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선 작, ‘몽환의 도시, 경성’(2008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 중)동양학자 조용헌 씨의 휴휴산방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 한 칸
1 전라남도 축령산에 자리한 휴휴산방. 현판에 쓰인 ‘休休山房’이라는 네 글자가 ‘이 산속까지 오셨으니 쉬고 또 쉬어 가시게’ 하며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2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자연을 벗하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곳에 들르는 만큼 그는 집 안에 살림을 거의 들이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집을 지은 스님이 쓰던 세간살이를 그대로 받아서 쓰고 있을 뿐이다. 그는 이 비어 있는 공간에 홀로 앉아 먼 산도 바라보고 앞마당의 3백 년 된 매화나무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하늘이 흐리고 공기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조용헌 씨는 휴휴산방休休山房을 둘러싸고 있는 편백나무 숲으로 향한다. 기압이 낮은 날, 도심이라면 거리에 가득 찬 매연으로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겠지만, 편백나무 산책길은 짙은 나무 향으로 가득 차 오르며 온몸을 씻어내린다. 조용헌 씨가 축령산 자락의 작은 흙담집 휴휴산방과 인연을 맺은 것은 5년 전이다. 몸과 마음이 쉬고 싶을 때 들러서 쉬어 가기도 하고 글도 쓸 요량으로 산속에 자리한 작은 집 하나를 구하던 차에 흙과 돌, 나무로만 지은 이 세 칸짜리 집을 만났다.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 한 칸, 자연과 사이좋게 나누어 쓰는 공간. 어느 스님이 직접 지었다는 이 집은 수풀에 가려져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조용하게 은둔하기 좋은 집, 그가 바라던 그대로다. 사람이 잠 하나만 잘 자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며 그는 온돌방 아랫목에 잠시 쉬어 가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소나무, 오동나무, 편백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피면 사방으로 향기로운 나무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것이 아로마 테라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질 좋은 황토와 나무, 돌로 지은 숲 속의 집에서 청하는 단잠에 어찌 몸과 마음이 안식을 얻지 않을 수 있겠나. 그는 자연에 들어와서 사는 일은 내면의 평화를 중요시하며, 일상적인 가치를 포기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흔히들 전원생활을 이야기하지만 그 전원생활을 꾸준하게 지켜가는 이는 많지 않다. 자연 속의 생활을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자연을 보는 법, 자연을 즐기는 법도 배워야 한다. 산세를 보고 물의 흐름을 보는 법, 바위를 보고 나무를 보는 법을 알아야 자연에서 사는 법을 깨칠 수 있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동틀 녘 들려오는 산새의 노랫소리에 잠을 깨고, 툇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저녁 노을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산채에서 보내는 평범한 일상에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휴식이 담겨 있다.
3, 4 휴휴산방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풍경.
빈티지 컬렉터 김연화 씨의 다락방
숨어 있기 좋은 방, 함께해도 좋은 방
디자이너 김연화 씨가 빈티지 그릇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이다. 일본의 작은 상점에서 발견한 빈티지 컵. 어릴 적 할머니의 찬장에서 보았음직한 모양새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따뜻한 기운이 전해진다. 우연한 기회에 들른 부암동, 서울에서 태어나 서른아홉 해를 이 도시에서 살았건만 처음 와보는 동네. 시곗바늘을 수천, 아니 수만 바퀴 거꾸로 돌리면 도착할 수 있을까? 오래전 시계가 멈춰버린 듯한, 시골 읍내 같은 조용하고 아담한 부암동 풍경에서 전해오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계획도 없이, 그저 부암동 산자락 아래 좋은 방 하나 마련하겠다는 마음으로 틈날 때마다 들른 이곳에서 그동안 모아온 빈티지 그릇과 꼭 닮은 공간을 찾아냈다.
일제강점기에 지었다는 건물 2층 공간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낡은 마루가 삐그덕 소리를 내고 격자무늬 창틀에는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의 빈티지 그릇이 대부분 1940~50년대 것이니 공간과 엇비슷한 나이를 먹은 셈이다. 그는 이 낡고 오래된 공간을 10여 년간 모아온 빈티지 그릇으로 채우고 프랑스어로 ‘블랙 커피용 작은 컵’을 뜻하는 ‘데미타세Demitasse’(02-391-6360)라 이름 붙였다. 빈티지 컬렉션으로 채운 진짜 빈티지 공간에 앉아 있노라면 세상으로부터 한 걸음 뚝 떨어진 기분이 든다. 핸드폰과 이메일을 잠시 잊고 손글씨로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시간. 경험해보지 못한 세월의 흔적에서조차 위안을 얻는 이유는 무얼까? 오래된 공간과 물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손길이 녹아 있다. 그가 빈티지 중에서도 유독 그릇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상 모든 엄마의 손길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세상 그 무엇이 엄마의 손길보다 더 따뜻하겠는가. 카페인지, 그릇 가게인지, 다락방인지 모호한 공간. 김연화 씨가 의도한 그대로다. 자신이 이 공간에서 받은 정서적 만족과 위안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아무도 모르게 다락방에 숨어들고 싶은 이라면 누구라도 환영이다.
(왼쪽) 일제강점기에 지었다는 건물 구석구석에는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시대극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음직한 창틀, 천장의 서까래, 마루를 밟은 때마다 들리는 삐그덕 소리까지 50여 년의 세월을 지켜낸 건물은 빈티지풍이 아닌 진짜 빈티지 공간이다.
1, 3 그가 수집해온 수백 점의 빈티지 식기는 대부분 1950년대 전후에 북유럽에서 생산한 것이다.
2 1950년대에 필란드에서 제작한 유리 공예품으로 아라비아 사 제품이다.
주부 이혜련 씨의 다실
나를 만나는 비움의 시간
주부 이혜련 씨에게는 한옥에 꾸민 작은 다실이 있다. 한옥이 비록 그의 소유는 아니지만 건넌방에 마련한 다실만큼은 ‘나만의 공간’이라 여기며 이곳을 찾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다실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시작된 인연이 6년째이니 이혜련 씨가 이곳을 자신의 공간처럼 여기는 것도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다. 그가 찾는 다실은 바로 삼청동에 있는 ‘올물’.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혼자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때, 복잡한 일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 그는 이곳을 찾는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지라 이곳을 찾아오는 기분도 색다르다. 그가 다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녹차가 몸에 좋다고들 하니 가족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손님 접대에도 멋스러울 것 같다는 지극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다실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을 위한 다도를 더 즐긴다. 단정한 매무새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전통 예법에 따라 차 한 잔 음미하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이에게 차를 대접할 때와 마찬가지로 스스로에게 정성을 다해 우려낸 차 한 잔을 대접한다. 이혜련 씨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하루를 온전히 비우고 올물을 찾는다. 말 그대로 작정을 하고 오는 것이다. 올물과 오랜 인연을 맺어올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이곳이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차 한 잔 즐기고 난 뒤에는 다실에서 더없이 평화롭고 한가로운 오후를 즐긴다. 따끈하게 데워진 온돌방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그의 다도 스승이자 친구인 올물의 주인장 김현숙 씨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이곳이 도심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비움을 시간을 갖는다.
(왼쪽) 올물의 건넌방 다실은 이혜련 씨에게 그의 개인 공간처럼 느껴진다. 호젓하고 한가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 이곳을 6년째 찾고 있다. 올물의 정식 명칭은 올물전통차문화연구원(02-738-2154). 주인장 김현숙 씨는 이곳에서 전통 차 문화를 가르치면서 다실을 운영한다. 안방 다실은 주로 다도 수업을 할 때 교육장으로 이용하고 건넌방과 문간방 다실은 손님용으로 사용한다. 단 두 개의 다실을 예약제로 운영하기에 한옥의 정취를 만끽하며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올물에서 마주치게 되는 작은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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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물의 주인장 김현숙 씨가 들려주는 다실 만들기
차를 즐기는 다실은 정갈하고 간결해야 한다. 다실 꾸미기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다. 마음이 쉬어 갈 수 있는 편안하고 조용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독립된 공간에 다실을 꾸미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안방이나 거실 한구석에 찻상 하나를 고정해둔다. 다기를 갖추어둠으로써 언제나 쉽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그것이 바로 다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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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마영범 씨의 음악실
나를 잊는 시간, 몰입의 25분
1 그의 책상 뒤편으로 걸려 있는 오디오는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디자인한 것으로 1962년에 독일 브라운사에서 제작한 것이다.
2 사이몬 요크스 디자인Simon Yorks Design의 턴테이블은 엔지니어가 아닌 디자이너가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한 제품이다.
3 탈리에신Taliesin 조명등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디자인한 것으로 일본에서 제작한 리프로덕트 제품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영범 씨가 사무실에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한 것은 불과 7~8개월 전의 일이다. 한 공간에서 사무실 식구들이 모두 함께 소소한 일상과 작업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배움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굳이 자신의 방을 따로 두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사무실 한쪽에 ‘나만의 방’을 만들었다. 직원들과 단절된 공간에 있는 것이 때때로 낯설고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시 독립된 공간이 주는 만족이 있는 법이다. 자신의 손길과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들로 채운 그의 방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우주’다. 그는 집중이 필요한 작업에 임할 때면 이 작은 공간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다. 이때는 반드시 턴테이블을 이용한다. LP 음반 한 면을 채우는 25분 전후의 시간을 그는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시간이라 말한다. LP 음반 한 면의 음악을 다 듣는 데 소요되는 25분이 가장 효과적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다 음악이 멈추고 고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턴테이블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조심스레 음반을 뒤집는다. 이제 바늘은 음반의 B면 위로 놓인다. 채 1분도 필요치 않은 짧은 순간일 수도 있다.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 조심스레 음반을 들어 올리고 얇은 속 커버와 앨범 재킷 안에 순서대로 넣는다. 손끝을 스치는 낡고 오래된 종이 냄새를 맡으며 다른 음반을 골라 턴테이블에 올리더라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잠재울 듯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은 작업의 몰입에 가속 페달을 달아주고, 수시로 사람 손을 필요로 하는 인간적인 기계는 그가 너무 깊은 생각에 빠져버리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주며, 그에게 짧지만 꼭 필요한 휴식과 환기가 되어준다. 음악은 공기 같은 것이라는 마영범 씨. 낮은 불빛과 음악으로 가득 찬 두 평 남짓 이 공간은 그에게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깊은 우주가 된다.
1970년대 영국에서 제작한 조던 와츠Jordan Watts의 도자기 스피커. 고등학생 시절부터 오디오와 음악에 심취했던 마영범 씨는 1970년대에 충무로 오디오 가게에서 이 제품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이후 이 스피커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깨지기 쉬운 도자기 재질이라 단종된 이후 남아 있는 물건이 별로 없었기 때문. 우연한 기회에 이화여대 조형대학 학장을 지낸 김영기 선생과 대화 중에 조던 와츠의 도자기 스피커 이야기가 나왔는데, 며칠 후 김영기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보내주셨단다.
마영범 씨의 제안 숨겨진 음악이 아름답다
사람들은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알 수 없는, 공기처럼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음악을 들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휴식과 치유를 얻고자 하는 공간에 음악을 담으려면 시각적으로 메커니즘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음악이 있는 한옥이나 다실을 꾸민다고 가정해보자. 조던 와츠의 도자기 스피커보다 더 아름답게 공간에 녹아드는 디자인이 또 있을까? 책으로 꽉 채워진 서재에서 책의 모습으로 숨겨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상상해보라.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가 즐비한 전문 음악실을 꾸미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의 공간에 음악을 더하는 것이라면, 오디오 기기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최대한 절제하는 것이 좋다.패브릭 디자이너 이선영 씨의 작업실
에너지가 충만한 나의 행복 비타민
1 원단 더미에 파묻혀 있는 듯한 이선영 씨의 작업실 풍경. 꽃밭에 누워 신선놀음을 한다 한들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표정일 수 있을까.
2 아담한 정원을 꾸며놓은 작업실 테라스. 아무래도 재봉틀 앞에 앉아 작업을 하다 보면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피로를 풀어줄 필요가 있는데 그때 이 테라스는 더없이 좋은 휴식의 장소가 된다.머리가 무겁고 몸이 찌뿌드드한 날이면 이선영 씨는 동대문 원단 시장으로 향한다. 이는 그가 아주 오래전에 스스로에게 처방해준 특효약이다. 원단을 처음 손에 잡은 것은 결혼 초기, 말 그대로 방 한 칸에서 살림을 시작했던 시절이다. 첫아이가 태어나고 아이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힐 요량으로 시작한 바느질은 의외로 그의 적성에 딱 맞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옷감 만지는 것이 좋았단다. 몇 년간 재봉틀 앞에 붙어살았더니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발휘하게 되어 2년간 아동복 디자이너로 일하기도 했다. 커가는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에 잠시 재봉틀과 이별을 고했던 시절에도 그는 여전히 원단 시장 골목을 누볐다. 머리가 무거워서, 그냥 바람이나 쐬려고…. 설득력 없어 보이는 이유를 달아가며 원단 구경을 다녔다. 베란다 한구석을 사용하다 거실을 침범하고, 작은 방 하나를 차지하게 되고, 마침내 집을 떠나 독립된 작업실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그 열정의 크기를 보았기 때문일까, 이선영 씨에게 독립된 작업실을 먼저 제안한 것은 그의 남편이다. 그를 원단과 재봉의 세계로 안내한 큰아이가 올해 스물두 살이니, 쏟아질 듯한 원단 더미로 그득한 작업실을 갖기까지 20년의 세월을 투자한 셈이다. 이선영 씨는 가족으로부터 독립된 공간을 갖게 되면서 ‘작업실을 작업실로 남겨둘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단다. 원단 작업은 먼지가 많이 생기고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해, 집에서는 무엇을 만들다가도 가족들이 돌아오는 저녁 시간이 되면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 그는 수천 종의 원단 조각으로 둘러싸여 재봉틀과 독대하는 이 시간이 정말 좋다.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펼쳐내는 열정은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이다.
(왼쪽) 특별한 의도는 없었지만 그의 작품에 새가 모티프로 자주 등장하다 보니 이제 트레이드마크가 되어가고 있다.
(오른쪽) 패턴이 있는 원단으로 제작한 단추. 세계 각지의 원단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선영 씨의 생각 남편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아이들도 자기 방을 필요로 하는데 남편인들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치 않겠나. ‘집이 좁아서’ ‘방 개수가 적어서’는 핑계가 되지 않는다. 공간은 심리적인 경계로도 구분될 수 있다. 오픈된 공간이라도 파티션 등을 이용해 경계를 만들고, 그 공간에 대한 가족의 존중이 뒷받침되면 된다. 아이들에게도 이곳은 아빠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아이들도 결코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다. 대가족이 함께 살던 옛날을 생각해보라. 밥상에서도 거실에서도 아무나 함부로 앉지 못하는 아버지의 자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