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 이미지 먹칠한 조합장
불량배 수출금지 결의 어기고 미국에 몰래 수출
병해충 적발로 거부 당하자 재포장해 대만으로
2010년 01월 22일(금) 00:00
나주배조합이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착색 봉지’를 사용해 생산한 배의 수출을 금지한 상황에서 이를 감독해야 할 현직 조합장이 자신의 배만을 미국으로 수출한 사실이 밝혀져 말썽이다.
특히 이모 조합장이 배를 수출한 시기는 국내 배 가격이 폭락해 일반농가의 경우는 판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던 시점이어서 조합장이 자신의 이익만 좇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1일 나주배조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조합 이사회에서 농가들이 착색봉지를 사용해 생산한 배는 일체 수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착색봉지는 배가 잘익은 것처럼 황금빛 색깔을 내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대부분 품질이 떨어져 ‘나주배’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 나주시나 배조합 등이 농가에 사용을 자제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조합장은 지난 2008년 10월 31일 미국 하와이로 15kg 기준 387박스를 수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기는 과잉생산으로 국내 배가격이 폭락, 생산비도 건질 수 없게된 농민이 비관 자살하고 정부 수매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는 등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태였다.
특히 이 조합장은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한 또다른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병해충이 적발돼 수출을 거부당한 물량을 다시 재포장해 대만으로 수출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경우 5kg 기준 660여박스를 수출했던 것으로 확인돼 조합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배조합 송모 이사는 “배 가격 폭락으로 농가들이 시름을 앓고 있던 시기에 조합장이 이사회 의결을 무시한 채 자신이 생산한 배를 수출한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야 한다” 며 “이 때문에 관리감독 책임을 느껴 3명의 이사가 20일 현재 자진 사퇴한 상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나주배조합 이모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수출을 거부해 직접 수출하게 된 것이다” 며 “해외 수출망을 확보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였으며 금전적 이익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중부취재본부=최승렬기자 sr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