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만난 고교동기와 어제 다른 모임에서 만난 대학동기가 모두 이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을 말하며 한번 보기를 강추(?)하는 바람에 나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방년(芳年?) 74세의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나문희분)이 20살 꽃처녀 오두리(심은경분)의 젊은 몸으로 변신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거침없는 욕설을 동반하며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눈시울이 축축해지게 하는 스토리로 관객를 이끌어 간다.
주인공 오말순은 갓 결혼한 후 서독 광부로 떠난 남편과 사별하고 어렵사리 외아들을 키워 마침내 국립대 교수로 성공시킨다. 이는 오말순의 유일한 자랑거리요 낙이다. 그런데 오말순은 끝내 아들, 며느리와의 갈등을 못 이기고 요양원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영정사진을 찍으러 들어간 [청춘사진관]에서 50년을 젊게 찍어준다던 사진관 주인의 말대로 사진 뿐 아니라 정말로 50년 젊은 20대의 몸이 된다.
이때부터 모든 일이 벌어진다. 가수를 지망하는 손자 녀석은 오두리(오드리 햅번을 숭상하여 딴 이름)가 된 오말순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 같이 보컬그룹을 꾸민다 이들의 재능을 눈여겨 본 젊은 PD는 보컬그룹을 지원하게 되고 보컬그룹은 인기를 더해간다. 그런데 오두리를 둘러싼 세명의 남자(손주와 PD,이웃집 박노인등)는 모두 서로 오두리에 대한 사랑을 경쟁하게 된다. 젊었을 때의 꿈이던 가수가 되어 젊음을 만끽하고 있는 오두리에게 결정적 순간이 온다.
바로 손자가 공연시간에 맞춰 급히 오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긴급 수술을 하여야 하는데 맞는 피가 없고 오직 오두리의 피를 수혈해야만 하는데 피를 빼면 오두리는 다시 74세의 늙은이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오두리의 선택은 오말순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전개에 약간 어색한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연령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이며 특히 우리 또래에게 공감이 되는 면도 많다. 이제 우리나라의 젊은 영화인들의 기량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OST<나성에 가면>,<빗물>,<하얀 나비>도 수준급이라고 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