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하루 일을~끝~마치고서~
집에가면병신오브더병신이되어잘때까지찌질거려주겠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을 호되게 앓으며 흥얼흥얼~골목 어귀로 들어서는데
건너편 건물의 주차되어 있는 봉고 밑에서 샛노란 눈동자 두 개가 두둥실 떠올랐다.
아~이 감시당하는 찌릿한 쾌감! 날 좀 더 집요하게 핥아줘~끈적한 시선 오우 붸이붸~
차량 밑에서 몸을 잔뜩 옹송그리고 있을 고양이를 그리며 투박한 걸음걸이를 조심스럽게 바꾸었다.
어둠속에서 발하는 호박색 눈동자는 내 발자국소리에 맞춰 불안하게 깜빡이다
이내 타이어 옆으로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었다.
5개월 정도 됐을까 하는 작은 체구의 흰 고양이었다.
자그마한 머리통을 빠곰히 내밀고 나를 올려다보는 고양이는 가로등의 환한 불빛에 금세 칼눈이 되었다.
내 외모에 반감이 생겨 동공이 좁아진 건 아닌 것 같았다.
월요일 늦잠에 컨디션도 최악이라 몰골이 등신도 이런 상등신이 없었지만......
어쨌든 아니라고 믿고 싶다.
사람과의 마주침을 달가워하지 않는 일반적인 길고양이와는 달리
요 자그마한 흰 고양이는 되레 사람의 인기척에 모습을 드러내고 말간 눈을 내보였다.
피죽도 못 먹은 얼굴로 니야~하고 울어대는걸 보고 있으려니
집구석의 미친 고양이가 생각나면서 가슴이 짠해졌다.
<비쩍 마른 길고양이를 상대하고 집에 들어가 불을 켰더니.....웬 놀부 마누라 같은 냔이!!ㅋㅋㅋㅋㅋ>
이 개또랑이 띱딱구는 지난주에 체중을 8키로 찍었지.
다이어트 워 시즌 5에 참가시키고 싶을 정도야.
평생을 한정 된 공간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또랑이는 자유를 잃는 대신 안락한 삶을 유지할 수 있고,
그와 반대로 세상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닐 수 있는 길고양이들은 자유를 얻는 대신 굶주림과 문명의 냉대를 감수해야만 한다.
어느 쪽이 더 불행하고 아니고에 대해서는 쉽게 판가름내기 어렵지만
확실한건 불행 또는 행복의 척도가 모두 인간으로 인해 바뀌고 또 결정되고 있다는 거였다.
초반 쉬이 얼굴을 드러내던 좀 전의 태도가 거짓이었던 양 고양이는 주변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차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이리 나와~무서워 말고 내 손을 잡으렴~
내 금방 집에 들어가 사료 한 사발 대령해드리오리다.
내가 첫인상은 좀 껌 씹는 동네 양아 간지가 넘치지만
막상 알고 보면............그래. 사우론 급이야. 세상을 위협하지.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아무튼 도망가지 말고 여기 꼼짝말고 있어.
문워크로 본래의 자리로 찾아 들어가 앉은 고양이에게 알아듣지도 못할 당부를 전하고는 쏜살같이 집으로 텨들어갔다.
만져줘~주인냔아~
나의 퇴근을 기다렸다는 듯이 불을 켜자마자 바닥에 쓰러지는 또랑이를
형식적으로 몇 번 쓰다듬어 주고 사료통을 열었다.
그리곤 손에 집히는 그릇을 들고 대충 퍼 담아 집을 나섰다.
다행히 고양이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게 아니었는지 자리를 뜨지 않고 얌전히 차 밑을 지키고 있었다.
뭐 고양이 입장에선 웬 동네바보가 혼자 주절주절 웅얼대다 제 갈길 간 것 것쯤으로 상황을 넘겼는지도 모르겠다.
<몇번의 사료 셔틀로 내 손길에 익숙해진 길고양이님.>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사료통을 살살 흔들며 집 앞 울타리 쪽으로 고양이를 유인했다.
차량 밑에 사료통과 물을 넣고 지켜볼 수도 있었지만 멀리서 얼핏 보면
타이어 좀도둑 같은 모냥을 그리고 있었던지라 한적한 공간으로 고양이를 끌어냈다.
생긴 것도 타이어 완전 잘 훔치게 생겼는데 그런 쪽으로 오해를 받아 묵비권을 행사해야 하는 건 딱 질색이었다ㅋㅋㅋ
사료 통을 바닥에 놓자마자 고양이는 통에 머리를 처박고 전투적으로 찹찹거렸다.
얼마나 굶은 건지 척추 뼈를 하나하나 셀 수 있을 정도로 야위었고 또 그만큼 체구도 작았다.
세상의 모진 풍파를 요 자그마한 몸으로 다 받아내고 있었구나. 가엽지만 한편으론 기특한 마음도 들었다.
사료에 취해 요란하게 들썩이는 등을 가만가만 쓸어내리며 녀석이 식사를 마칠때까지 옆에 앉아 주변을 정찰했다.
밥 먹고 있는 상대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큼 뻘쭘한건 없기에 적당한 때를 봐서 중간에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녀석은 사료를 씹으면서도 연신 주변을 살피고 순간순간 몸을 작게 말았다.
차량 밑, 나무, 전봇대 등 가림막이 없는 세상으로 나온 고양이는 아주 자그마한 움직임에도 불안해했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는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소음들이 그때만큼은 지나치게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멀찍이서 들리는 차 시동 거는 소리, 오토바이의 경박스런 클락션 소리,
성인 남성의 다급한 구두굽 소리, 건물 현관을 여는 번호키 소리, 여중생의 재채기 소리 등등
세상의 모든 인위적인 소리는 고양이들에겐 견제의 대상이었다.
동물로 태어난 이상 주변을 관찰하고 경계하는 것은 지극히 그네들만의 당연한 본능인데
고양이의 작고 얄팍한 등을 마주하고 있어 그런지
괜히 못된 주인의 눈치를 보고 있는 아무개씨의 가련한 인생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긴급출동 SOS 좀 그만 봐야겠다.
고양이가 식사를 하는 20분간 난 무료함을 이겨내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는 개미들의 대열을 흩뜨려놓기도 하고,
휴대폰 달력으로 2015년까지의 공휴일을 가늠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와 고양이에게로 몰리면
당당함이 넘치는 표정을 짓고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였다ㅋㅋㅋ아주 아련하게ㅋㅋㅋ
저 산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 있어 하는 얼굴로ㅋㅋㅋ
출처-잉여인간 또라이짱 블로그
첫댓글 글은 참 감동적인데 출저는...좀...ㅋㅋ
이분이 네이버 웹툰에 나오시는 실사판이신건가..... 그.....뭐지 제목이?
악!! 님 남자이길 바랬음 남자이길 바랬다고요!!!!! 왕 쥰나 훈남이당!!!! 했는데!!!! 동영상 마지막에 여자목소리라니!!!! 님은 나에게 모욕감을 줬음 으헝 ㅠ
고양아 할때 일부러 하이톤???? 여자목소리? 내신거 아닐까영?ㅋㅋㅋㅋㅋㅋ
이분 여자분이실걸요 ㅋㅋ~
열아홉스물하나요!!!ㅋㅋㅋ
우왕ㅇㅇㅇㅋㅋㅋㅋ 그거 진짜 재밌는데!! 훈훈해요 *0*
.............남자이길바랬어여.....................흑흑흑
여자분이심 ㅋㅋㅋㅋ
보니까 집고양이였던거 같은데요 ㅜㅜㅜ 사람손 잘 타는거 보니까 난 촌사람인데 순수 아기 길고양이 키운적 있는데 만지는데만 이주 걸렸어요 ㅋ,,,,
저는 저번에 길고양이 밥주다가 동네 아주머니 한테 욕 먹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양이가 뭐가 나쁘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뉴ㅠㅠ
저도 건물 주차장에 맨날 오는 길고양이한테 밥주는데 ㅋㅋ 이제는 그 고양이 골목 지나갈때 휘파람 불면 알아보고 막 달려와요 앞에와서 밥달라고 야옹야옹거리고 근데 Kim연아님처럼 저건 집고양이였다가 길잃은거 같아요 ㅠㅠ 저도 밥주는 고양이 한번 만져볼라고 했는데 아주 널을 뛰면서 도망가던데 ㅋㅋㅋㅋㅋㅋ 요샌 아예 참치를 집에 재 놓고 주차장 올때마다 까주곤함 원래 애기두마리도 있었는데 독립했는지 요샌 어미만 다니더라구요 ㅋㅋ 길고양이한테 잘해줍시다ㅠ.ㅠ
훈훈한데다 유머가지 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2222222222222 이글에 찬성
저희 집 골목골목 마다, 차 사이사이마다 고양이가 사는데 아직까지 밥을 준 적은 없어요 ㅠㅠ 괜히 미안하고 그러는데... 만약 밥 주고 그렇게 된다면 이 글 꼭 명심할게요!
남잔줄 알았는데 반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기르던거 같은데........마지막 그르릉 ㅠㅠ 휴.. 저렇게 삐쩍말랐다니...ㅠㅠ
그리고 고양이가 안보일때까지.. 혹은 죽을때까지 사료 주실꺼 아니면 첨부터 안주는게 좋아요...
글쓴이 분이 끝까지 저 흰냥이한테 사료 줬으면 좋겠네요. 저렇게 매일매일 같은장소로 나오는거보니... 저분이 까먹고
안가면 그 고양이는 쓸쓸히 구석탱이에 몸을말고 기다리겠죠 ㅠㅠ 안오면 굶는거고.... 제발 무심하게 한번 착한일해야겠다 ~ 하고 단한번만 사료주실꺼면 아예 주지마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