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만화책 全 스토리를 통틀어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 마인부우편에서
베지터와 오반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해하던 트랭크스와 오천이 처음에는 손오공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초사이어인3로 변신하자 쩔쩔매면서 말을 잘 듣는 대목이다.
특히 트랭크스에게는 아주 화가 났을 정도...너네 아빠가 어쩌다가 죽었는지 아냐고...진작
초사이어인3 되었으면 아빠가 진정으로 무시당하는 일도 없었고 죽지도 않았고
마인부우 부활도 막았겠고 무엇보다 인류가 전멸하는 사태는 피했을거라고....
(그렇기에 드래곤볼 애니의 마인부우 퇴치 후의 원작에도 안나오는 황당한 에피소드는 진짜...
가슴,엉덩이 만지게 해주겠다, 야한 사진 찍어 주겠다라고 제안했던 손오공을 부르마가
내심 좋아하고 있다는 둥, 베지터가 손오공이 파티에 늦게나마 온걸 보고 기뻐하는 둥,
트랭크스가 손오공 집에서 목욕하는 둥... 일본이라고 각본가 수준이 특별히 좋고 그런게
아니라는걸 절절히 느낌...하긴 주 시청자인 어린이 수준에 맞추려니 할 수 없었다는 것도
이해는 가는 사정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손오공은 자신의 원대한 꿈, 全우주의 미래를 책임질 두 어린 초천재들에게 퓨전을 가르쳐주고
다시 저 세상으로 떠나간다. 혼조차 소멸될 운명이어서 그야말로 영원한 이별을 맞은
베지터보다는 사정이 훨씬 낫지만 그래도 가족,친구들이 언젠가 모두 죽어 저승에 오지 않는
동안은 다시 만날 길이 없는 것이다.
손오공은 누굴 생각했을까...모두에게 애들이 퓨전만 잘 익히면 부우를 쓰러뜨릴 수 있다고
격려하고... 큰 아들이 죽고(아니었지만...) 작은 아들조차 어떻게 될 줄 몰라 슬퍼하는 치치를
위로해주고...그리고...
.......
오천이 챙기는걸 또 잊었다. 하긴 많은 추억이 있는 첫아들이 죽었어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어차피 저승 돌아갈거니 거기서 만나도 되고, 무엇보다 드래곤볼로 살리면 다 해결된다-
또 오천이 자기 아들이라는 개념도 확실히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셋 중에(피콜로,트랭크스,오천) 내 아들도 있다.")
베지터는 아기때부터 8살이 되도록 단 한 번도 안아준 적이 없다면서 아들이 창피해서 싫다는데도
안고 싶어했다.
아기때부터 단 한 번도 안아준 적이 없다...그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즉 항상 그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고 내심 안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어린 트랭크스가 아빠와 함께 있는걸
꺼려하지 않고 오히려 무척 자랑스러워하고 항상 같이 있고 싶어하는걸 보면 확실한 감정표현은
안했더라도 아빠를 사랑하게 할만큼은 좋은 아빠 노릇을 했을건데도 말이다.
(미래 트랭크스와는 잠시 사이가 좋아졌다가 결국 틀어져 막판 수행도 따로 했을 정도였고
만약 야무치에게 뒷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아빠가 배웅하는 것도 의식치 못했거나
봤어도 복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돌아가서는 역시 속마음을 확실히 몰랐던
부르마와 베지터에 대한 험담조의 야속함을 이야기했을지도 모른다...)
항상 혼자서 고개 돌리고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베지터는
미래 트랭크스가 떠날 때도 배웅을 하러 나가고 말았고, 현재의 아들과 헤어질때도 애절한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오천은 트랭크스에게 베지터가 해주었듯이, 자신에게 손오공이
관심을 기울이며 안아주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아빠는 눈치채지 못했고 자신도
차마 "안아줘"라고는 말 못했다...
왜 손오공은 아들에게 "진작 말하지!" 라고 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안아줄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신과 똑같이 생긴, 그야말로 분신같은 어린 아들과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되었는데 말이다...
베지터같은 차가운 성격의 인물도 아들을 안고 싶어했다면 손오공이라면 더 강한 애정표현을
베지터처럼 막판에 와서야 하는 것도 아닌 "진작에" 해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두 순종 사이어인의 묘하게, 의외로 대조적인 면모를 생각하면 정말 토리야마님은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의도해서 연출했을까,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하는 의문이 항상 생긴다.
결코 우연의 반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년만화에서도 지극히 간결한 심리묘사로 유명한
토리야마님이지만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의 성격은 그 누구보다도 확실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연출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애니 각본가, 감독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 )
손오공에 대해서는 "아마 오공은 자식 교육,결혼 같은데 별 관심이 없었을 거예요." 라고 해서
팬들을 당혹스럽게도 하셨던 토리야마님은 베지터에 대해서는 별다른 코멘트가 없었다.
(다만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도움이 된 캐릭터" 라고 그간의 수고를 치하(-_-)하셨다.)
토리야마님에게도 베지터와 비슷한 면이 있지 않을까. 사소한 감정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본질은 확실히 파악하고 있고 -이건 베지터가 좀 떨어지는 부분이다 --;;- 마지막에 슬며시
애정을 표현해 주는 부분이... 완전판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런 기분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오공씨도 마지막에는 오천을 안고 어르며 재회의 기쁨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들들과는
달리 어릴때부터 근성에 넘치는 팡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기울여 주었다. 물론 또 기약없이
훌쩍 떠나버렸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서 이번에는 오천의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첫댓글 베지터랑 손오공은 애초에 성격이 너무 틀려서..;;; 오공은 순수한 아기와도 같은 그런 마음을...;; 베지터는 카리스마있는 사이어인의 왕자..ㅋ
오천은 마인부우전때...... 그러니까 오천크스가 되서 마인부우와 싸울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ㅠㅠ
정말 자식 잘 챙길것 같은 오공은 무심하고, 안 챙길것 같은 베지터는 잘 챙겨주니 신선한 충격이죠..
이거 시리즈별로 보니깐 오공이 나쁜놈처럼 보인다는ㅠㅠ;;
베지터...정말 짱..ㅠㅠ 님 이런글 진짜조음!!! ㅎ
그리고 하나더..오공하고 베지터가 마인부우가 삼킨 오천,오반, 트랭크스를 구출할때. 오공은 오반만 신경썼죠... 오반먼저 챙기더라고요.오천은 관심밖.. 동생하고 보면서 오천 불쌍하다 이랬는데.. 아무래도.. 오반에게는 조금이라도 챙기는 듯한 마음은 있었던듯.. 네 성장을 지켜보고 싶었었는데.. 였나? 하여튼 이런 말도 했었고..
오공은 무신경하고 너무나 낙천적인게 때로는 문제지만; 그만의 매력이기도 하지요^^ 베지터는 자기 가족과 관련된 과거의 상처때문에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난 뒤에는 몇배는더 애정을 쏟은게 아닐런지...베지터 매력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