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 충남 서산 개심사(開心寺)
4월 7일(수요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을 맞아 우리 가족은 오전에 인근 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밤늦게까지 서울과 부산 시장(市長) 투표결과를 TV를 통해 시청했다. 선거결과는 야당(서울 오세훈 57.5%, 부산 박형준 62.6%) 후보가 여당(박영선 39.2%, 김영춘 34.4%)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 말을 실감하였다.
4월 8일 화창한 봄날을 맞아 아내와 함께 막내딸(꽃그림 화가)이 운전하는 승용차편으로 충청남도 서산시 소재 개심사(開心寺)를 방문했다. 우리 아파트에서 오전 10시 30분경에 출발하여 마포구청과 성산대교를 거처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서해대교를 건너 오후 2시경에 서산 개심사에 도착하여 사찰 인근 식당에서 산채비빔밥과 땅두릅(Aralia shoots)부침개를 맛있게 먹고 만개한 벚꽃을 감상하면서 개심사를 찾았다.
전라남도 무안군(죽림JC)과 서울특별시 금천구(금천IC)를 연결하는 서해안고속도로는 총 연장 340.8km로 국내에서 3번째 긴 노선이다. 서해대교(西海大橋, Seohae Grand Bridge)는 본격적으로 서해안(西海岸)시대를 연 서해안고속도로의 백미(白眉)와 같은 교량으로, 기술적으로는 우리나라 사장교(斜張橋, cable-stayed bridge)의 모범을 제시한 대표 케이블 교량이다.
사찰을 찾으면 제일 먼저 만나는 문이 일주문(一柱門, one pillar gate)이며, 이 일주문부터가 부처님의 세계이다. 이제까지 머릿속에 지니고 있던 중생(衆生)의 생각이 이 문턱을 넘으면 사라지고 오직 보살의 대승(大乘)의 마음만 지니라는 뜻으로 일심(一心)의 일주문이다. 일주문은 두 개의 기둥을 옆으로 세워서 지붕을 얹은 독특한 구조의 집이다.
일주문을 사찰의 입구에 세우는 의미는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음을 알러주고 위한 것이다. 일주문 지붕은 대부분 다포로 화려하게 꾸며져 하늘위에 떠 있는 천상의 집을 사바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일주문 전면의 현판(懸板)은 주로 사찰이 속한 산의 이름과 사찰 이름을 나타낸다. 개심사의 일주문 현판에는 <象王山開心寺>라고 적혀있다.
상왕산(象王山)에 관한 기록에 따르면 여러 짐승들 가운데 코끼리(象)가 가장 힘이 세고 으뜸이니 코끼리에 빗대어 당시에 힘이 있는 자를 상왕(象王)이라고 칭한 것과 산 이름이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상왕산 일대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중생대(中生代, Mesozoic era) 쥐라기(Jurassic) 대보화강암(大寶花崗巖)이다. 주위에 고풍저수지를 비롯하여 용현자연휴양림 등 자연 위락 시설이 있다.
상왕산 자락에 위치한 ‘마음의 문을 여는 절’인 개심사(開心寺)는 충청남도 4대 사찰 중 하나로서 백제시대에 혜감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7인의 선지식 출현으로 개원사에서 개심사로 개명하였다. 대웅전(大雄殿)의 기단이 백제 때의 것이고 현존 건물은 1475년에 산불로 소실된 것을 1484년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은 창건 당시의 기단(基壇, stylobate)위에 다포식(多包式)과 주심포식(柱心包式)을 절충한 건축양식으로 그 축조기법이 미려하여 건축 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개심사는 산사와 어우러지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곳의 벚꽃은 특별하여 네다섯 겹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뭉친 모양이 생화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름도 겹벚꽃 또는 왕벚꽃이라고 불린다. ‘겹벚꽃’은 백색과 연분홍, 진분홍, 옥색, 적색 등 5가지 색을 띠고 있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2주 정도 개화 시기가 늦어 4월 말-5월 초 사이가 가장 아름답다. 이에 개심사 겹벚꽃이 필 때면 해마다 꽃구경 인파로 붐빈다.
필자는 아쉽게도 만개한 겹벚꽃은 볼 수 없었지만, 일반 벚꽃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저녁 6시경에 귀가했다. 즐겁고 유익한 ‘가족 봄나들이’였다.
<사진> 충남 서산 개심사(開心寺)
글/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9 April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