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7일 연중 제7주간 목요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41-5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42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43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4) 45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6) 47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8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49 모두 불 소금에 절여질 것이다. 50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하느님의 그물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제73장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천망회회 소이불루 天網恢恢 疎而不漏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새지 않는다.
하늘의 그물은 하느님의 마음을 나타낸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잘못하면 벌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1요한 4, 7-8) 하느님께서는 넓고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의 작은 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신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르시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지만 용서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용서해주시고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용서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는 것이 하느님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 본성을 악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노자는 소이불루( 疎而不漏)라고 말하였습니다. '성기기는 하지만 새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눈 꼽 만큼도 그냥 넘어가시는 것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그물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사회나 가정이나 또한 교회라는 그물에 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그물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지켜야 하는 그 그물은 아주 촘촘합니다. 세상의 법은 그렇습니다. 그 법망(法網) 곧 법의 그물에서 벗어나 사람들은 죄를 짓고, 벌을 받습니다. 그렇게 촘촘해도 그 법망을 벗어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그물은 아주 넓고 넓습니다. 천망회회(天網恢恢)하다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하느님의 그물망을 아주 쉽고 어렵지 않게 여기고 삽니다. 사실은 세상의 법망보다 더 무서운 것이 하느님의 그물망이랍니다. 우리가 말하는 양심이며 하느님의 마음 곧 천심(天心)이라는 것입니다. 그 그물망은 벗어날 수도 없고, 피해갈 수도 없습니다. 걸리면 곧 죽음입니다. 영원한 지옥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강오륜(三綱五倫)에서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을 삼강이라고 합니다.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하고, 부모는 자식의 벼리가 되어야 하고,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벼리'라는 말은, 고기 잡는 그물의 코를 뀌어 그물을 잡아당길 수 있게 한 동아줄을 말합니다. 한자(漢字)에, 벼리기(紀), 벼리 강(綱), 자가 있는데, 벼리라는 뜻은 여기서도 같지만, 자의(字意)는 모든 인간이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덕과 규범이란 뜻으로서, 그물이 벼리를 이탈 할 수 없듯이 인간은 사회질서를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도덕과 규범을 이탈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파생된 자가 허물 죄(罪)자입니다. 이글자의 구성은 그물(罒 : 网 그물 망)이 아니(非 : 아닐 비)다 라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그물이 벼리 줄을 이탈하여 그물로 볼 수 없듯이, 인간이 기본적인 도덕과 규범을 어기면 사람으로 볼 수 없으므로 죄가 된다는 뜻으로 풀이해야 합니다. 인간이 죄를 짓는다는 것은 그물을 벗어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그물을 벗어나는 것을 죄로 여긴 것입니다.
紀는 絲(실:사)와 己(몸:기)인데, 실은 그물을 만드는 실이며, 몸은 자기의 몸으로 己의 형태로 꿇어앉은 모양을 형상합니다. 그래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굴신(屈身)을 뜻합니다. 그물을 옥죄었다 풀었다 하며 기강을 잡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우리 인생은 계속해서 그물을 짜며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해서 세기(世紀)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계속해서 철저히 단속하며 살아야 합니다. 죄를 짓지 말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며 크리스천으로 철저하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그물 안에서 행복하려면 하느님의 자비를 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묘약입니다.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치료해 주는 묘약입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그것만이 영원한 지옥 벌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