뻤습니다. 효마클 선배들 이름을 다 알 때쯤 되면 풀을 뜯을 힘이 생길 것입니다.
풀 뜯는 그날까지~! 화이팅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접하는 10k 후기네요. 한번도 뵙지는 못했지만 글을 보자하니 곧 폐인이 되실듯 싶습니다. 폐인클럽에 입문함을 축하드립니다.
합천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선배님들을 뵙게 되어 다 인사를 못드려서 아쉬웠습니다. 열심히 연습하다가 보면 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가창력이 돋보이던 후배님, 짜릿한 고통의 마라톤 첫경험, 군에서 빡빡 기었던 고통처럼 오래 기억됩니다. 효마클 풀,울트라마라톤 사관학교 월달에 오시면 최단기간 풀코스 완주 보장합니다. 김창훈 힘!!!
10k 완주후기를 쓰는 자세로 풀까지 정진하세여....힘들지만 재미있을겁니다. 김창운 화이링~
신입회원님들 덕분에 효마클 분위기가 활짝 피었습니다. 제 위치가 흔들리는데요... ㅋㅋㅋ 이제 마라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으셨으니 즐거운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1년후 쯤... 풀 뜯고 오시면 피니쉬에서 박수치고 있을께요~ ^^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결코 무리(풀어 쓰면 항상 스타트 라인에 서면 지난번 기록보다는 1초라도 앞당겨야지 하는 생각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들게 돼 있습니다. 요걸 극복할 수 있다면 즐달,행달할수 있습니다) 무리하지 마시길.......... 앞에서 언급한 말의 행간의 의미를 잘 파악하시길. 나름대로 마라톤 고수라고 생각하는 강대근 드림.
생생한 첫경험(?)기 잘 봤습니다. 같은 신입으로서 좀 부끄럽네요.-_-;; 달리기에 확 꽂히신 것 같군요.ㅋㅋ
아직 나이도 있고 하니,천천히 뛰면 될거야, 10km완주를 축하!!
꾸준히 연습하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나이도 고려해보면 정말 한없이 발전해 아마도 머지않은 시간에 효마클의 떠오르는 샛별이 될거라 믿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훈련하세요. 김창운 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가던 후배님 맞죠?? 조만간 하프 후기 풀 후기 기대하겠습니다...김 . 창. 운. 히~~~~ㅁ
젊다는것만 믿고 무리하지말기,건강을 위해 달리고 즐겁게 달리면 언젠가 기록도 좋아지고, 무리하게 달리면 부상이 먼저오네,선배님들 자주뵙고 조언받기 바라네,윤정현씨처럼 오래 버티면 여러모로 득이많고.
축하해요. 오래오래 즐기세요. Forever with BHM!
첫 도전의 생생한 후기 아주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오래오래 행복한 달리기 하시기 바랍니다.
간만에 간난애기 울음소리 듣는 기분입니다...후기 너무 생생하게 잘 썻습니다...정기 달리기에서 실력을 연마하세요
이제 발목까지 빠졌네요 축하해요 앞으로 목까지 빠져 함께 즐겨봅시다. 김창운 힘!
축하드립니다. 힘!!
시작이 반이니 벌써 반은 했고 나머지 반은 여름 퇴약볕 아래 준비해 가지고 올 가실에 마~ 풀을 뜯어버릿소~오!!! 축하해요! 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