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다큐멘터리입니다. ‘50번 쌌어!’ 등의 사실적 표현을 통해 현재 한국의 사이비 종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선정성이나 대역 사용 등에서 조금은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실적인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오히려 ‘조작한 영상이다’, ‘원래는 피키니를 입은 것이다’는 등의 사이비 단체에 핑계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주장이 있었구요. 이 시간을 빌어 다시 한 번 용기 있게 증언해 주신 피해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넷플릭스 1위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를 연출한 조성현 PD 인터뷰가 지난 3월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개별 인터뷰 요청이 너무 많아 공개적인 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언론사 기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참여 기자를 사전에 등록하도록 하고 또 현장에는 10여 명의 보안 요원이 곳곳에 배치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모습들이 보였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조성현 PD는 먼저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사전 양해가 있었다.
“촬영, 편집, 더빙 등으로 전체 2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동안 200명 정도를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심층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작품을 진행하면서 몇 가지 힘든 점들이 있었습니다. 사이비 단체 신도들의 협박 등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피해자들이 증언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자취를 감춰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몹쓸 짓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선뜻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그분들을 설득하며 기다리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들어오는 협박보다는 말이죠. 특히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첫 화면에 등장한 피해자 메이플을 직접 인터뷰하기 위해 40일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보안에 대해서도 적지 않게 노력을 했구요. 만약 지상파 방송 스케줄에 맞췄다면 지금의 작품은 불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이 점을 많이 기다려줬습니다.”
조 PD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대표적인 것이 ‘씨즌 2’ 즉, 후속 편이 나오느냐에 대한 질문이라며 먼저 “구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한 번 시작한 것, 더 다루고 싶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소위 ‘메시아’처럼 불려지는 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몇몇 곳에 관심이 있습니다. 어느 곳이냐고 물어보신다면 지금 단계에서는 힌트를 드릴 수가 없고, 그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조용히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 작품이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될지 아니면 어디에서 연결되어 공개가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00여 명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조 PD는 기다렸다는 듯 담담하게 궁금해 하는 것에 답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부 신도들이 한 분이라도 더 동요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방송이 나간 이후 피해자들의 단체 SNS를 보면 탈퇴했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꽤 있더라구요. 제가 이 작품을 만들게 된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회 JMS 내용을 보고 더 이상 못 보겠다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끝까지 보시면, 아니 적어도 4편까지만 봐 주신다면 제가 왜 이렇게까지 작품을 만들었는지 아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사이비 단체를 기독교 쪽에서 찾은 이유 그리고 많은 사이비 단체들 중에 JMS, 이재록, 아가동산, 오대양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 조 PD는 “사이비 종교의 반인권적 행태가 가장 심각한 곳이 기독교 쪽이며, 위 4곳으로 보았다”고 언급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중 반인권적 행태가 가장 심하다는 곳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관련된 내용을 증언해 줄 수 있는 분들이 많은 곳도 이유 중 하나이지요. 특히, 아가동산에 대해서는 예전에 한 방송에 준비를 했다가 보도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듣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에 대해서 조 PD는 김도형 교수를 언급했다. 현재 단국대 교수인 김도형 교수가 JMS의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모습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도형 교수 아버지 인터뷰를 하고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아버지께서 아들 대신에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아버지는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죠. 아들이 아니라 자신이 대신 테러를 당했다고 한 것입니다. 저도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이들을 매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그 아버지의 말씀이 제가 이 작품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결정적인 이유를 낳게 했습니다. ” “방송된 부분은 사실 그 동안 취재하고 촬영한 부분의 1/10도 되지 않습니다. 많은 부분은 김도형 교수가 쓴 책 <잊혀진 계절 Ⅰ, Ⅱ>를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다루지 못한 부분들이 상당한 내용이 그곳에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는 우리 사회가 길러낸 괴물이라고 봅니다. 특히 여신도를 상대로 몹쓸 짓을 해 놓고 10년 형 정도밖에 벌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국 특히, 미국 같으면 종신형 더하기 20년 형이 나올 것입니다. 전자발찌를 차고도 계속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범죄자들에게는 안전한 나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너무 방관자의 자세를 취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우리 나라는 종교의 자유 국가입니다. 그것은 종교에 대한 책임이 따르며, 우리는 방관자의 자세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2세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이비 종교 내에서 태어난 2세들은 선택권이 없습니다. 소위 가스라이팅 당하기도 훨씬 쉽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다루지 못했던 내용들입니다. 그들의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