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에서 버블 붕괴, 금융위기, 슈퍼엔고, 고령화에 인구 감소까지
<뉴스위크> ‘세계 최고 인물’ 6위, <블룸버그마켓> ‘최고 인물 50인’ 시라카와 미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가 토로하는 일본 경제 격변의 30년
버블 경제와 붕괴, 금융•부채•외환위기•경기 침체•고령화와 저출산, 대지진 등. 지난 30여 년간 일본은 경제•금융•통화•재정에서 성공과 실패, 위기와 극복을 거듭해왔다. 그들의 이 생생한 경험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과 통찰을 주는가?
우리는 일본의 위기와 경험을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글로벌 경제 패권을 다투던 화려한 시절
195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일본 경제는 엄청난 번영을 구가했다. 1970년대 초까지 두 자릿수 고도성장, 1980년대에도 연평균 3.8퍼센트 안정 성장을 이어갔다. 반도체, 자동차 등은 미국을 능가했고, 일본식 경영 시스템은 전 세계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 미일 경제 관계는 글로벌 패권을 다툰다는 점에서 오늘날 미중 관계와 비슷했다. 양호한 거시경제, 산업 경쟁력 향상, 경상 수지 흑자 확대, 일본 은행들의 강세 등으로 일본 국민과 기업의 자신감은 그야말로 드높았다.
역사상 최대 버를 경제와 붕괴 그리고 금융위기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버블 경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으며 현대사에서 유래가 없었다. 1986~1990년 연평균 성장률은 5퍼센트, 1988년에는 6.4퍼센트로 정점을 찍었다. 닛케이 지수는 1985년 9월 20일 1만 2660포인트에서 1989년 마지막 거래일에 사상 최고치인 3만 8915포인트를 기록, 불과 4년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당시 시가 총액 기준 글로벌 기업 상위 10개 중 7개, 상위 20개 중 14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지나친 낙관적 기대와 금융기관의 공격적 대출로 발생한 버블경제는 1990년대 초부터 붕괴하기 시작해 1997년부터 1998년 사이 심각한 금융위기가 닥쳤다.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1990년 5.1퍼센트에서 1993년 0.3퍼센트로 무너졌다. 닛케이 지수는 1992년 최고치의 60퍼센트 이상 폭락했다. 땅값은 2002년 최고치의 10퍼센트 수준으로 급락했다. 금융기관의 부실 대출 규모는 1992년 42조~53조엔에 달했고, 금융위기의 최종 비용은 100조 엔을 넘어섰다.
잃어버린 10년 또는 수십 년의 도래
버블 붕괴 이후 일본 경제는 흔히 ‘잃어버린 10년’ 또는 ‘잃어버린 수십 년’으로 묘사되는 전반적인 저성장에 빠져들었다. 일본 경제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는 디플레이션과 엔고가 지목되었다. 이에 따라 2퍼센트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하고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펼쳐야 하며, 그러기만 하면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다. ‘디플레이션 탈피’ ‘엔고 방지’ ‘대규모 양정 완화’는 지배적 ‘서서’ ‘시대의 공기’가 되었고, 2013년 아베노믹스의 ‘양적•질적 금융 완화’로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이 거대한 통화정책 실험의 실제 효과는 미미했다.
일본화와 일본 경제의 교훈
39년간 일본 중앙은행에서 일하고 그중 5년간 총재로 재임하며 일본의 통화정책을 이끈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을 중심으로 지난 30여 년간 세계경제의 중요한 사건과 위기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 해부해낸다. 2000년대 대안정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부채위기, 2010년대 동일본 대지진과 아베노믹스까지 이어지는 이 도도한 대하드라마에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역사적 장면과 저자의 솔직하고 심오한 성찰이 가득하다. 일본 경제 사례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대표되는 이른바 ‘일본화’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 많은 선진국에 바로미터와 같다. 특히 최근 심각한 경기 침체와 고령화, 저출산을 겪고 있는 한국에 크나큰 통찰과 교훈을 준다.
저자 시라카와 마사아키는 일본의 중앙은행가이자 경제학자다. 30대 일본은행 총재를 역임했으며, 현재 아오야마가쿠인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내용이 방대하고(744페이지 분량) 경제 전문 용어가 많아 어렵다. 요약 중심으로 발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