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 정진혁
모든 꽃들이 당분간입니다
아니 우리 만남도 당분간입니다
당분간은 짧은 듯하지만 이래저래 길게 자랍니다
그래서 당분간 우리 만나지 말자는 말은
영원히로 읽힙니다
안팎을 구분하지 못해도
분간은 안에서 밖으로 자라든가
밖에서 안으로 자랍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속은 모두 당분간입니다
그러면 산수유 영산홍 벚꽃이 그냥 환영(幻影)입니까
당분간입니까
한자리에 오래 머물면 생기 넘치던 매력도 퇴색합니다
당분간은 그렇게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꽃이 피는 것은
당분간이 소문 하나씩 데리고 들어가 사는 일입니다
너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당분간에 있어
거기가 어딘데
당분간이라는 술집이야
입을 다물면 뭔가 가벼워지는 느낌
그건 무슨 소문 같은 당분간
당신을 어딘가로 데리고 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저 라일락에는 어떤 소문이 살고 있을까요
골목을 걷다가 나는 덜컥 라일락의 환영이 되어
어느 담장 너머에 서 있습니다
ㅡ계간 《웹진시산맥》(2026, 가을호)
****************************************************************************************************************
1남 5녀 자식을 낳아 모두 성가시키신 장모님께서 서른세 명 후손들 기도 속에 영면에 드셨네요
추모공원 봉안실 한 칸에 덩그렇게 항아리 하나로 자리잡으셨습니다
첫 제사 올리기 전에 유족들이 차례로 유골함에 손을 올려 극락왕생을 빌었습니다
당분간 상주답게 조신하게 지내야 하겠지만, 이런저런 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릴 것입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추석 때까지 당분간 호상을 치렀다는 소문 하나씩 데리고 있자고 합니다^*^
첫댓글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선생님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
와중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문학 자료실 관리에 소홀함이 없으셨군요
-----------
선생님께서 계셨어 우리 영주 문인 협회 카페가 날마다 숨을 쉬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넘어 세월이 되었습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카페를 지켜주셨어
회장으로서 무지무지 감사하고 무지무지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선생님께서도 오래 오래 무탈하시고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