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스미스 그림책|김지은 옮김|책읽는곰 펴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그리는 두려움과 희망, 그 너머의 기억
커커스리뷰 최고의 어린이책 · 퍼블리셔스위클리 최고의 어린이책 · 뉴욕공립도서관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책
새집에서 보내는 첫날,
엄마와 아이는 지난 추억을 하나둘 끄집어냅니다.
들판으로 놀러 간 날, 처음 자전거를 탄 날, 폭풍우가 치던 날….
작은 등불 같은 기억들을 더듬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 옵니다.
아이는 아침 해가 비치는 거리를 내려다보며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순간도 웃으며 기억하게 될 거라고요.
서지 정보
대상 : 3세 이상|페이지 : 48쪽|제본 : 양장본|가격 : 15,000원
판형 : 228x254㎜ |ISBN : 979-11-5836-460-1 (77810)
펴낸 날 : 2024년 5월 9일|분류 : 유아 > 그림책 > 창작 그림책
주제어 : 기억, 추억, 가족, 사랑
교과 연계 : 국어 2-1-3 마음을 나누어요|국어 2-1-8 마음을 짐작해요|도덕 3-1-1 나와 너, 우리 함께
도서 정보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며 아동 문학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우리 시대 젊은 거장 시드니 스미스의 신작. 아이와 엄마는 침대에 누워 지난 추억을 하나둘 끄집어낸다. 세 식구가 함께 들판으로 나들이 갔던 날, 자전거를 배우다 건초 더미 위에 넘어진 날, 폭풍우로 정전이 되었던 날…. 작은 등불 같은 기억을 더듬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 오고, 햇살이 아이와 엄마를 포근하게 감싼다. “이것도 기억하게 될까요? 아마 이렇게 말하겠죠.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어요. 우린 잘 지낼 줄 알았으니까요.” 잠든 엄마를 바라보며 아이는 나직이 속삭인다. 새집에서 맞이하는 아침, 도시는 붉게 물들어 가고 아이와 엄마는 서로를 껴안은 채 잠이 든다. 가족에게 찾아온 변화, 그에 따른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
엄마와 아이가 서로에게 건네는 아늑하고 고요한 위로!
어스름한 달빛이 방안을 비추고, 아이와 엄마는 잠자리에 눕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추억을 하나둘 끄집어내지요. “기억나니?” 엄마는 아이에게 묻습니다. 아빠, 엄마, 아이, 셋이서 아무도 없는 들판으로 나들이 갔던 날이 기억나는지를요. 아이는 한 움큼 따서 엄마 아빠와 나누어 먹은 산딸기가 정말 달콤했다고 대답합니다. 이번에는 아이가 엄마에게 “기억나요?”하고 물어봅니다. 생일날 아빠가 불러 바깥으로 나갔더니, 엄마가 생일선물로 자전거를 안겨 준 날이 기억나는지를요. 엄마는 혼자 가 보라고 잡은 손을 놓자마자, 아이가 중심을 잃고 푹신한 건초 더미 위로 쓰러져 깔깔대던 일이 기억난다고 대답합니다. 엄마와 아이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폭풍우가 쳐서 온 집안에 정전이 되었던 날, 집을 떠나 트럭에 짐을 싣고 고속 도로를 끝없이 달렸던 날까지요.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동이 틉니다. 아이는 창문을 열고, 따스한 햇살을 마주하지요. 그리고는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버스와 빵 굽는 냄새를 풍기는 길 건너 빵집, 도시 위로 떠오르던 해를 바라봅니다. 언젠가 이 순간도 아름답게 떠올리게 될 거라고 스스로를, 그리고 엄마를 다독이면서 말이지요. 어두웠던 도시를 붉게 물들인 햇살은 이제 엄마와 아이를 포근하게 감쌉니다.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는 ‘기억’
《기억나요?》는 시드니 스미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가족의 변화, 그에 따른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을 가족이 함께했던 따뜻한 기억에 기대어 넘어섰던 일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림책으로 풀어낸 것이지요. 아이의 시선으로 펼쳐 보이는 지난 추억은 따뜻하지만, 어딘가 애잔한 구석이 있습니다. 들판으로 나들이를 가서 산딸기를 따 먹은 날, 처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날, 엄마와 나란히 서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창밖을 바라보던 날, 아빠가 건네준 곰 인형과 함께 집을 떠나던 날까지 이어지는 추억은 행복과 슬픔, 끝과 시작이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새집에서 보내는 첫날, 아침 햇살이 집 안을 비추자 미처 풀지 못한 이삿짐들이 보입니다. 들판으로 나들이 갔던 날 썼던 파란 담요와 소풍 바구니, 생일선물로 받은 빨간 자전거, 옛집을 떠나던 날 챙겨 온 곰 인형…. 이제 엄마와 아이, 둘뿐이고 세 식구가 추억을 쌓은 옛집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했던 기억만은 여전히 두 사람 곁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기억은 아이가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을 기대와 희망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감정이나 관계,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함께여서 좋았던 기억까지 지금 느끼는 미움이나 원망, 회한으로 덧칠할 필요는 없지요. 엄마가 하필 지금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불러와 아이와 나누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도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언젠가 지금 이 순간도 기억하게 될 거라며 스스로를, 또 엄마를 다독이는 것이지요.
우리 시대 젊은 거장 시드니 스미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은 아동 문학계에 중요하고 지속적인 공헌을 해 온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시드니 스미스는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아동 문학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우리 마음에 드리운 빛과 어둠을 시각화해 보여 주는 데 빼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입니다.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 커다란 도시를 헤매는 작은 아이의 불안과 안도를(《괜찮을 거야》), 말더듬이 아이의 움츠러든 자존감과 회복을(《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할머니에게 생명의 빛을 돌려주고 싶은 아이의 절절한 마음을(《할머니의 뜰에서》), 그리고 상실감과 두려움을 넘어서는 기억의 힘을 배워 가는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기억나요?》)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사용한 그림으로 우리 앞에 펼쳐 보입니다. 그가 그림에 담은 환하고 따뜻한 빛은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까지도 빛으로 충만하게 만들지요. 그 빛의 세례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드니 스미스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게 된 까닭을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드니 스미스는 아직 지나온 길보다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은 젊은 작가입니다. 《기억나요?》도 《괜찮을 거야》에 이어 두 번째로 쓰고 그린 책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글에 그림을 그린 책이든, 직접 쓰고 그린 책이든 늘 독자를 기대하고 설레게 만드는, 그리고 늘 그 기대와 설렘에 값하는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시드니 스미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괜찮을 거야》를 쓰고 그렸으며, 《어느 날, 그림자가 탈출했다》, 《할머니의 뜰에서》,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거리에 핀 꽃》, 《바닷과 탄광 마을》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에즈라 잭 키츠상,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캐나다 총독문학상에 이르기까지 빼어난 그림책에 주는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김지은
서울에서 태어나 좋은 어린이책을 읽고 평론을 씁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학생들과 더불어 그림책과 아동청소년문학을 연구합니다.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 《어린이, 세 번째 사람》을 썼으며,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을 함께 썼습니다. 그래픽노블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그림책 《괜찮을 거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할머니의 뜰에서》, 《어느 날, 그림자가 탈출했다》, 《무엇이든, 언젠가는》, 《꼭 너를 위한 책이야》, 《모두가 나였어》, 《도시에 물이 차올라요》, 《사랑 사랑 사랑》, 《인어를 믿나요?》, 동화 《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