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協 '개인회생' 본격지원 나서
본사 후원 '전국순회 무료설명회' 성황이뤄
뇌병변 장애 임모씨등 2명 첫 대상자 선정
극빈 신불자에 무료 지원 서비스 확대키로
대한법무사협회(회장 박경호ㆍ이하 협회)가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 신용불량자(신불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개인회생 및 파산 무료 지원에 나섰다.
전국 360만명에 이르는 신불자 갱생을 위해 협회가 주최하고 서울경제와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개인회생 및 파산제도 전국 순회 무료 설명회’에서 무료 서비스의 수혜 대상자가 처음으로 선정됐다.
협회는 앞으로도 순회 설명회를 지속하며 무료 지원 대상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무료 혜택의 주인공은 산업 노동자로 일하다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뇌병변ㆍ정신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임모(57)씨와 일용직 소득과 정부 보조금으로 가까스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미혼모인 임모(25ㆍ여)씨 등 2가족.
협회는 지난달 설명회를 시작하면서 채무자들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월 소득 80만원 이하인 극빈 신불자에 대해 무료로 개인회생 및 파산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두 가족은 모두 지난 22일 한국일보 강당에서 성황리에 끝난 첫 설명회에 참가, 상담을 통해 법적으로 부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근재 법무사는 “두 가족이 법적 절차를 통해 빚의 덫에서 헤어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당장 개인회생ㆍ파산 서비스 수수료가 없어 신청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딱한 사정을 감안해 무료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뇌병변을 앓고 있는 임씨는 지난 2001년 산업현장에서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만만치 않은 병원비를 대느라 신불자로 전락한 경우. 1남 2녀를 두고 있는 임씨는 병으로 눕기전 IMF로 실직당하기도 했지만 식당에 다니는 아내 소득에다 아이들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병마의 대가는 혹독했다. 생사 고비는 넘겼으나 회사 무성의로 산재보험 혜택은 물 건너 갔고 늘어만 가는 병원비를 감당못해 카드와 은행에 손을 빌리면서 부채는 7,000만원으로 불어났다.
부인이 식당에 나가 벌어오는 80만원의 소득으로는 부채는 커녕 이자 상환도 못했고 밤낮으로 걸려오는 채권 상환 독촉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임씨는 파산 지원을, 부인 이씨에게는 일정 소득증명 서류가 갖춰질 경우 개인회생제도를 통해 새 삶을 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미혼모 임씨는 카드 빚 700만원에다 집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5,000만원을 빌렸던 것이 연체돼 결국 집이 경매 처분됐다. 경매뒤 남은 부채 는 3,400만원이었지만 금새 이자 1,900만원이 붙어버려 빚은 총 6,000여만원으로 늘어났다. 2살난 딸 때문에 정규 직장은 엄두도 못냈고 파출부 등 일용직 소득과 정부보조금 20만원으로 생계만 이어가고 있을 뿐 채무 변제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이런 터에 이번 설명회에서 소비자파산제도라는 것을 알게 됐고 서류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시가 운영하는 모자원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으나 내년이면 이마저도 퇴거해야 하는 실정. 하지만 파산으로 부채의 짐에서 벗어나면 현재 준비중인 보육교사 시험에 꼭 합격, 당당한 사회인으로서의 새 삶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22일 첫 설명회에 이어 29일 대한법무사협회 강당에서 열린 제2차 개인회생ㆍ파산 무료설명회에도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시간 관계상 현장에서 전원이 법무사의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없는 점을 감안, 2차 설명회부터는 참가자 누구나 소정의 상담카드를 작성해 제출하면 회생ㆍ파산 적격 여부에서 더 나아가 구체 계획까지 제시해주는 서비스도 진행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순회 설명회가 성공리에 진행되면서 춘천 등 지방에서도 하루빨리 설명회를 가져달라는 부탁이 쇄도하는 등 설명회를 주관하고 있는 투모로 법무사 그룹(Tel : 3471~8820, www.tomolaw.co.kr)에 무료 상담을 받고자 하는 문의가 하루에 30여통씩 이어지고 있다.
투모로그룹은 개인회생ㆍ파산 법률서비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법무사들의 네트워크로 현재 서울ㆍ인천 등에서 총 9명이 활동중이다.
[서울경제 2005-01-31 16:32]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