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ecology)'는 나무나 꽃들의 살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숲이, 나무가, 풀이 누워있는 모습은 사람의 살이, 인간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냅니다.
이번엔 올레길 10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먼저, 삼방산이 가까이 보이는 화순 곶자왈로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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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곶자왈은 끈적끈적한 용암이 위로 올려지면서 퇴적층이 가장 먼저 올라온 곳으로 대부분 조면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온갖 풀들이 얼크러 설크러져 보기좋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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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흔히 보는 돌담들... 용도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네요.
곶자왈의 무성함이 바람을 막아주고 수량이 풍족하여 연중 풀이 무성하여 이 안에 소나 말을 키우는 목장이 많았답니다.
목장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담을 '잣담'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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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숲이지~!'
왼쪽은 덩굴이고 오른쪽은 나무입니다. 흔히 덩굴은 나무를 감아버려 해가 된다는 이유로 미리 잘라버리곤합니다.
'관리'라는이름으로...
있는 그대로의 숲은 오직 나무들만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키작은 풀, 키 큰 나무, 덩굴, 꽃, 벌레..그리고 나비도, 사람도, 소와 말이 때론 경쟁하고 때론 상생의 묘를 발견하면서...
제 각기 '자기성'을 최대화하면서 그렇게 어우러져 살아야 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정말 해가 되는지를 밝혀내 미리미리 제거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
숲의 살이도 인간의 살이도 그렇지 않을까싶습니다.
화순 곶자왈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무환자(無患者)나무 열매'입니다.
껍질을 문지르면 미끈미끈한 점액같은 게 나오는데..이 껍질은 세정력과 살균력이 있어
예전엔 피부병 환자들 치료에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열매만 있으면 마을에 환자가 없어진다고 해서 무환자열매로 불리웠다는...
서양에선 soup berry라고 해서 천연비누 원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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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까면 이렇게 까~만 열매가 나옵니다. 윤기도 나고 아주 단단합니다. 염주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팔찌를 만들어도 아주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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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곶자왈에서 만난 무환자나무열매
나무 이름처럼 세상 근심 조금 덜어지기를, 세상 조금 더 초록이기를.....
그런데..이분들 뭐하는걸까요?뭔가 열심히 찾고 있는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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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여기저기 소똥이...그런데 요런 모양의 소똥..생태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다네요.
사료를 먹는 요즘 소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풀을 먹었을때만 이런 모양이 가능하고, 이게 있어야 쇠똥구리가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일행 중 생일을 맞은 분이 있어 주변의 것들로 장식을 해서 생일케잌을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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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쇠똥구리가 있을까? 제주토박이 갑선샘이 이리저리 뒤적이니
네~~정말 푸른빛의 쇠똥구리가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냅니다. 잘 안보이시나요? ㅋㅋ
쩌~~기 파~~란 구슬같이 보이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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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카메라에 곶자왈을 담아내느라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곶자왈을 즐깁니다.
참 편안한 시간...겨울이 아니라면 늘어지게 낮잠 한번 자고 가도 좋을듯...다음을 기약합니다.
화순곶자왈 생태탐방길 정말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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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 비행장입니다. '일제시대 격납고'였다는 관광해설을 읽으며 그냥 스쳐갔었던...
발걸음을 멉추고 귀를 여니 비로소 하나 둘 들어옵니다. 일제시대 군국주의 전초기지를 만들기 위해
15만명이 동원되어 굶주리고 맞아가며 지은 비행장, 격납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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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소녀상 이야기, 대통령에게 아베와 나눈 대화내용을 공개하라는 민변 변호사들의 촉구에 국익을 위해 밝힐 수 없다는 청와대의 반응, 가미가제 특공대 비행기를 재현해내고 기념 비행을 했다는 일본에 관한 오늘의 뉴스가... 겹쳐집니다.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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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에서 조금 걸으니 섯알 오름입니다. 4.3항쟁때 '예비검속'이라는 이름을 자행된 양민학살터입니다.
당시 학생된 이름들이 빼곡합니다. 물론 행불자나 신원미상자들의 수는 확인되지 않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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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162F04E56AA5DA90C)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3124E56AA5DAB0C)
너무 끔찍해 차마 학살터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분의 사진으로 가져왔습니다.
추모비에 쓰인 싯구가 그날의 참상을 너무도 아프게 전합니다. 저런 구덩이가 하나도 아니고 ...
차마 말로는 표현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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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에 들렀습니다. 2005년 제가 만났던 강정은 제주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이었고
제주에 올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렸던 곳입니다. 작년...너무나 변한 모습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 결심했던..
마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들은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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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소식은 이제 뉴스에 나오지 않지만 이곳의 갈등은 어쩌면 더 치열하게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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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초적인 시설들은 다 지어졌고 군인아파트도 완공되어 일부는 벌써 입주해있습니다.
그런 한편에선 여전히 매일 아침 공사중단을 외치며 평화를 염원하는 미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곶자왈에서 본 '상생의 아름다움'은 아직 요원해보입니다.
패일대로 패인 갈등의 골은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한 가족, 친척이 분열되어 서로 삿대질하며 얼굴을 외면하고 말도 섞지 않는 현실
어른의 싸움은 아이의 싸움이 되어 군인가족의 아이들과 이곳 주민들의 아이들이 한 학교, 한 교실 안에서 지내면서
어른들보다 더 반목하고 외면하고..교사들이 어찌할바를 모를 정도의 갈등...
지금 강정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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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카메라 초점처럼..이곳 강정마을은 스산하고 혼돈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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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맞는건지 혼돈스러운 마음...
평화센터를 나서는 길에 마주한 프란시스코교황의 강론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첫댓글 강정마을도 가셨군요. 저도 못가본 곳입니다.
안타깝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