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면 나는걷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터는 퇴계로5가 중구청앞
큰길을 건너서 한정거장 정도 걷다보면 한옥마을이 보이고
왼족으로 돌아서 커다란 기와지붕을한 커다란 한옥 대문이보이고
햇살을 가슴에안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서가면 눈앞을 가로막는 남산이보이고
단풍이 무르익어 떨어질 준비에 바쁜 이파리들은 나풀나풀 매달려있다
다리는 무겁고 가슴은 숨이차올라 왜 걷기를 시작했을까?
후회가 몰려올즈음엔 어느새 나는 남산둘레길로 들어섰고 흐드러지게 늘어선
나무들이 저마다의 고운색깔로 온갖자태를 뽐내고 묵묵히 서있는 남산은
서울은 어디로가고 깊은산속을 걷고있는 분위기를 창출해낸다
한시간정도 시간이지나면 내발걸음은 오히려 가벼워지고 걸음도 빨라질즈음엔
어느새 서울역이보이고 은행나무즐비하게 늘어선 내리막길로 내리달리면
만리동 언덕길로 허덕허덕 걷다보면 청파동 우리집앞
아 너무힘들어
에라 오늘은 왼족으로 돌지말고 곧장한번 걸어볼까나
뻐스가 달리는 큰길을따라 부지런히 걸으며 명동을 지나고 대연각 빌딩을 지나
큰길을 건너면 신세계백화점이 기다리고 자동차들의 수없이많은 소음도
발걸음에 맞춰가며 흥얼흥얼 남대문시장으로 섞이다보면
걷는건지 시장보러온사람들과 부벼대며 이리저리 걷는 재미도 솔솔
서울역이보이는 내리막길이 보이면 무거웠던 몸이 맥이풀려 축 늘어지는 느낌
그래도 이복잡한 서울 시내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중에 나는 행복한사람
남산을돌며 아니면 서울의중심 퇴계로 명동 남대문시장을 뚫고 몸으로 마음으로
꽤뚫을수있는 시간을 즐길수있음이 얼마나 소중한것인가?
자부심을 가져본다
힘든데 차타고 집에 언능가서 쉬지그래
사랑의 멧세지로 들으니
마음까지 상쾌하고 하루하루 내일상은 퇴근길 걷기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