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와 햄버거, 핫도그 등의 패스트푸드를 떠올리게 되는 미국. 미국에는 고유의 음식문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492년 스페인의 콜룸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1565년 최초의 이주민이 정착하여 살게 되는 등 역사도 그리 길지 않고, 처음 이주해온 스페인인을 비롯,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다민종이 모여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들은 나름대로 인디언, 유럽...등등의 음식문화를 그대로 계승하거나 나름대로 변형시켜 특유의 음식문화를 이루고 있답니다.
초기에는 토착민인 인디언의 영향으로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옥수수를 많이 사용했어요. 그냥 먹는 것 외에도 옥수수 가루로 쑨 죽, 빵 등을 만들었고, 이외에 콩, 호박이 중요한 재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예로 데려온 아프리카인들은 여러 가지 곡물의 씨앗을 가져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데 일조했으며, 잡은 고기를 바비큐로 조리하는 방법, 연기에 그을려 훈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케이준 요리, 이 말은 우리에게도 상당히 친숙하게 들립니다. 1620년대에 캐나다의 아카디아(현재의 노바 스코티아)에 이주해와서 살던 프랑스인들이 1755년 이곳을 점령한 영국인들에 의해서 미국 남부의 루이지애나로 강제 이주되었어요. 그곳에서 프랑스인들이 발전시킨 요리가 바로 케이준. 케이준 요리는 그들의 고향인 프랑스와 새로운 지방에서의 요리법이 합쳐진 형태가 주가 되고 인디언과 스페인의 영향도 더해져서 형성되었답니다. (케이준이라는 이름은 아카디아라는 말이 토착 인디언들에 의해 와전되면서 생긴 단어입니다. ^^) 이들은 갑자기 쫓겨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궁핍한 생활을 했어요. 그래서 구하기 어려운 버터 대신 돼지의 지방을 쓰고, 고기는 날짐승이나 물고기를 잡아서 보충했는데, 이것들을 한 냄비에 몰아넣고 조리를 했답니다. 그러니, 당연히 고향인 프랑스식의 예쁘고 우아한 요리보다는 좀 거칠고 양으로 승부하며, 거친 재료의 맛을 보완하기 위해 양념을 많이 쓰는 요리가 된 것이지요. 이 양념믹스인 케이준 스파이스의 매콤한 맛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아서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메뉴가 되어있기도 해요. 대표적인 케이준 요리로는 여러 가지 야채와 닭고기, 햄 등을 넣고 만든 볶음밥인 잠발라야와 역시 여러가지 재료를 넣고 만드는 되직한 스튜 검보가 있습니다.
인접한 멕시코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요리로 텍스-멕스가 있어요. 이것은 멕시코와 인접한 텍사스 지역에서 발달하게 된 것으로, 옥수수로 만든 또띨라, 또띨라에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 만든 타코 등 멕시코 요리와 다른 점이 없어보이지만, 원래 요리보다 고추를 덜 사용해서 상당히 매운 맛을 많이 약화시킨 반면 재료의 원맛을 많이 살려 원래의 맛을 많이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또띨라에 볶은 밥을 넣고 말아서 만드는 부리또는 멕시코의 재료로 미국에서 자체 개발해낸 요리입니다.
20세기 초에 이탈리아인들이 이민오면서 파스타가, 세계 제 2차대전후 유럽에 파병나갔던 군인들이 들어오면서 피자가 들어왔습니다. 원래 이탈리아의 피자는 도우가 상당히 얇고 토핑은 한 두가지 정도로 조금만 올려서 담백하게 만드는데, 미국식은 두툼한 도우에 토핑을 다양하게 많이 올립니다. 특히 시카고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한 딥디쉬 피자가 유명한데, 이것은 도우보다 토핑이 더 두꺼워요.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피자는 원조인 이탈리아식이라기보다 미국과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중국인들 특히 광동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딤섬 등의 요리를 전파했으며, 우리나라의 짜장면처럼 정작 본토에는 없는 중국요리들-로메인이나 찹수이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베트남 전후로 해서는 베트남의 쌀국수가 들어왔으며, 태국 요리 전문점도 상당히 늘어났어요.
최근에는 기름진 음식을 배제하고 건강을 중시하게 되면서 담백하고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아시아의 요리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일본의 초밥으로 상류 문화의 한 상징이 되었으며, 또한 동서양의 요리 재료와 요리방법을 융합해서 만드는 퓨전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이것 역시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유행하는 방식으로 서양 요리 재료에 동양의 소스를 사용한다던가 하는 식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