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부터 국제 무대 진출이 금지된 러시아와 벨라루스 빙상 선수들이 다시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온라인 매체 rbc와 렌타루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일 두 나라 선수들이 개인 중립 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 자격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예선전 출전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두 나라 빙상선수들은 피겨스케이팅을 비롯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의 동계올림픽 예선전에 나설 전망이다.
러시아 선수들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입장 장면/사진출처: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텔레그램
ISU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동계올림픽 참가 경로를 마련하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참고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유명 선수들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을 거의 포기했다.
ISU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두 나라 빙상연맹은 내년(2025년) 2월 28일까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종목의 올림픽 예선전 출전 선수들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단, 종목별로 개인전에는 1명씩, 피겨스케이팅 페어와 아이스댄스에는 한 개 조가 출전할 수 있다. 단체전(피겨 스케이팅 팀 토너먼트와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격)은 나설 수 없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개인 부문에서 우승한 셰르바코바/사진출처: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텔레그램 채널
최대 관심은 역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3년간의 국제무대 공백을 딛고 세계 정상에 다시 설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특히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스캔들'로 추락하고, 은퇴 시즌에 접어든 기존의 러시아 '피겨 3인방'(베이징 금메달 안나 셰르바코바, 동메달 알렉산드르 트루소바, 세계선수권 우승자 코스트로나야)의 뒤를 이을 신세대가 어느 정도 실력을 보여줄 지가 주목거리다.
러시아 출전 선수들은 발리예바의 '도핑 스캔들' 사건으로 도핑에 관한 한 특별 검사도 받고, 샘플 분석도 해외에서 진행된다.
또 선수들은 ISU가 사전에 승인한 유니폼만 착용하고, 출신 국가를 드러내는 행위(국기, 국가 색, 군사적 상징 등)가 엄격하게 금지되며,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지지 혹은 연루 여부도 꼼꼼하게 체크된다.
러시아의 10대 피겨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도핑이나 전쟁 연루 가능성은 별로 없다. 올림픽 본선 출전여부는 순전히 실력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선두주자인 아델리아 페트로샨/사진출처:러시아 SNS인 VK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부문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는 여자 부문에서 아델리아 페트로샨(Аделия Петросян, 17세)이다. 페트로샨은 21일 끝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262.92점으로 2년 연속 우승했다. 이 점수는 세계 챔피언십(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일본의 카오리 사카모토(222.96점)와 유럽 선수권 대회 우승자 루나 헨드릭스(213.25)를 훨씬 앞지른다. 그녀의 뒤를 잇는 선수는 안나 프롤로바, 알리나 고르바초바 등이다.
남자 부문에서는 블라디슬라프 디키지(302.47점)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미국의 일리야 말라닌(333.76점)에게는 뒤지지만,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 프랑스의 아담 샤오 힘 파(276.17점)보다는 앞선다.
페어 스케이팅 부문에서는 아나스타샤 미시나-알렉산드르 갈리아모프 팀이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아이스댄스 부문에서는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이반 부킨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세계 정상과는 격차가 좀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