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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독서평설] 2006.02.01 2월호
[심영섭의 넓고 깊게 보는 영화] 이드(Id)에서 탄생한 괴수들 - 괴수 영화의 대명사 <킹콩>
마법 학교의 소년 마법사의 친구들이 벌이는 모험을 다룬 판타지 영화, 사자 왕과 마녀가 대결하는 옷장 속 신비의 왕국을 소재로 한 판타지 영화, 비운의 왕과 광대 사이의 미묘한 애증과 긴장을 다룬 사극 영화가 흥행 돌풍을 주도하는 가운데서 개봉 3주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는 영화 한 편이 있다. 1933년에 처음 제작도니 이래, 열렬한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수차례 리메이크된 '괴수 영화의 고전' <킹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반지의 제왕>으로 아카데미를 석권한 피터 잭슨 감독은 아홉 살 때 원작을 처음 본 뒤부터 평생 이 작품의 리메이크를 꿈꾸어 왔고, 그 결과 로맨스와 액션, 장대한 시각 효과가 조화를 이룬 3시간짜리 대작을 탄생시켰다. 이번 시간에는 '괴수 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킹콩>을 살펴보면서, 괴수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거대한 존재에 대한 본능적 공포 또는 동경
인간에게는 거대한 존재에 대한 공포 또한 거대한 존재에 압도당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데, 이러한 본능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괴수(怪獸) 영화다. 흔히 '괴수 영화'라고 함녀 집채만 한 공룡, 무시무시환 이빨을 지닌 식인 상어 등 몸집이 거대하고 사나운 야수나 괴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통틀어 일컫는다. 여기서 우리는 무참하게 파괴되고 마는 고층 건물, 종잇장처럼 구겨진 채 멀리 내동댕이쳐지는 자동차, 쉴 세 없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아비규환이 된 도시를 어렵지 않게 떠올린다.
그런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괴수 영화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대도시(그것도 늘 뉴욕의 맨해튼!!)를 습격하는 괴수와, 그에게 납치되는 미녀(그것도 꼭 파란 눈의 금발!!)라든가, 용감하게 괴수에 맞서는 영웅(그것도 언제나 용기 있는 백인 남성!!)의 부각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규칙은 피터 잭슨(1961~)이 리메이크한 2005년 판 <킹콩(King kong)>에서도 여지없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영화 팬들의 관심을 괴수 영화로 돌려놓은 이 영화는 진정 피터 잭슨의 '걸작'이다. 이제까지 이토록 인간적ㅇ니 괴수는 없었으며, 원작의 묘미를 한껏 살리는 동시에 장대한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해 준 괴수 영화 또한 없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평衆評, 뭇 사람의 평이다. 인터넷상에는 <킹콩>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한 'Kong is King(콩은 왕이다)' 같은 사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 관련 사이트와 블로그가 개설되어 있는가 하면, <킹콩> 제작에 관한 책도 속속 출간되었다.
사실 <킹콩>은 원작 영화가 제작된 1933년 이래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면서 괴수 영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피터 잭슨의 <킹콩>이 그 영화적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의 시작이자, 그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거대한 고릴라1, 킹콩은 대체 어떻게 해서 스크린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을까.
괴수 영화의 신기원을 연 1933년 판 <킹콩>
1933년 탐험가이자 영화감독인 메리언 C. 쿠퍼(1893~1973)는 아프리카 정글을 배경으로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아프리카 원주민에게서 거대한 고릴라에 관한 전설을 들은 적이 있는 그는 '뉴욕 시를 습격하는 거대한 고릴라'를 다룬 모험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1930년대에는 지독한 경제 공황이 유럽과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었던 터라, 허황되어 보이는 쿠퍼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만은 달랐다. 뒷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Cone with the Wind)>(1939)와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1939) 등 미국 영화사를 장식한 걸작을 제작한 '황금의 손' 데이비드 O. 셀즈닉(1902~1965)이 쿠퍼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제아무리 셀즈닉 같은 '불세출의 제작자'가 제작을 맡겠다고 나섰어도 문제는 또 있었다. 몸길이가 무려 18m로 설정되어 있는 거대한 고릴라를 대체 무슨 수로 스크린에서 걷고 뛰게 만들 것인가.
'킹콩 프로젝트'가 기술적 문제라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을 때 또 다른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특수 촬영으로 할리우드를 풍미한 윌리스 오브라이언이다. 할리우드 특수 촬영의 계보에서 레이 해리하우젠(1920~)과 릭 베이커(1950~)2 같은 대가들의 아버지쯤으로 평가되는 그는, 그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3과 미니어처를 동원해 영화를 제작했다. 그리하여 가슴을 쿵쿵 두드리며 머리를 갸우뚱거리는, 무지막지하게 생겼으면서도 어찌 보면 귀엽고 연민이 가는 킹콩이라는 피조물이 탄생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영화 관람을 금지시키는 과민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킹콩>은 개봉 일주일 만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무자비한 경제 공황에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신선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거기에는 말초적인 공포만을 자극했던 기존의 고수 영화와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관객들은 사랑때문에 뉴욕 시 한복판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죽어 가는 킹콩을 보면서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훔쳐야 했다.
<킹콩>이후 활짝 꽃을 피운 특수 촬영 기술은 뒷날 일보능로 넘어가 '특촬'영화적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기법들을 제외한 모든 특수 촬영 기술을 일컫는 말이라는 용어를 낳았다. 그리하여 1954년 혼다 이시로(1911~1993)의 그 유명한 '특촬물' <고질라(Godzilla)>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고질라'라는 이름 자체가 고릴라의 '고' 자와 고래라는 뜻의 일본어 '쿠지라'가 합쳐진 말이고 보면, <킹콩>은 전 세계 괴수 영화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해도 지니치지 않다.
피터 잭슨의 <킹콩>, '내 안의 타자'를 일깨우다
흑백 영화 <킹콩>은 수많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의 씨앗을 뿌려 놓았다. 뉴질랜드 태생의 피터 잭슨 역시 이 씨앗의 세례를 받은 인물로, 어린 시절 극장에서 <킹콩>을 보고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피터 잭슨은 재기 발랄한 B급 공포 영화 <고무 인간의 최후(Bad Taste)>(1987)와 <데드 얼라이브(Dead Alive>)(1992)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뒤 그는 동성애 감정을 느끼게 된 두 소녀가 마침내 어머니를 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천상의 피조물(Heavenly Creatures)>(1994) 같은 주류 영화를 만들어 주가를 높였다.
그런 그가 처음 할리우드에 입성하면서부터 너무나 만들고 싶어했던 단 하나의 영화는 바로 <킹콩>이었다. 그러나 그느 할리우드 데뷔작인 <프라이트너(The Frighteners)>(1996)로 처절한 실패를 맛본 뒤,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수년간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에 매달려야 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비평과 흥행에서 승승장구하자, 그를 놓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던 유니버설 영화사는 수익의 20%를 주겠다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고, 이로써 <킹콩> 제작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피터 잭슨은 킹콩을 살아 있는 고릴라로 만들기 위해,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했던 앤디 서키스를 다시 불러들였다. 서키스는 야생 고릴라의 습성을 철저히 이해하기 위해 아프리카 르완다로 가서 고릴라를 관찰하고 고릴라의 17가지 발성법에 통달했다 한다. 그런 다음 그는 온몸에 모션 캡처Motion Capture, 전기 회로 등 특수 장치가 부착된 옷을 입은 사람의 움직임을 디지털 정보로 기록하여, 그 움직임이 컴퓨터상에서 3차원 캐릭터로 나타나게 하는 작업 장비를 줄줄이 달고서 특수 의상을 입은 채로 킹콩처럼 걷고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실감 나는 그의 연기는 <반지의 제왕>에서 활약했던 뉴질랜드 웨타 디지털의 특수 효과 팀에 의해 킹콩이 느끼는 감정으로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인간적인 킹콩'과 '1930년대 뉴욕'을 창조하기 위해 연인원 2,500명이 작업한 결과, 마침내 <킹콩?은 베일을 벗었다. 숱한 소문과 팬들의 기대 끝에 완성된 <킹콩>은 감독으로서 피터 잭슨이 지닌 역량이 집결되어 3시간짜리 대작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맥이 끊어졌던 킹콩의 인간다움을 다시 부각시켰다. 1933년 판 <킹콩>의 컨셉트는 '미녀와 야수'였다. 킹콩은 야수로서 자신에게 금지도니 운명, 곧 '미녀'로 대표되는 아름다움을 맛보았기 때문에 죽어간다. 거친 야만의 세계에서살아가는 괴수에게 아름다움이란 치명적인 독이다. 그래서 원작 영화에서 극중 영화감독 칼 던햄은 누가 킹콩을 죽였냐는 질문에 "It was beauty killed the beast(미녀가 야수를 죽였소.)." 라고 대답한다. 여기서 'beauty'는 미녀도 되짐나 아름다움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피터 잭슨의 손으로 리메이크된 킹콩은 의미심장하게도 여주인공 앤(나오미 와츠 분)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면서 맨 먼저 '아름답다(beautiful)'란 말을 배운다. 그 뜻을 알아듣고, 마음속에서부터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 킹콩은 인간에게 생포당한 채 구경거리로 전락하여 결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쫓겨 올라가기에 이른다.
정신 분석의 관점에서 볼 때, 킹콩은 우리의 이드(Id)4에서 탄생한 괴물이라 할 수 있다. 곧 킹콩은 개인에게뿐 아니라, 사회나 문명 체제의 유지에도 위협이 되는 '내 안의 또 다른 타자(他者)'인 것이다. 그것은 성적(性的) 충동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살인이나 광기에 대한 욕구, 정상이라는 안온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무자비한 악마와 손잡고 싶어지는 욕망일지도 모른다. 그런 모든 원시성을 체현體現, 정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냄. 몸으로 실현함한 킹콩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기어 올라간다는 것 자체느 거대한 남근(男根)또는 권력의 상징을 거슬러 올라감을 뜻한다.
여기서 피터 잭슨은 자신만의 중대한 재해석을 남긴다. 해골 섬에서처럼 다시 한 번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묻는 앤의 말에 손놀림으로 '아름답다'는 의사 표현을 한 킹콩은 마치 자살이라도 하듯 빌딩 꼭대기에서 스르륵 손을 놓아 버린다. 그렇다면 원작이나 1976년 존 기러민(1925~)이 감독한 <킹콩(King Kong:The Legend Reborn)>5의 경우와는 달리, 킹콩은 죽을 때 이미 야수가 아니라 인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의지로 자살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피터 잭슨의 라스트 신은 심지어 킹콩이라는 고수가 아름다움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요소를 인식하고, 곧 더 이상 예전처럼 야수의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세상을 버렸다는 해석마저 가능케 한다. 아마도 피터 잭슨의 킹콩이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킹콩의 자발적 선택이야말로 우리가 세상의 참된 아름다움에 눈떠 가는 어는 순간에 내려야 할 결정과 어딘가 닮아 있다. 언제가는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킹콩, 곧 '내 안의 야수'와 작별해야만 우리는 참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티라노사우루스와의 곁투 장면에서 피터 잭슨의 킹콩은 세상에서 가장 격분한 겨투기 선수 내지는 죽어도 자기 아내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은 성질 고약한 남편처럼 비추어진다. 하지만 결국에는 세상에서 가장 순한 짐승이 되어, 사랑하는 존재를 거머쥐기 위해 한쪽 팔만 쓰는 외팔이, 스스로 불구를 택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변해 버리고 만다.
괴수, 우리 마음속 '영원한 타자'
이 모든 찬사와 압도적인 감동에도 피터 잭슨의 <킹콩>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원작에 비해 해공섬의 원주민들이 너무나 낯선 이방인, 곧 '타자'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원작이나 1976년 판에서 해골 섬의 원주민들은 그래도 독자적인 문화를 가진 인간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2005년 판 <킹콩>에서 그들은 귀신같은 몰골로 침입자들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부수어 버리는, 잔인한 원시성을 간직한 야만인 으로 묘사된다. 여전히 공포물의 취향을 버리지 못한 피터 잭슨(그의 모든 영화의 트레이드마크는 목을 베는 장면이다.), 하드고어Hardgore, 사지를 절단하거나 내장을 드러내는 등 잔인한 공포 영화적 요소가 강한 좀비 소동극 <데드 얼라이브>의 악취미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짐나 킹콩의 인간미가 부각되는 대신에 원주민들이 한낱 미개인으로만 그려져 있다면 피터 잭슨의 관용이 그 무슨 소용 있으랴.
또 한 가지, 피터 잭슨은 어떻게 해서라도 킹콩을 영화로 만드는 데 따르는 무모하리만치 맹목적인 열정, 그 속에 담겨 있는 '쇼'라는 미치광이 같은 관음증觀淫症, 다른 사람의 알몸이나 성행위를 훔쳐봄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는 변태 성욕에 대해 두루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킹콩>에 감독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담기 위해, 피터 잭슨은 해골 섬에 가기까지의 러닝 타임을 한 시간 가까이 늘여 가면서까지 칼 던햄이라는 극중 영화감독의 인물 묘사에 공을 들인다. 젊은 시절 오손 웰즈1916~1985, 미국의 연극인, 영화배우, 영화감독. 과감한 기법과 비판적 주제가 돋보이는 데뷔작 <시민 케인>(1941)은 세계 영화 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손꼼힘를 참조해서 만들었다는 칼 던햄은 영화를 위해서라면, 아니 영화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공룡이 쫓아 와도 결코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 그는 해고 섬에서 희생된 영화 스태프들의 죽음에 온갖 미사여구를 늘여놓으며 자신의 영화를 이들에게 바치겠다고 떠벌인다.
'킹콩' 자체가 거대한 볼거리라면, 영화,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야말로 모든 인간이 일부러 생시에 꾸고 싶어하는 악몽으로 위장된, '세상에 가장 거대한 킹콩 쇼', 곧 '세계 8대 불가사의'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잭 블랙이 연기하는 칼 던햄의 모양새에는 오손 웰즈의 모습뿐 아니라, 관객에게 가장 장대한 시각적 경험을 안겨 주기 위해 뉴질랜드의 대자연과 컴퓨터 그래픽에 집요하게 매다리는 피터 잭슨의 그??자도 아울러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어찌되었든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 피터 잭슨이 세계에서 장르 영화의 감흥을 가장 잘 살리는 거장으로 부각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어린 시절 꿈속에서나 볼 것 같던 킹콩은 괴수 영화의 걸작이자 괴수 영화의 원형(原型)을 깬 적자(嫡子)로 우리 앞에 다시 부활했다.
올 한 해 우리 영화계에서도 머지않아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 같은 괴수 영화가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6 한강에서 불쑥 솟아올라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들 괴수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 마음속 '영원한 타자'로서 스크린에 가장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울 이들 괴수를 영접하게 될 그날이 벌써부터 손꼽아 기다려진다.
주
1. 킹콩의 실제 모델은 해발 1만 피트 이상의 고지대에 서식하는 마운틴 고릴라로, 야생 줄기, 엉겅퀴, 쐐기풀 등을 먹고사는 온순한 종(鐘)이다. 지난 2000년 미국 포시(Poesy) 기금의 조사 결과, 콩고, 르완다, 우간다에 걸쳐 있는 비룽가 산맥에 약 350마리, 그곳에서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브윈디 국립공원에 약 300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2. 레이 해리하우젠은 '괴물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 감독이다. 또 릭 베이커는 1976년 판 <킹콩>에서 킹콩의 수트메이션(배우가 괴수의 옷을 입고 연기하는 것)을 맡기도 한 특수 분장의 대가로 아카데미상을 5차례나 수상했다.
3.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 영화가 1초당 24프레임으로 구성되는 것에 착안하여, 그 24번의 개별적인 움직임을 하나씩 촬영한 뒤 연결해 만든 애니메이션을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1993)이 있다.
4. 이드 - 자아(Ego), 초자아(Superego)와 더불어 인간의 정신을 구성하느 하나의 요소 또는 한 영역을 나타내는 정신 분석학 용어. '리비도(libido, 성 충동, 성 본능)'로 대표되는 본능적 에너지의 저장고이며, ??락을 추구하고 불쾌함을 피하는 쾌감 원리만을 따른다. 여기서는 도덕도 선악(善惡)도 없고, 논리적인 사고도 작용하지 않으며, 시간 개념도 없고 무의식적이다. 아기의 정신은 대부분 이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뒤에 이 이드의 일부가 외부 세계와 접촉하고 변하여 자아가 형성된다.
5. 2005년 판 <킹콩>은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빌려 온 데 비해 1976년 판은 내용이 조금 다르다. 인도네시아의 한 무인도에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믿는 석유 회사 간부 프레드 윌슨(찰스 그로딘 분)은 회사를 설득해 대규모 탐사대를 조직하고 탐사선을 출항시킨다. 이 배에 몰래 탄 프리스턴대 동물학 교수 잭 드리스콜(제프 브리지스 분)은 그 섬에는 거대한 동물이 있다고 주장한다. 항해 도중 사고로 표류하던 미모의 배우 지망생 앤 드완(제시카 랭 분)을 구조하게 된 일행은 무인도로만 알았던 섬에서 원주민들을 발견하다. 원주민들은 앤을 납치하여 킹콩에게 제물로 바친다. 앤은 자신을 좋아하는 킹콩에게 차츰 애정을 느끼지만, 윌슨은 다량의 마취제를 넣은 구덩이를 파서 킹콩을 뉴욕으로 데려간 뒤 석유 회사의 흥행에 이용한다. 쇼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를 탈출한 킹콩 때문에 뉴욕은 아수라장이 되고, 잭은 출동한 군대에게 킹콩을 생포하도록 요청한다. 앤을 손에 넣은 킹콩은 원주민들의 풍습대로, 섬의 두 바위 기둥과 비슥한 세계 무역 센터(쌍둥이 빌딩) 옥상으로 올라가 보름달을 보며 만족스러워한다. 이때 군대는 공격용 헬기를 출동시키고, 킹콩은 앤을 지키려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6. <살인의 추억>(2003)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봉준호 감독은 오는 7월 <괴물>을 선보인다. 한강 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박강두(송강호 분)네 가족이 괴생물체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순제작비만 110억 원이 든 대작으로 웨타 디지털이 컴퓨터 그래픽을,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작업한 오퍼너지 사가 특수 효과를 맡았다. 한편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쟁취하려느 이무기들의 싸움을 그린 초대형 SF 블록버스터로, 올해 안에 전 세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심영섭
첫댓글 킹콩,재밌게 보고 정말 엉엉 울면서 봤어요. 콧물도 너무 많이 나왔는데 휴지가 없어 난감했죠.할수없이 빌딩에 있는 야수를 공격할때 쏟아지는 총소리에 맞춰 다시 나오는 콧물을 억지로 집어넣었죠.(추접스럽네요ㅜㅜ)아무도 못들은 줄 알았는데 같이 본 친구가 다 들었다고 하더군요.남자친구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