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잔디입니다^^
오늘은 '숲 속 가족 운동회'라는 큰 행사를 준비한 이야기숲 사흘간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
분명 가족들이 총출동하는 큰 행사인데 준비는 왜 이렇게 놀이같은지..
선생님들께서는 그만 놀라라고 하시지만 10월이 된 지금도 매일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_+
'아이들의 운동회 준비 놀이'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해주세요~~^^
두근대는 마음으로 내일뵙겠습니다♥♥♥
어린아이들을 대할 때면 정말 순수함 그 자체의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아 그 시간이 귀하게도 느껴지고, 내가 그 순수함에 걸맞는 사람인가 싶어 미안한 감정도 생깁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하는 순간 중 인상적인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 기록하곤 하는데, 빠른 생일의 다섯 살만 되어도 교사의 카메라를 의식하고 놀이하는 모습을 보이곤 해요. (친구에게 해야할 말을 카메라 렌즈에 대고 하는...ㅎㅎㅎ)
그렇지만 생일이 느린 다섯 살이나 네 살 아이들은 카메라의 존재를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 듯 놀이를 이어간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참 재미있어요.
어디가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
일반 유치원의 경우, 아이들이 교사를 의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놀이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거든요.
운동회만 해도 일반 유치원 같으면 예외없이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의 놀이 시간은 없어집니다.
‘부모님께 보여줘야 하는 게 잔뜩인데 놀이는 무슨? 어림없는 소리!’ 하며 그날 할 것들을 미리 연습하기 바쁘지요..ㅠㅠ
이야기숲 아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건 간에 '놀이가 주인공'입니다.
오늘은 운동회 이틀 전인데도 운동회를 위한 준비라고는 오전에 숲에 가자마자 했던 길놀이 연습 5분이 전부였어요.
한 번 하고 나니 아이들도 이제는 놀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뿔뿔이 흩어지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답니다.
저는 요즘 4, 5세 아이들의 마무리 시간을 담당하고 있는데(책 읽기, 시 읊기, 차 마시기를 하며 몸과 마음을 차분히 하는 시간) 오늘은 동화책이나 이야기 들려주기 대신 길 놀이 연습을 해보았어요. 딱 5분이요..
소고나 장구를 사용하지 않는 4, 5세 동생들은 처음 연습했던 전날보다 어깨춤은 잘 추게 되었지만, 길을 따라 걷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기차 놀이하듯 걸으며 길 놀이 연습을 해본 것인데, 이 5분으로 운동회 준비 놀이(?)는 끝이 났답니다.
행사 준비도 놀이 같은 이야기숲.
심지어 당연히 교사의 퇴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전날에는 준비를 더 한다고 전달받았지만, 오늘보니 다 끝나서 안한다고 한다(?) 뭐지! 언제 준비하셨고 언제 끝난거지?!) 왜 집에 안가냐고 반문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마지막까지 놀랐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운동회가 ‘두 밤’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동그래진 눈으로 콩콩 뛰며 신이 났던 하루였고요..^^
2022년 10월 7일의 이야기
첫댓글 진짜 공감입니다.. 일반유치원에서는 행사의 시작과 끝을 계획대로 한달정도 준비한 다음 단 한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과정을 즐길 수 없었는데 어느새 운동회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완전 뜻깊은 시간 함께해서 더욱 행복했습니다.😍😍
한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폭풍공감합니다. ㅠㅠ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유치원이 있을거라는 상상도 못해봤는데.. 저도 이야기숲 운동회 준비도 당일에도 즐거웠어요! 오늘도 행복한 이야기숲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