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과 하동면 경계를 이루는 망경대산(望景臺山·1,087.9m)은 백두대간 상의 함백산(1,573m)을 모산으로 하고 있다. 함백산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백운산(1,426m), 두리봉(일명 두위봉·1,466m), 질운산(1,172m), 예미산(989m)을 지나 수라리재(590m)로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구치며 빚은 산이 망경대산이다.
망경대산을 들어올린 이 산릉은 응봉산(1,013m)과 계족산(890m)을 들어올리고 나머지 여맥을 남한강에 가라앉힌다.
▲ 1.수만 평 넓이로 낙엽송이 숲을 이룬 정상 직하남릉 상 안부. 2.수라리재 아래 화라동에서 임도로 들어서서 본 만경대산 북릉. 3.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만경대산 정상.
그 후 세조가 내린 사약을 받고 단종이 죽음을 당했다는 급보를 듣고 정신없이 영월로 향하던 추익한은 비몽사몽간에 곤룡포에 익선관은 쓰고 백마를 타고 가는 단종의 영혼을 만났다. 이 때 단종은 추익한에게 “나는 태백산 산신이 되어 가는 길이오”라고 말했다 한다. 이후부터 태백산 아래 어평, 유전리 등지에서는 태백산 산신령이 된 단종을 신으로 모시고 동제(洞祭)를 지내는 풍습이 이어졌다 한다.
산행기점인 화원리 화라동에서 녹전으로 넘는 수라리재의 유래는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삼척 궁촌으로 유배를 가는 길에 이 고갯마루에서 수라(왕이 먹는 음식)를 들었다 해서 그렇게 부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화라동~정상~남릉~모운마을 코스
영월에서 수라리재로 가는 버스에 올라 25분이면 석항에 닿는다. 석항에서 남쪽 녹전으로 가는 31번 국도로 접어든 버스는 5분 후에 수라리재를 넘기 직전 마을인 화원리 화라동 안흥상회 앞에다 승객을 내려놓는다. 마침 취재산행을 같이한 영월 악우회 박영기씨(40)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 이곳 사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 구 광산길이 끊어지는 지점 밑에 있는 광업소 현장. 방치되어 있던 석탄이 시멘트 제조에 쓰여진다고 한다(위). 정상에서 서쪽으로 본 응봉산과 계족산. 멀리 영월 태화산(왼쪽)과 봉래산(오른쪽)이 보인다(아래).<사진=현윤기>
안흥상회에서 남쪽 골짜기 안으로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폐교가 나타난다. 연산초교 화라분교 자리다. 분교터를 지나면 임도가 오른쪽으로 굽도는 곳에 차단기가 있다. 차단기를 지나 폐교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임도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왼쪽 화라동과 예미산이 마주보이는 계류가에 닿는다. 여기서 임도는 오른쪽으로 굽돌아 이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이후로 여러 차례나 굽돌아 오르는 임도를 따라 30분 올라가면 밑둥이 5cm 안팎인 자작나무가 수만 평 넓이로 심어져 있는 폐광터에 닿는다.
자작나무 군락으로 뒤덮인 급사면 사이로 이어지는 임도로 15분 더 오르면 예미산에서 이어져온 능선(망경대산 북동릉)을 넘는다. 능선을 넘어서면 아름드리 소나무숲 아래로 들어선다. 이후로 3차례나 더 굽돌아 올라가면 왼쪽으로 폐도나 다름없는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래된 왼쪽 임도로 발길을 옮겨 15분 올라가면 망경대산 북릉 간벌지대에 닿는다.
북서쪽 아래로 궁장동 고랭지 채소밭이 골프장 초지처럼 펼쳐지고, 그 뒤 멀리로 38번 국도가 지나는 함백천 협곡 건너로 완택산과 고고산이 마주보인다.
급경사인 북릉을 타고 20분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망경대산 정상이다. 초소 남쪽의 100여 평 헬기장에서 사위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북으로는 가리왕산이 곰봉과 함께 시야에 와닿고, 북동으로는 수라리재 방면 예미산, 질운산, 두리봉이 마주보인다. 동으로는 단풍산과 매봉산이 멀리의 장산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지고, 남동으로는 내리계곡과 백두대간 상의 선달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선달산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장쾌하게 뻗어나가는 백두대간이 멀리 소백산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소백산 아래로는 마대산과 형제봉도 함께 보인다. 남서쪽으로는 분지를 이룬 하동면과 굽돌아나가는 옥동천 조망이 일품이다. 하동면 오른쪽으로는 태화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태화산 오른쪽(서쪽)으로는 망경대산에서 부드럽게 뻗어나간 응봉산이 멀리 봉래산과 함께 시야에 와닿는다.
하산은 남릉을 탄다. 5분 정도 내려서면 수만 평 낙엽송숲 아래 안부에 닿는다. 오른쪽 사면이 간벌되어 응봉산과 자령치 방면 풍광이 펼쳐지는 능선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간벌지대가 끝나고 잡목숲속으로 들어선다. 능선을 타고 5분 올라가면 가슴 높이 케언이 있는 1050m봉에 닿는다.
1050m봉에서 능선은 남동쪽으로 휘어진다. 7~8분 내려서서 펑퍼짐한 안부 헬기장을 지나 4~5분 올라가면 철쭉나무 군락으로 뒤덮인 1033m봉에 닿는다. 이 봉우리에서는 잠시 서쪽 전망바위를 다녀오면 좋다. 남쪽 아래로 주문리 모운 마을이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옥동천 건너로 곰봉과 마대산 사이로 패어든 김삿갓계곡이 그림처럼 조망된다.
다시 1033m봉으로 되돌아온 다음, 계속 남동 능선을 타면 철쭉나무 군락을 헤치며 내려서게 된다.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땅이 갈라진 함몰지대가 나타난다. 지하 탄광갱 영향도 있으나 지진 영향도 받아 생겼다고 한다.
함몰지대를 오르내리며 20분 가량 내려서면 수림으로 에워싸인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에서 10분 더 내려서면 잡초 뒤덮인 옛 광산길에 닿는다. 이 광산길은 지형도 상에 싸리재를 넘어 화원2리로 연결되는 것으로 표기돼 있지만, 걸어다니기에도 쉽지 않을 정도로 잡초로 뒤덮여 있다.
▲ 1.모운마을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본 김삿갓계곡 입구. 왼쪽은 곰봉 북릉이고, 오른쪽은 마대산이다. 2.주문리 모운 마을. 마주보이는 산은 예밀리와 경계를 이루는 718.8m봉. 3.남릉 상 1050m봉에 있는 케언.
광산길이 끊기는 지점에서 왼쪽 급사면으로 산길이 나 있다. 급사면을 내려서서 광업소 현장을 지나 S자로 굽돌아내리는 광산길로 30분 내려서면 주문리 모운 마을이다. 옛날 탄광 번성기에는 색주가를 비롯해서 양복점까지 있었다는 이 마을은 이제 반 이상이 빈집이고, 초등학교까지 폐교가 되어 썰렁하다. 그러나 남쪽 방향 구름 아래로 깊숙한 협곡을 이룬 옥동천과 김삿갓계곡 풍광을 보노라면 신선이 된 기분이다.
모운 마을에서 옥동천변 김삿갓계곡 입구 주문교까지는 약 4km를 걸어 내려와야 한다.
화라동 안흥상회 앞을 출발해 화라분교터~임도~북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1050m봉~1033m봉~함몰지대~광업소 현장~모운 마을을 경유해 옥동천 주문교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3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구의동·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23회(06:10~19:00) 운행하는 원주·제천·문곡 경유 영월행 직행버스, 또는 1일 5회(07:00~17:30) 운행하는 무정차 직통버스 이용. 요금 9,500원. 무정차 3시간, 직통 4시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8회(08:00~23:00) 운행하는 제천 경유 강릉행 태백선 이용, 영월역에서 하차.
일요일 광주에서 18:45 발 제천 경유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 토·일요일 대전에서 07:40 발 제천 경유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 이용, 영월역에서 하차.
이외에 조치원·영주·안동·대구 방면에서는 열차편으로 제천에 이른 다음, 1일 7회(00:43, 06:40, 10:33, 12:34, 14:55, 16:38, 19:21) 운행하는 태백 방면 열차 이용, 영월역에서 하차.
열차요금=청량리역~영월역 새마을호 일반실 14,300원, 무궁화호 일반실 9,700원, 원주역~영월역 새마을호 8,300원, 무궁화호 5,200원, 제천역~영월역 새마을호 8,300원, 무궁화호 5,200원, 통일호 1,400원.
영월에서 1일 6회(06:40, 08:50, 12:30, 13:40, 16:00, 17:40) 운행하는 석항~수라리재 경유 녹전행 버스 이용, 수라리재 넘기 전 안흥상회 앞에서 하차. 요금 1,950원. 30분 소요.
녹전에서 수라리재~안흥상회~석항 경유 영월행 버스 1일 6회(07:30, 09:20, 12:30, 16:40, 17:00, 20:00) 운행.
주문리 모운 마을에서 예밀리~하동 경유 영월행 버스 1일 4회 운행. 이 버스편은 영월에서 1일 4회(06:00, 08:50, 13:30, 18:00) 운행하는 하동 경유 주문리행 버스이다. 요금 2,550원. 50분 소요.
모운에서 영월행 버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옥동천변 주문교로 하산, 감삿갓계곡 입구에서 1일 23회(06:40~19:50) 운행하는 영월행 버스 이용.
귀경길은 영월역에서 1일 8회(03:16, 07:32, 10:23, 12:17, 14:17, 17:44, 19:04, 19:34) 제천~원주 경유 서울 청량리역행, 제천행 1회(21:51), 광주행 1회(17:00), 대전행 1회(20:11) 운행하는 열차편이 편리하다.
숙식
영월읍 시외버스터미널 옆 동아파크(033-373-4248), 가든장(373-5794), 그린장(373-8361) 등 이용. 숙박료 1실 40,000원.
식사는 영월 시외버스터미널 앞 대흥식당(주인 김분남·373-1776) 해장국(4,000원)이 괜찮다. 영월지역 등산인들은 정육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대흥식당에서 해단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영월읍 하송리 하송 3·4차 아파트 뒤편 육육식당(주인 이교철·374-6692)의 한우특수부위(모듬·14,000원), 제비추리 치맛살(14,000원), 갈비살(7,000원) 등도 주민들로부터 인기 있다.
망경대산 일원 입산 및 산행정보는 영월악우회 현윤기 회장에게 연락하면 된다(전화 033-373-2505, 휴대폰 016-477-8848).
카페 게시글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