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를 마치고...
스쳐가는 꿈이길 바랐는데...
작은 고갯마루에 올라가니 아름다운 바다 풍경대신
우리를 방기는 것은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
설 마하는 맘에 뛰어 내려가 보니 은빛 백사장 대신 검은빛 백사장이
우리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애처롭게 구원의 손을 뻗습니다.

토하지도 못하고 검은 기름을 삼키고 오열을 하는 모래사장에
우리는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가져온 쓰레받기며 양동이, 포대자루를 이용해
오염된 모래를 걷어내고 무거운 모래포대를 짊어지고 운반합니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손과 발을 놀리며 "이것이 원상복구가 될까? 이것을 언제 다하누"라는
궁금증 이야기를 비웃기나 하듯이 암세포처럼 번져가던 검은 모래사장이
하얀 새살을 들어내며 우리들의 이마에 난 땀을 씻어주고 고마움을 전해줍니다.

동해안 영일만친구들 서해안 태안반도를 지키러 가다...
지난 12월 15일(토요일) 새벽4시 포항 시청 앞 광장
서해 기름유출 제거작업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는 평소 봉사를 하면서 만났던
친숙한 모습의 봉사자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오늘 제 눈에 비친 이 분들의 모습은 평소와는 달리 전투에 나가는
용사처럼 비장한 의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포항 시와 포항 시 자원봉사센터에서 긴급 모집한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자로
일반 자원봉사자 40명과 한동 대 대학생40명을 실은 버스 두 대는 어둠을 뚫고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그리고 진눈개비가 내리는호남고속도로
서해고속도로를 경유 6시간 만에 서해안 태안에 도착 했습니다.


바닷가로 가는 2차선 길과 송림숲 공터는 전국 각지에서 자원해온
봉사자들의 버스들로 가득 넘쳐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들도 버스를 주차하고 현지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방제복과 마스크, 장화, 장갑, 비닐장갑으로 무장 한 채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20여분의 거리에 있는 간이 해수욕장으로 이동 합니다.

비포장 길을 한참 달린 후 버스에서 내려 그곳 작업 통제소에서
다시 쓰레받기와 물통을 들고 20여분 거리에 있는 오늘 작업할 바다로 향합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가 산에는 장비를 동원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었고
새로낸 고갯길을 올라가자마자 기름 냄새가 진동 합니다.

서해안을 살리자
첫눈에 들어온 서해안은 죽음의 바다 그 자체였습니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흘린 검은 원유는 우리들을 경악하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헉..." "세상에나..." "말도 안돼..."
기름을 걷어내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자원봉사자들은 믿기지 않은 이 현실 앞에서도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95년 전남 여수 해안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 사건 때
유출량 5천 톤의 2배가 넘는다고 하니 그 오염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장비가 들어가지 못하고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는 바닷가에서
우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자분들 은 가져온 쓰레받기를 이용

포대자루에 기름으로 오염된 모래를 담고 남자 분들은 포대자루를 메고
기름이 땅바닥에 재투입하지 못하게 깔아 논 비닐포장 위에 옮겨 놓는 작업을 합니다.

누구 한사람 요령을 피우는 사람도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정성을 다하여
기름을 걷어 내고 있는 모습에 마음 한쪽이 짠해 져 옵니다.

불어오는 서해의 차가운 바람과 싸워가며 하나하나 오염된 부분을 제거해 나가다보니
오전에 맡은 작업량을 예상 보다 빨리 제거 할 수 있었습니다.

포항 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준비해온 따듯한 국으로 추위와 지친 몸을 녹이며
늦은 점심을 하고는 쉴 틈도 없이 바로 작업장으로 또 투입합니다.

삶에 현장을 순식간에 빼앗긴 어민들을 생각하니
누구하나 불평 불만 없이 바로 작업장으로 달려가 줍니다.

오후작업은 오전과는 달리 갯바위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포항 시에서 미리 준비해간 1톤가량의 헌옷가지와 현지에서 제공되는 부직포를 들고
일렬로 줄을 맞춘 채 갯바위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데 이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바위에 묻은 기름은 닦아도 제대로 닦이질 않고 닦고 뒤돌아보면
다시 바위 속에 스며들었던 기름이 베여 나와 흘러 고 있습니다.
큰 바위를 여럿이서 힘을 합쳐 뒤집어 보면
어김없이 기름이 엉 켜 덩어리가 된 채 고여 있습니다.

햇살에 반짝 반짝 닦아도 닦은 흔적도 보이지 않고 검은 빛을 내던 갯바위가
십시일반 우리들의 노력에 빛을 잃어가면서 본래의 모습은 아니지만
조금 나아진 듯한 둔탁한 색감을 줍니다.
밀물이 몰려와 작업을 중단한 오후 5시까지 6시간동안
휴식 없는 짧게 한 자원봉사지만 우리들 가슴속에 많은 여운과 느낌을 준 봉사였습니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1995년 여수 소리도 앞바다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이후
다시는 이 아름다운 해안을 오염 시키지 말자고 그렇게 다들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다짐해 놓고
또다시 천재가 아닌 인재로 그 당시 보다 2배나 많은 피해를 낸 태안기름유출사고..

안일하고 사소한 부주의가 준 이 엄청난 재해 앞에 서해안 어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입은 상처를 이제는 더 이상 외면 하지 말고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재 재해복구 메뉴 얼을 개발하고 투자해서 더 이상 이런 재해를 막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포항 영일만에는 1988년에 침몰된 유조선에 남아 있는
기름이 20년 가까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 합니다.
정부는 예산 등의 문제로 기름 회수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언론에서 보도하는데
이번 서해안 사고에서 보듯이 즉각 기름을 제거하지 않으면 또다시 큰 재앙을 면치 못할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끝으로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를 주선해 주시고 준비물을 챙겨주신
포항시와 포항시 자원봉사센터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른 새벽부터 버스에서 간간이 잠을 청하면서 달려가
휴식도 없이 기름을 만지면서 자원봉사를 마치고 오신 우리 포항 시 자원봉사자와
한동대 봉사단 여러분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서해안 개펄이 원상회복되어 활기찬 어부들의 노랫소리가
귓전을 울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2007년 12월 15일 황 동 립
첫댓글 함께 참여한 포항 스포터즈 황동립 회장께서 올린 게시물을 옮겼습니다. 오늘 kbs1라듸오 동해안 네트워크 투데이 포커스에서 3:20분 생방송으로 자원봉사 다녀 온 경과 및 내용을 인터뷰 합니다. 또한 12월 22, 23일 오전9시 오후 5시 pcb 포항방송 ch 6번에서 형산강 환경보고 재 방송이 있습니다. 관심갖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늘 환경에 관심 가지시고, 아낌없는 열정으로 봉사하시는 회장님 모습을 보니, 부끄럽네요.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맑고 밝은세상이 될 것입니다. 무자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 홧팅!
회장님 자원봉사자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포마에서도 시간을 내어 봉사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면.어떨까요??
너무 아름다운 분들 입니다. 감사 드립니다. 포항시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