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셋이서 뭉쳐 (그런 조합은 처음~)
지지난주에 놀러 갔다 왔어요.
여름휴가 땡겨 갔다 온 셈인가..
목적지는 금오도~ 비렁길!
여수 근처에 있는 섬이라, 여수에서 하루 묵고
담날 아침에 들어가기로 했지요.
내 몸을 생각해서 기차 타고 가기로 했구요.
여행 계획은 한 달도 더 전에 짠 거지만,
중간에 내가 여러 날 아프고 일도 늘어지고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다시 못 올 기회를 놓칠 뻔했다지요?
그게 한번 삐끗하면 쉽게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잖아요.
게다 한 친구가 1년 동안의 개고생 끝에 계약직을 끝내고
만세를 부른 담날로 맞춰 잡은 건데...ㅎ
결국 수목금이 목금토로 바뀐 거 말고는
원래대로 밀어붙인 거죠. 걱정하는 친구들한테
“쓰러지면 길바닥에 버리고 가!”라며...^^:
몸이 덜 회복돼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과감히 결정내린 건 잘한 짓이었어요.
날짜 미룬다 해도 곧 장마 지는데다가 성수기 가까운 시기가 되어
여러 가지로 힘들었을 테니까요.(또 그렇게 미루다 보면 일이 틀어지기가 쉽죠.)
첫날 무궁화호 타고 여수에 내리니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엑스포 공원에 잠깐 들렀다 별로 볼 것도 없어, 택시 타고 돌산 들어갔다가
예상과 달라 그냥 쌍둥이아빠와의 해프닝(!) 한판만 벌이고 다시 나왔어요.- -
그러고선 돌산이 건너다보이는 해양공원(하멜광장) 근처에 숙박지 정하고,
여수에서 유명하다는 서대회로 저녁 먹고 공원에서 노닥거리다 숙소로 돌아왔지요.
그 담날 아침.. 금오도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우린
돌산 신기항(금오도까지 20~30분)이 아닌 여수여객터미널에서 배 타고 1시간 20분 걸리는
방법을 택했어요. 자가용이 없어 항구에서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지만,
결과적으론 잘한 선택이었어요. 우리가 내린 함구미항에서 길이
시작되는 거거든요. 비렁길은 전라도 말로 벼랑이란 뜻이래요~
비렁길은 섬 둘레를 반 정도만 돌게 만들어져 있더군요.(반대편은 도로가 나있어 자전거하이킹할 수 있는 길이래요.)
그쪽이 걷기도 좋고 경관도 좋은지 암튼...
우린 해운회사 좋은 가이드(?) 만나, 차 얻어타고
생각지도 않게 섬 일주까지 했지요. 곁에 붙은 작은섬 안도까지 말이에요.
셋 중 누구 덕인지 몰라도 암튼 운 좋은 사람들이라니깐요!ㅋ
(어느 분이 스마트폰 두 번이나 잃어버릴 뻔!하다가 찾았을 때부터
왠지 행운이 따를 거라 짐작했죠 머~ㅎㅎ)
섬이 참 깨끗하고, 울창한 산림에 멋진 기암들에, 길도 참 잘 만들어놓았더라구요.
산길을 걷다가 보면 바다가 보이는 벼랑길로 이어지고,
또 산 속으로 들어갔다 바다 쪽으로 나왔다 하면서 심심치 않게
다닐 수 있도록 길이 나있었어요.
비렁길 중 우린 직포에서 시작하는 3구간 한 구간만 걸었지만,
가장 좋은 비경에 아주 좋은 시절, 게다 늦은 오후 시간대 출발해서
더욱 좋았다지요~ 비도 안 오고 아주 덥지도 않았고,
아무튼 만족만족 대만족이었어요. 셋이서 3시간여 걷고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할 동안 아무도 안 만났으니까요.
끝에 가서 딱 한 커플 만난 게 다네요. 그 밖엔 완전 우리 세상이었다죠~^^
그러니 얼마나 편하게, 마음껏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겠어요?
비렁길도 요사인 알려지면서 주말에 사람들 줄지어 걸어가야 한다던데....
(이래서 여행은 무조건 평일에 가야 혀~~)
어두워질 무렵 우리가 짐 푼 보대민박으로 돌아오니, 미리 부탁한 대로
민박집 아주머니가 저녁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지요.
우리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돌아와 걱정하고 있었나 봐요.
군데군데 좋은 곳에서 사진 찍고 노닥거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그곳만의 특산물 반찬에 음식솜씨 짱! 여행 중 가장 맛난 밥을
실로 배터지게 먹었답니다~^^"
금오도 비렁길은 모두 5구간으로 되어 있어요.
빠른 걸음으로는 6~7시간이라니 빡빡하게 하루 코스도 될 순 있지만,
즐기며 편하게 걸으려면 하루 정도 섬에서 묵으며
이틀에 나눠 천천히 돌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며칠 머물며 산에도 올라갔다 오고, 자전거로 비렁길 말고 나머지 구간을
달려보는 것도 좋겠지요. 또 계절만 맞으면 직포에서 함구미까지 운항하는
유람선상에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도 있답니다~
몸이 좋아지면 언제(더 알려지기 전에) 전구간을 혼자 걸어보고 싶기도 해요.
근데 세 여자가 올 적 갈 적 기차 안에서 얼마나 떠들었는지
서울 도착할 즈음엔 역시나 약한 내 목이 좀 가버렸더라고요..^^;
참, 이번엔 ‘배낭을 최대한 가볍게’라는 대장님의 명령(!)에 따라 무거운 수동카메라는 포기,
언니네 디카를 빌려갔는데, 엑스포공원에서 첫 번째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주인이 아닌 걸 알았는지 작동을 안하는 거예요, 이게!! 럴수럴수 이럴수가~~;;
할 수 없이 친구들 스맛폰으로 내가 열심히 찍어댔답니다.
아직 사진이 나한테 다 전달되진 않았지만,
금오도의 멋진 사진 몇 장만 올려 볼게요~~ ㅎㅎㅎ
ps) 배터리가 약해 자주자주 충전해줘야 했던 내 몸 땜시
쪼께 신경 쓰였을 친구들아, 미안하고 고맙데이~~^-^
* 금오도 비렁길의 아름다운 사진들은 재밌는 사진설명과 함께 앨범에 올려놨대~~요!ㅋ
첫댓글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 ^^ 사진이 너무 멋져요!
ㅎㅎㅎ 그쵸, 언니~~ 꼭 한번 가보셔요! 초은당에도 가보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