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여, 20년 후/Un Homme Et Une Femme, 20 Ans Deja 리뷰 + 음악
1986년/각본+감독:Claude Lelouch/주연;Jean Louis Trintignant +
Anouk Aimee /음악:Francis Lai/112분
사랑의 상처를 지닌 30대 중반의 “남과여“가 우연히 만나,
정을 느끼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나 죽은 남편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는 여자는 (죄 의식과)갈등을 느끼며
혼자서 기차를 타고 빠리로 돌아간다.
빠리의 기차역.
이 여자를 결코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남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고
마침내 둘이는 포옹을 하면서 영화,
“남과여“(”Un Homme Et Une Femme“, 1966) 는 그렇게 끝이 났다.
Happy Ending ?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기차역에서의 포옹이 결혼으로 연결이 되어 함께 잘 살고 있을까?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남남으로 살고 있다. “앙뚜완”의 아빠,
“장 루이”(Jean Louis Trintignant, 1930, 남 프랑스)는
아직도 카레이서의 생활을 하며 독신으로 살고 있고, “프랑스와즈”의 엄마,
“안”(Anouk Aimee, 1932, 프랑스 빠리)은
그동안 영화 제작자와 결혼을 한 후 이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혼자서
여류 (영화)제작자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이 “남과여“는 지난 20년 동안 서로의 소식을 모르는 채 같은 빠리의
하늘밑에서 살아온 것이다.
계절은 “남과여“와 같은 겨울, 또다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영화, “남과여, 20년 후“는 승용차 경주 연습을 하는 “장 루이”의 모습과
전쟁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안”의 모습을 통해 각자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비쳐
주면서 시작을 한다. 이들의 모습은 둘 다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얼굴들이다.
특히 “장 루이”는 턱수염까지 길러 더욱 나이가 들어 보이며 얼굴의 주름도 꽤 깊게
패어있다.
집까지 담보를 하여 70억 프랑이라는 거금을 투입하면서, (커서) 배우가 된 딸,
“프랑스와즈”가 주연을 맡고 “안”이 직접 제작한 영화, “벌써 40년”이 개봉할 즈음,
공교롭게도 10년 전에 6명을 살인하고 그동안 정신병원에 가쳐 있던 “프랑소와 꼭달”
이라는 자가 탈옥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뉴스가 된다.
이런 와중에서 영화는 흥행에 실패를 하게 되고 실의에 빠져있는 “안”에게
“프랑스와즈”는 연극구경을 온 “장 루이”의 가족을 우연히 보았다고 말하면서
문득 지난 과거를 회상한 그녀는 “장 루이”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이들이 20년 만에 재회를 하는 레스토랑 장면은 무려 10여분에 달한다.
그동안의 안부와 살아가는 이야기에서부터 20년 전의 둘만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의견까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눈다.
또한 “아쉬웠던 그날이 마치 5분전 같은데 벌써 20년이나 흘렀군요” 라는
“장 루이”의 말에서 그동안 그녀를 무척이나 그리워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장 루이”는 결혼한 아들 “앙뚜완”의 처형,
“마리 소피”(Marie-Sophie L, 1963, 파리/ “를르슈”감독의 당시 부인)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또 그들은 곧 열릴 “파리-데카르 랠리”에 같이 출전하기로
이미 약속을 한 사이다.
드디어 “프랑스와즈”가 다시 주연을 맡아 우리가 본 “남과여“의 내용과 똑같은
뮤지컬 영화의 리메이크 작업이 “도빌”에서 시작이 되고,
이와 함께 “남과여“의 오리지널 명장면들도 다시 보여 진다.
그리고 둘만의 추억의 장소인 “도빌“로 촬영 구경을 간 “장 루이”는 “안”에게
다시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둘은 20년 전의 그 바닷가 호텔에서 또 다른 정사를
나누게 된다.(아래 사진)
하지만 이번에는 “장 루이”가 어색하게 서둘면서 호텔을 빠져 나오고,
(“남과여“ 전작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안“이 적극적이다.)
장면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의 랠리 경주 장면으로 바뀐다.
울면서 운전을 하는 “마리 소피”,
그녀는 결코 “장 루이”를 “안”에게 뺏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비행장으로 데려다달라는 거짓말을 하고서는 사막 한 가운데에서 전화와
자동차를 고장 나게 한 후,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아래 사진)
실종 5일째,
TV뉴스를 본 “안”은 안절부절 이고, 헬기까지 동원된 현지 수색도 이젠 효과가 없다.
이미 먹을 물도 다 떨어진 “마리 소피”와 “장 루이”,
그러나 아사 일보 직전에서 그들은 낙타를 탄 현지인들에게 구조가 되고 이후
빠리로 돌아온 “장 루이”는 “도빌“에서 촬영 작업 중인 “안”에게 달려간다.
세느 강에서 벌어지는 스피드보트 경주에 참가한 “앙뚜완”을 응원하는 “장 루이”와
“안” 그리고 “프랑스와즈”. 죽는 날까지 다시는 헤어지지말자고 약속을 한다.
이날의 결합을 위해서 그동안 20년을 기다려 왔는가 반문하는 그들.
영화는 이렇게 이번에는 진짜 해피엔딩 으로 막을 내린다.
1966년의 “남과여“를 보고나서 남은 왠지 모를 아쉬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이제 그 아쉬움은 사라졌을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처럼 아쉽게도 이 영화에서는 전편에서 느꼈던
신선함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장 루이”와 “안” 그리고 두 자녀를 집중적으로 다룬 전편의 줄거리에
비해 이 속편은 너무 복잡하고 산만하다.
우선 이 두 사람의 재결합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등장을 하는데
영화 속에서의 영화 촬영장면이 많은 거야 그렇다고 치고, 탈옥수, “프랑소와 꼭달”과
그의 의사, “닥터 떼브낭”의 길고 긴 스릴러 타입의 이야기는 이 영화에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냥 간단히 “장 루이”와 “안” 그리고 “마리 소피”의 삼각관계만
묘사했어도 충분 하였을텐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영화의 첫 장면에,
“작가 없이 짧은 시간에 기적같이 만든 영화”라고 큰 자막으로도 썼지만,
“Claude Lelouch“(1937, 프랑스 빠리) 감독의
즉흥적인 창작 기질이 참으로 잘 배어있는 작품이다,
전편, “남과여“도 촬영도중에 수시로 줄거리를 즉흥 창작하고 수정하면서 만들었듯이,
이 속편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약 없이 마음껏 표현해보자는 작가주의 적인 창작활동을 모토로 해온
그로서는 이 두 사람 외에도 가급적 많은 이야기들을 담으려 한 것 같은데, 원래
이 속편의 계획은 애당초 없었다고는 하지만, 차라리 다들 좀 더 젊었을 때인
1970년대에 제대로 된 기획을 하여 “Before Sunset"(2004) 같은 속편을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1977년의 “남과여 2“라는 ”Lelouch“의 또 다른 작품은 한글제목만 그럴듯하지
1966년의 “남과여“ 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966년의 “남과여“는 “Claude Lelouch“와 “Francis Lai“(1932, 프랑스 니스),
그리고 “Jean Louis Trintignant”(1930, 남 프랑스) 모두 에게 출세작이었다.
(“Anouk Aimee”는 당시에 이미 스타급 여우였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Lelouch“감독은 로맨스 드라마의 새로운 트랜드 창조로 이미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이 되었고, 요즈음도 일 년에 한 편 꼴로 창작활동을 계속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보여주었던 예리한 감은 많이 무뎌진 듯하다.
“Francis Lai“ 역시 무드 팝의 대명사로 세계적인 작곡가로 발돋움을 하였는데
1966년의 성공이후 벌써 1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에 관여를 하고 있다.
그는 이 “남과여, 20년 후“에서도 전편에 사용하였던 음악의 Love Theme을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다만 시대에 맞게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편곡을 새로이
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여성의 목소리로 “바다바다다” 가 반복해서 들어가는 스켓 창법 의
그 유명한 Love Theme도 전자악기를 이용하여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는데,
휘파람소리 비슷한 신더사이저 의 신비스러운 사운드가 무척 이색적이고,
이곡은 첫 장면의 타이틀 크레딧 장면 과 여러 장면에서 역시 반복되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