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방의 신규 분양 아파트 계약률이 위치와 브랜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입지여건이 뛰어나거나 대형 건설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90∼100%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건설사가 지은 소규모 아파트나 공급이 많았던 지역은 계약률이 저조하다.
22∼24일 계약한 서울 5차 동시분양 참여업체 계약률은 ‘저밀도 재건축 강세’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입지여건이 뛰어난 대단지에다 대형 건설사가 짓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도곡2차를 재건축하는 현대아이파크는 일반분양 158가구 중 24일 오후 4시 현재 95%인 150가구가 팔렸다. 회사측은 오늘과 27일 예비당첨자까지 합하면 100% 계약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강남권 집값은 크게 올랐는데 정부의 재건축 안정대책으로 일반 분양가가 관리처분계획상 가격으로 묶이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았다”며 “강남권 신규 분양 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로열층까지 계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시영 아파트 재건축분은 일반분양 864가구 중 16평형이 344가구나 됐지만 약 90%가 계약됐다. 26평형 계약율은 98%, 16평형은 77%선이다.
강서구 화곡 2주구 재건축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일반분양 498가구중 95% 가까이 팔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르자 불안 심리 때문에 신규 분양 계약률이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서구 방화동 태승ㆍ도봉구 우이동 조엔빌리지 등 중소업체가 분양한 아파트는 청약때도 미달돼 계약률 역시 극히 저조하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16일 계약한 인천 송도신도시 웰카운티 980가구는 계약기간 동안에만 97%가 팔리는 등 전 가구가 계약됐다. 송도신도시 후광효과 때문이다.
또 대구 광역시 수성구 수성동 4차 롯데캐슬 일반분양 84가구도 21∼23일 정식 계약기간과 24일 예비당첨자에서 계약이 거의 다 끝났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광역시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1년으로 줄었고, 수성구라는 지리상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자이1차는 일반분양 385가구중 21∼23일 사흘간 81%가 계약돼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GS건설 관계자는 “부산시에 워낙 미분양이 많아 걱정했는데 인근 한려부대 공원화 계획 등 조건이 좋고, 브랜드 선호도도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이달 초 같은 부산시에 분양한 해운대구 중동 두산 위브 358가구는 초기 계약률이 절반 수준에서 최근에야 60%를 넘어섰고, 지난 달 신동아건설이 여수시 학동 진남주공아파트를 재건축(1830가구)한 826가구는 계약률이 40% 선에 그치고 있다.
여수는 비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도 가능한 곳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청약률이 최고 9.6대 1로 높은 편이었지만 공급물량이 많았고, 호남지역 주민 특성상 원하는 동호수에 당첨되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계약을 포기한 게 원인”이라고 밝혔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아파트값이 강남권이나 분당 등 특정지역만 크게 오르듯 분양시장도 앞으로 재료가 있거나 시세차익이 가능한 곳만 찾는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