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에 유달리 능통한 사람들이 있다.고등학교 찬반토론 발표 중 기상천외한 논지에 묘하게 공감하게 만드는 학생이나 대학 첫 날 신규가입자를 모으는 일을 맡겼더니 30분 만에 가입지가 모자라다며 돌아오는 대학동아리 임원, 골치 아픈 프로젝트를 도울 팀원을 단숨에 구성해오는 동료직원 등, 설득력이 있는 사람들은 곳곳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수사학(rhetoric)에서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요소를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와 학교 내 활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에토스·파토스·로고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요소다. 이는 사람의 인격, 감정적 요소, 논리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일반적으로 어느 하나가 단독으로 작용할 때보다 셋이 함께 작용할 때 설득력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학생들은 에세이, 발표 등을 통해 누군가를 ‘설득’시켜야하는 입장에 자주 놓이는 만큼 대학 신입생 코스 및 작문 도우미 센터 등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주제다.
에토스
의료지식을 얻을 때는 인터넷 게시물 작성자보단 의사에게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며, 두서없이 더듬더듬 말을 늘어놓는 사람보다는 당당한 목소리로 일목요연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을 믿기 쉬울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할 때 말하는 사람의 명성과 인격, 그에 대한 신뢰감을 에토스라 부른다. 에토스는 말할 때 듣는 이에게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을 만한 아이디어라는 것, 해당 주제에 대해 얘기할 배경 지식, 자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파토스
설득력을 결정하는 것이 세 가지 요소라면 사람의 결정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때 논리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답하지만 감정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방과 친밀감,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감정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파토스라 부른다. 파토스는 듣는 이의 인간의 공포심이나 동정심, 연민, 슬픔 등을 자극해 사람을 설득하는 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단어 선택, 톤(tone), 감정을 끌어내는 사례 공유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으며 도발적인 단어를 사용하거나 상대방에게 특정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으로 감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로고스
증거, 자료, 논리적인 근거 등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로고스라 부른다. 두루뭉술한 얘기보다는 정확한 수치나 팩트 등 논리적으로 정돈된 정보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마련이다.
■ 설득력 요구하는 고교·대학 과제
*에세이·이력서
그렇다면 학생들이 설득력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저학년부터 대학생 졸업반까지, 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타인을 상대로 ‘자신이 생각이 옳다’ 혹은 ‘자신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설득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고등학교 고학년 때 배우게 되는 설득(persuasive) 및 논쟁(argumentative) 에세이다.
논쟁적 에세이는 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목표다. 에세이 작성을 처음 배우는 초기에는 주어진 질문에 ‘예’ ‘아니오’라는 의견을 표시하는 것만으로 논지가 완성될 수도 있다. 첫 단락에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한 후 몸통에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보를 제시하면 된다.
설득 에세이는 주장을 입증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읽는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까지가 목표다. ‘무엇을 해야 한다’ ‘무엇을 하자’는 형식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으며 논쟁적 에세이보다 감정적인 면을 다소 많이 자극하기도 한다.
명심할 점은 글을을 쓸 때 충분한 경험이 있는 주제를 택하거나 또는 배경 조사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서없이 말을 시작하거나 글을 쓸 때 철자며 문법이 마구 틀린다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작성자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감을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학교, 교사, 선배 등에게 추천을 받은 포맷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가능하면 전문 서비스에 검토를 받는다. 항목마다 중요한 사항만을 나열하고 이력서가 몇 페이지가 넘어가도록 활동사항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피한다.
*발표·인터뷰
에세이 밖에도 각종 과목 발표나 고등학교 고학년 때 간혹 참여하게 되는 토론회 등에서, 단체 활동이나 인턴십, 파트타임 일자리의 면접 현장에서 설득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력서를 읽는 것과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면접관은 15~30분 안에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인터뷰가 잡혔다는 것은 면접관이 지원자의 이력을 어느 정도 인정했으며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력서에 미리 나열한 사항을 그대로 외우지 말고 그 활동 중 겪었던 경험, 어려웠던 점과 그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생각해두면 좋다.
또한 면접은 얼굴을 마주하고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다. 면접관은 질문을 할 때 답변의 내용뿐만 아니라 지원자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허를 찌르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사람의 성격과 대처 능력도 엿볼 수 있다.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자. 대부분의 상황엔 깔끔한 정장차림이 좋지만 상황에 따라 단정한 평상복도 가능할 수 있다.
학업 또는 네트워킹 행사에서 만난 사람과의 대화도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좋은 기회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고 대화하며 목소리가 지나치게 작거나 크지 않도록 조정하자. 또한 너무 자신의 말만 늘어놓기보다 상대방에게도 자주 질문을 던져야 함께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자기소개서·에세이
*목표로 하는 대학이 자기소개서나 에세이를 요구하는지 알아보고 가능한 일찍부터 에세이 주제를 구상한다.
*자기소개서·에세이는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지원서와 학점 등 기본 사항을 검토한 후 접하게 되니 이미 다른 서류에 적힌 내용을 똑같이 나열하는 것을 피한다. 입학사정관 및 면접관이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하는 것으로 낭비할 필요는 없다.
*가능한 컴퓨터에 별도로 파일을 만들어 저장해가며 작성한다. 대학 웹사이트에 미리 적어둔 내용을 ‘붙여넣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특별히 주의해서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가능하다면 워드 등을 사용해 작성하고 철자와 문법을 검토한다.
*자신의 우수성을 늘어놓거나 수상경력 등을 나열해 나가는 형식의 에세이는 설득력이 없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우수한 이력을 짚어 이력에 의미가 부여된 형식의 에세이를 작성한다.
*철자와 문법이 맞는지, 구성이 잘 짜였는지 확인한다. 여러 번 교정을 거듭한다.
*에세이는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 직접 작성하되 조언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첫댓글 고마워요.
'사랑샘'언니!
祝 聖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