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두 친구, 관우와 장비
"저는 사실 어려서부터 장팔사모라는 창을 만들어 하루도 쉬지 않고 무술을 연마하였습니다. 그래서 싸움이라면 누구도 겁나지 않습니다."
"아우, 고생이 많았네. 이제는 푸주간 문을 닫고 이곳에서 말 장사를 해보게. 내가 도와주겠네."
"감사합니다. 형님."
"이곳의 말거래는 장세평이 모두 장악하고 있네. 장세평이 독점하고 있는 말 거래에 자네가 끼어든다면 그도 환영할 것이네."
이렇게 유비와 인연을 맺은 장비는 누상촌에서 말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세평의 하인이 유비에게 뛰어왔습니다.
"헉...헉...혀...현덕 어르신.... 지금 장비가 장팔사모를 들고 싸우러 갔습니다."
"뭐라고? 장비가 싸우러나가? 도대체 상대가 누구인데 장팔사모까지 들고 싸우러간단 말이냐?"
“주먹만으로도 1당100인 장비가 장팔사모까지 들고 싸우러나갔다면 상대도 보통사람이 아니겠군요.”
“장비가 웬만한 사람에겐 무기를 쓰지 않는데... 오늘은 장팔사모를 들고 나갔다면 상대도 보통사람이 아닐 것이다. 누구라고 하더냐?”
"상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소쌍이 보낸 사람이랍니다."
"소쌍? 음...그는 장세평이 독점하고 있는 말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사람이 아닌가? 그가 사람을 보내 장비와 싸움을 하다니..... 싸우는 곳이 어디냐? 빨리 가보자."
"성밖 토묘뒤의 벌판에서 싸운답니다."
유비가 급히 달려 토묘 뒤 벌판에 도착해보니 벌써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결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야합! 받아라! 장팔사모!”
“여헙! 받아라! 청룡언월도!”
"저....저 무사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장비가 호랑이라면....저 사람은 용이다. 마치 호랑이와 용이 싸우는 것 같구나."
장비와 싸우는 무사를 살펴보니, 얼굴은 무른 대추처럼 붉은 빛이 나며, 긴 수염을 휘날리는데, 덩치가 산만한 장비보다도 오히려 키가 1척은 더 커 보입니다.
그가 휘두르는 무기를 보니 길이가 거의 10척은 되어 보이고 무게는 80근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 무기를 지푸라기 돌리듯 빙글빙글 돌리며....
"고리눈... 내 청룡언월도를 받아라.“
야합.....하고 공격해대니....
장비도 이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내 장팔사모를 받아라....“
여협....하며 찌르고 베고 휘두르며 공격을 합니다.
두 거인이 맞붙어 100여합을 싸웠을 무렵....
(저렇게 싸우다는 둘 중 한사람이 다치겠구나.이 쯤에서 싸움을 말리자.)
이렇게 생각한 유비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듭니다.
"멈추시오....멈추시오....두 분 호걸은 그만 싸움을 멈추시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장비와 긴 수염의 무사가 한 발씩 물러나서 숨고르기를 합니다.
"헉....헉....형님이 왠일이십니까?"
"헉....헉....댁은 누구신데 싸움에 끼어드시오?"
"장사... 저는 현덕 유비라고 합니다. 저 장비의 형되는 사람입니다. 싸움을 멈추시고 우리 셋이서 술이나 한 잔 하러 갑시다."
"싸우다가 갑자기 술을 마시다니요?"
"무슨 일로 싸우시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 화해를 시켜드리겠습니다. 자...가시죠."
"헉.헉.헉. 좋소. 오늘은 그만 싸웁시다. 나는 익덕 장비라고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많은 사람들과 싸워봤지만. 댁처럼 싸움 잘하는 무사는 처음 봅니다".
"헉.헉.헉. 나도 좋습니다. 오늘은 그만 싸웁시다. 나는 운장 관우라고 합니다. 내 청룡언월도를 100합이나 막아 낸 사람을 나도 처음 봅니다."
"자 셋이서 한 잔 해봅시다. 장비야.... 오늘 폭탄주를 맘껏 마셔보자."
"예... 형님 좋습니다. 폭탄주라면 저 운장 형님보다는 제가 한 수 위일 것 같군요."
"운장형님이라고? 방금 나를 형님이라 불렀나? 좋아, 그럼 장비 자네를 아우라고 불러주지. 하...하...하...하...."
세 사람은 어느덧 의기투합하여 주막으로 걸음을 재촉합니다.
자... 드디어 삼국지의 세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났군요.//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윤종렬 친구가 2018년 7월인 이달 초부터 내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박종수의 코믹삼국지’라는 제목의 소설을 연속으로 보내주고 있다.
그 한 달 전인 6월 1일부터 역시 카카오톡 메시지로 띄워 보내던 ‘조정우 연재소설 삼국지’의 후속이었다.
연이은 ‘삼국지’ 이야기였는데, 그렇게 연재로 보내기 직전에 그 사실을 이렇게 먼저 알려줬다.
‘박종수의 연재소설 「삼국지」를 총 370회의 대작으로 1년여 아침창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기회에 삼국지의 재미에 한번 푹 빠져보세요. 연재하는 동안 저의 건강이 허락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끝을 마무리 하려는 소망과 희망을 갖고 삼국지를 Posting 하려고 합니다.’
건강한 몸이 아님에도 주위 친구들을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꺼리를 챙겨주고 싶어 하는 친구의 그 열정과 의지에, 한편으로는 감사할 수밖에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는 감사하면서도, 한편 나름으로 세운 목적을 끝까지 감당해내겠다는 친구의 그 의지에 숙연해지는 느낌이다.
이야기는 기원전 221년에 진시황이, 초나라 한나라 위나라 조나라 연나라 제나라 등 이웃 여섯 나라를 차례차례로 정복해서 중국을 통일할 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어서 북쪽 오랑캐를 막으려는 ‘만리장성’(萬里長城)축조에 책을 불사르고 선비를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이는 분서갱유(焚書坑儒) 이야기에,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 이야기에, 항우가 사랑하는 여인 우희와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 ‘패왕별희’(覇王別姬) 이야기에, 한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십상시’(十常侍) 이야기에, 머리에 누런 수건을 두른 도적떼인 ‘황건적’(黃巾賊) 이야기에, 훗날 촉나라를 세우는 유비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윤종렬 친구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계속되어왔다.
2018년 7월 19일 목요일인 오늘도 마찬가지로 ‘박종수의 코믹삼국지’ 한 토막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띄워 보내왔다.
그 아홉 번째의 것으로, ‘관우와 장비의 결투’라는 대목이었다.
위의 글이 바로 그 대목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관우와 장비의 풍모를 그린 그림까지 덧붙여놓고 있었다.
장팔사모의 장비와 청룡언월도의 관우 그 둘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 모습 위로 오버랩 되는 두 얼굴이 있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우리들 고향땅 문경 지킴이들인 용호 강우 그 두 친구가 그 얼굴의 주인공들이었다.
만나기만 했다 하면, 서로 형이라고 우기면서 다투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한 판 겨루기를 한 뒤에, 장비는 관우를 향해 곧장 동생을 자처하고 나서는데, 용호 강우 그 두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로 형이기를 다투고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 둘의 다툼을 또 한 번 보고 싶어지는 지금 이 순간이다
첫댓글 부추기는 소똥구리-
이야기꺼리 만들어가는 쏨씨가 돋보이는 이영상!~
이리키 훗날에 다시보니...참 조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