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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미뤄졌던 도쿄 올림픽이 드디어 내일(23일) 개막합니다.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선 경기 결과만큼 각종 디자인도 화제가 되죠. 마스코트, 로고, 포스터, 픽토그램(그림 문자)까지 다양한 디자인들이 개최국 특성에 맞게 제작되어 시간이 지나도 행사를 기억할 수 있게 해줘요.
사람들이 '올림픽' 하면 먼저 떠올리는 오륜 마크는 현대 올림픽을 창설한 피에르 쿠베르탱이 1912년 직접 만들었어요. 파랑·노랑·검정·초록·빨강 고리 5개가 전 세계 화합을 상징해요. 이 고리들이 5대륙을 상징한다고 알려졌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쿠베르탱이 직접 밝힌 바 없다"며 부인했어요.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이래 120년 올림픽 역사에선 수많은 디자인이 시도됐는데, 1964년 도쿄 올림픽이 매우 큰 변화가 온 대회였어요. 그림이었던 포스터가 역동적인 컬러 사진으로 바뀌었고, 로고도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현대 스타일로 바뀌었죠. 이때 로고와 포스터는 전후 일본 그래픽 디자인계의 대부 가메쿠라 유사쿠가 만들었는데, 황금색 오륜 마크 위에 큰 붉은 원을 배치한 로고는 아직도 역대 최고 디자인으로 꼽힌답니다. 이때부터 픽토그램도 본격적으로 쓰였어요. 픽토그램은 남녀 화장실 표시처럼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그림 문자예요. 당시 도쿄올림픽이 비(非)서구권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는 서양 사람들도 픽토그램으로 그려진 경기 종목 등을 보면서 올림픽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붓으로 그린 것 같은 자연스러운 로고로 큰 화제가 됐어요. 그전까지 로고는 자로 그은 듯 깔끔하게 디자인했었거든요. 피카소, 호안 미로 등 스페인 예술의 자유분방함을 담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어요. 그때부터 올림픽 개최지의 특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올림픽 발상지라는 특징을 살려 월계수관을 로고에 넣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도장에 붉은 인주를 묻혀 베이징(북경)의 '경(京)'을 닮은 사람 모양 글자를 찍은 듯한 로고를 사용해 한자라는 동아시아 문명을 드러냈어요.
올림픽 마스코트는 1968년 그르노블 올림픽 때 처음 만들어졌어요. 상업적으로 처음 성공한 것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미샤'<왼쪽 사진>예요. 불곰을 그림책 작가가 수채화로 그렸는데, 냉전 시대인데도 미국에서 관련 상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였어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호돌이'<오른쪽 사진>도 사랑받았고, 2018년 평창올림픽의 수호랑과 반다비도 인형이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어요.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