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정에서 점심 먹고 개천을 따라 도서관을 찾는 나)
나는 하남 시청 바로 옆에 산다. 심심하면 앉아 노는 덕풍천의 나무밑이 바로 곁이다.
도서관이 시청 안에 있다. 그러니 내 집 나서면 도서관은 5분 거리 헬스로 취미 활동하는 주민센타도 5분. 피아노, 요가 배우는 복지관도 5분 거리에 있다.
좀 멀게 잡아 검단산이 20분 거리 미사리강 줄기인 한강이 역시 20분 거리다.
그리고 밥하기 싫어 드나드는 노인정이 20분의 거리라 개천을 따라 걷는다. 나 살기엔 최상의 조건이다.
노인정에서 도서관 가는 길은 두 갈래로 개천에 물과 백로를 보며 걷기도 하고 뚝방 위에 푸른 나무곁을 걷기도 한다. 어느길이건 아름다운 5월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앙징스런 신록이 잎맥의 뼈대를 키웠다. 연록색에서 청록색으로 가는 과정이 신비롭다 했더니 어느새 초록물결이 넘실거린다. 살찐 잎이 만든 그늘이 짙었으며 땅 평수도 쾌나 넓혔다.
오후 1시쯤 도서관의 내 자리는 개천이 내다 보인다, 잘 닦인 유리창에 은빛 햇살이 어른 어른하는 것이 새가 날개를 파닥거리는듯한다.
난 책을 연다. 이 나이에 집중력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간간이 주위의 책 읽는 분들의 영향으로 잠깐이나마 조용히 책장을 넘겨본다.
주위는 책에 묻힌 젊은이들과 잠깐이나마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잠깐씩 눈을 들어 앞을 내다 본다.
햇살이 발장구 치며 미끄러져 흐르는 물 위에 바글바글 끓는 물씨알의 알갱이 알갱이인 윤슬이 보석이 되어 반짝이며 빛을 낸다.
"사르르 사르르" 일률적으로 목고개를 까딱거리고 창문 앞에서 춤을 추는 나뭇잎들은 사이 사이 비치는 햇살로 각각의 초록 색상으로 어우러진 강물처럼 隆隆히 흐른다.
난 천리 만리 다니며 즐겼던 좋은 절경은 추억 속에서 간간이 꺼내 보고 지금은 이 장면만으로도 아쉬움이 없다.
난 이런 일상적인 환경이 항상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다부지게 마음을 먹는다.
건강을 위해 헬스장에서 헬스를 일주일에 한번쯤 요가를 더 늦은 노후를 위해 지금은 힘들어도 피아노를 계속 만질것을 스스로 약속한다. 물론 잠깐이지만 매일 도서관도 드나들자
그래도 거제도, 저도 갈 것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내 마지막 먼 길 여행이라 생각하고 포기할 생각이 없다. 단 몸의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아 걱정을 하며 상태를 지켜본다.
지금 나한테 까맣게 먼길 여행을 가려고 하는 것이 노욕인가? 하지만 지금 온 천지는 해가 왈콱 왈콱 쏟아 내는 덩어리 덩어리가 전부 꽃, 색, 빛인 것을...
이 5월에 바다를 보고 만지고 풍덩 빠져보고 싶은 것이다. 얼마나 가슴이 시원할 것인가.
정말 꿈 속에서 보듯한 이 5월에 쪽빛 바다를 에메랄드 보석 빛 바다와 하나 되고 싶다.
아침이다. 난 웬일인지 5월의 하루 이날을 장식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맑은 창밖을 보며 아름다운 시를 선택해 큰소리로 낭송한다.
'오오 눈부시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도 들은 웃는다. ' 괴테의 오월의 노래다
초라하고도 작은 방이 어느새 새벽 숲의 옹달샘에서 하얀 물줄기가 뿜어내듯 싱그러움이 감돈다.
방 안에 등이 만든 은슬로 물걸레질한 방바닥이 아른아른한다. 기분이 상쾌하니 내 마음의 아침은기쁨이 넘친다.
아마도 아주 먼 우주에서 이 지구를 바라보면 지금 내 방이 비록 아주 작지만 제일 수정 같은 맑은 별이 되어 빛을 낼 것 같다.
싱그러운 오월의 아침 새벽 별이 외운 시는 나뭇 잎 나뭇잎 사이 사이로 흘러 이 오월의 흥취를 더 할 것 같다.
|
첫댓글 글을 너무잘쓰시네요
작가이신가요?
하루의 일상을 어쩜
이렇게 맛깔스럽게 쓰시는지 ㆍ
선배님, 감사합니다~고운 글 잘 보고 갑니다~
낭만 선배님의 글은 생활 자체 입니다 선배님처럼 삶을 청순하고 소박하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글에 스며듭니다.
건강하세요.
이른 아침에
눈을 떠 보이
05시 30분
폰을 꺼내어
들여다 보다가
울 낭만 칭구의 글을
잠이 들깬 체,
한 쪽 눈으로 부시시
들여다 보다가
와!,, 장문의 글을
이렇게나 작가의 맴으로
토해내다니
깜놀 했구만 그려,
정모에서 만나면
정갈하게 말을 하는
모습은 느끼고 있었지만
세상에 어디 이런
나를 깜놀하게 만드는
낭만 칭구의 글에서
나를 초라하게
작아지는
맴이 드네 그려,
암튼,
바둑방 기원에 나가 돌을 만지고
시간을 보내지만
보약같은 칭구가
부럽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 같아
존경하는 맴으로
멀리서나마 박수를
보내 드리리다,
오늘도
멋지게, 맛나게
하루를 출발 합니다
한 번 더,
박수를 보내리다
파이프 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