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호(慈湖) 양(楊)씨가 말하기를 "자사와 맹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잘못의 근원이 같다." 하였다.
그러나 자호가 "정(靜) 중에서 깨달은 것은 텅 비고 고요하며 아득하여 끝이 없다." 하고 스스로 서술했으니, 이것은 바로 자사가 말한 희로애락이 일어나기 이전의 기상인 것이다. 그런데 자사의 이 말을 불교의 이치로 자세히 궁구했기 때문에 "아직 공겁 이전의 자기가 아니다." 하고 말했거니와, 만약 유종(儒宗: 유교)의 경우라면 훌륭하게 공씨의 심법(心法)을 얻어서 그 말이 지극히 정미하고 지극히 당연하다 할 만하다.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자호가 이를 거부하는지 모르겠다.
자호가 이미 공씨를 존중하여 도학을 주장해 왔으면서 여전히 자사를 허물하고 있는 것은 부자(夫子: 공자)도 본받기에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니, 그렇다면 누굴 본받고 배우려는 걸까?
만약 자호가 부처님의 뜻을 깊이 깨달아서 그렇게 했다면, 반드시 유교와 불교의 같고 다른 점에 대하여 직언극론(直言極論)하여야 한다. 이 말을 애매하게 섞어서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한 것을 보지 못했으니 자호의 평가는 근거가 없는 듯하다.
첫댓글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기 이전?
나무아미타불 _()_
깊이 읽고 또 읽어봐야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